공유

제161화

여기까지 말한 강은우는 질책하는 듯한 눈빛으로 강이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임신 같은 큰일도 숨기고, 내가 집에 안 갔으면 끝까지 말 안 할 생각이었어 쟤."

그러고는 다시 가혜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동생 데리고 집에 가니까 난리도 아니었어. 빚쟁이 들이 한 번에 몰려왔는데 얘가 알아서 빚 다 갚았더라고. 그래서 매제가 아프리카에서 하는 사업도 꽤 잘되고 임신한 거 알고 나서 매달 생활비도 보낸다는 거 다 오늘 알게 된 거야. 그러니까 마음이 좀 놓이더라고."

"근데 부모님이 결혼식 안 올리고 임신부터 한 걸 아시고는 좀 화를 내셨어. 얘도 같이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까 태동이 왔나봐. 그래도 심한 건 아니래, 의사 선생님이 일단 입원해서 경과 지켜보자고 하셨어."

강은우는 한참을 해명하고는 카드를 가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빚 갚으려고 가져갔던 4천만 원이야, 동생이 다 갚았으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어."

강은우의 말을 다 듣고 카드까지 받은 가혜는 순간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은우를 한번, 서유를 한번 바라보았다. 마치 이게 무슨 상황인지 묻고 있는 것만 같았다.

강은우의 말에는 어떤 틈도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물렸다.

아까 산부인과 입구에서의 달달한 행동들을 목격하지만 않았더라면 서유도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뻔했다.

가혜가 집 대출금 뿐만 아니라 일상 지출까지 담당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부터 서유는 강은우를 의심하고 있었다. 지금도 빼도 박도 못할 약점이 잡힌 상황에서 임기응변인지 모를 말빨로 자신을 변호하고 있으니 서유는 강은우가 결코 그리 단순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을 당사자 앞에서 했다가는 괜히 경계심만 높이는 꼴이 될 터였다.

서유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가혜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가혜야, 형부가 너 돈 힘들게 버는 거 알고 너한테 맡기는 건가 봐."

서유는 가혜에게 일단 카드부터 받으라고 눈치를 주고 있었다. 그걸 단번에 알아들은 가혜가 강은우의 손에서 카드를 가져갔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