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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조재명은 고의상해죄로 구속되었다.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부모님이 찾아온 적 있었다. 돈으로 협의를 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나는 노발대발 화를 내며 그들을 쫓아냈다. 조재명과 같은 인간은 사형한다고 해도 당연했다.

이 모습을 퇴근길에 병문안 온 정준수가 보고 황급히 달려왔다.

“누나 진정해요. 아기 생각해야죠...”

정준수는 정말 다정했다. 내 배를 쓰다듬는 손이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동안 나는 계속해서 정준수와 가면남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다. 그날 밤 정준수가 나타난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슬쩍 떠보기도 했지만 정준수는 우연히 지나가던 길이라고 했다. 내 집 문이 열린 것을 보고 대신 닫아주려고 했다가 조재명을 본 것이라고 말이다.

“누나가 전에 도와준 건 고맙게 생각해요. 그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누나부터 지켜야 할 것 같았어요.”

정준수는 아주 순수해 보였다. 대담하게 행동하는 가면남과는 정반대였다. 다부진 체격과 다정한 느낌이 정준수와 비슷하기는 했지만 그 외에 특별히 닮은 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준수의 정성 어린 보살핌 덕분에 나는 곧 병원에서 퇴원하게 되었다.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신체적인 욕구도 강렬해졌다.

이 시점에 나는 다시 가면남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손길이 점점 더 그리워지기만 했다.

아이가 이제 막 6개월이 되었을 때, 차가운 장난감으론 더 이상 만족할 수가 없었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던 가면남의 몸이 몹시 그리웠다. 하지만 그가 오지 않는 걸 내가 어떡하겠는가?

그가 대체 누구일까 하는 의문이 하루하루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호기심이 점점 커져서 결국 그를 불러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날 밤, 나는 다시 한번 커튼을 열었다. 침실에는 큰 창문이 하나 있는데, 보통 혼자 집에 있을 땐 항상 커튼을 쳐놓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창가에서 그를 유혹해 보기로 했다.

나는 가장 얇은 옷을 입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는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창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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