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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그러나 넷째 어르신은 개의치 않았다. 지금 2-9가 그의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니그들은 이제 한 배를 탄 사람들이라는 뜻이었다.

넷째 어르신은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대고 가볍게 두드렸다.

“마지막 라운드, 그가 이곳을 안전하게 떠날 때까지야.”

서유가 아니라 육성재가 안전하게 떠날 때까지라고 했다.

테이블 위에 있던 아홉째 어르신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플레이어 방의 감시 권한을 나한테도 줄 수 있나?”

배후의 초대자들은 언제든지 플레이어의 방 CCTV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임 시작 단계만 관람 구역에서 볼 수 있었고 다른 때는 볼 수가 없었다.

“오늘 당신을 대신해 누명을 쓴 프로그래머는 이미 1-2에게 살해당했어.”

거절이라는 뜻이었다. 그 뜻을 알아차린 아홉째 어르신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넷째 어르신은 손에 든 담배꽁초를 버리고 손을 뻗어 가면을 벗었다.

무거운 가면을 벗고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아홉째 어르신 앞에서 한 모금 깊이 들이마셨다.

“그 여자도 지켜줄 테니까 더 이상 내 프로그램에 손대지 마.”

더 이상 무고한 프로그래머가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한껏 찌푸리고 있던 아홉째 어르신의 미간이 조금은 풀린 듯했다.

“고맙군.”

연기를 내뿜던 넷째 어르신이 담배 연기를 사이에 두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 여자랑은 무슨 관계인가?”

CCTV에서 그 여자를 보고 즉시 일어나 프로그램을 해킹한 걸 보면 그 여자가 아홉째 어르신에게 중요한 사람인 건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만사에 관심이 없던 냉정한 성격의 그가 어찌 이런 무모한 짓까지할 수 있었겠는가?

넷째 어르신의 물음에 그는 대답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있던 넷째 어르신은 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피식 웃었다.

“부탁할 일이 있으면서 이리 퉁명스럽긴.”

아홉째 어르신은 가늘고 촘촘한 속눈썹을 천천히 내리며 어두운 눈빛을 숨겼다.

“난 나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해.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할 테니까 개인적인 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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