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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육성재는 서유보다 훨씬 더 이성적이었다.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걸 알고는 바로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밑을 보지 말고 먼저 선택해요!”

그의 큰 목소리가 서유의 혼란스러운 생각을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게 했다.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앞에 있는 상자를 응시하며 천천히 손을 뻗었다.

상자는 봉쇄되어 있어 열 수 없었고, 네 종류의 곤충 모두 가벼운 생명체들이라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초조하고 불안했으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 순간, 옆에 있던 한 남자가 시간이 촉박해지자 ‘나비’라고 적힌 버튼을 아무렇게나 눌렀다.

상자가 열리자 나오는 것은 나비가 아닌 나방이었다. 동시에 그의 발밑에 있던 죽음의 문이 순간적으로 열렸다.

다행히도 그 남자는 원형 위치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에, 칼자국남처럼 바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는 게임장에서 벗어나면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게임장의 문을 나서는 순간, 그가 밟고 있던 바닥의 네모난 타일이 갑자기 열렸다.

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떨어졌고, 그와 인접한 타일들도 하나하나 열리기 시작했다.

즉, 발밑의 원형 표식뿐 아니라 그들이 밟고 있던 바닥 전체가 죽음의 문이었다.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선택을 하지 않으면 모두 떨어져 뱀에게 잡아먹힐 운명이었다.

그 남자가 뱀에게 살점이 하나하나 찢기며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본 서유는 견딜 수 없이 구역질이 났다.

그제야 그녀는 왜 아무도 이 9라운드의 게임을 무사히 통과하지 못했는지 알게 되었다. 매 라운드가 생사의 고비였기 때문에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5, 4...”

“서유 씨!”

육성재의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귀에 크게 울려 퍼졌다. 서유는 마치 모든 걸 내던진 듯, 옆의 남자처럼 ‘나비’라고 적힌 버튼을 눌렀다.

상자가 열리자, 파란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펴며 자유를 찾은 듯 위로 날아올랐다.

육성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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