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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앞으로의 모든 나날을 나는 가면남을 기다리면서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일주일이나 종적을 감췄다.

나는 실망에 잠겼다. 그가 힘 풀린 사이에 가면을 벗기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누구인지라도 알았으면 이렇게 마냥 기다릴 일이 없었을 텐데 말이다.

그가 다시는 안 올 거라고 생각할 무렵의 금요일 저녁, 문 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나는 가면남인 줄 알고 마중하러 갔다가 조재명과 마주치고 말았다.

이혼한 다음에도 나는 비상키를 돌려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다시 만날 일은 없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나는 금방 조재명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는 내가 잠든 줄 알았는지, 내가 갑자기 나타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순간 나는 그가 등 뒤에 숨긴 칼을 발견했다.

‘칼을 들고 이 새벽에 찾아와?’

나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목소리에도 떨림이 묻어났다.

“재명 씨... 이게, 뭐 하는...”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조재명이 달려와서 비수를 내 목에 댔다.

“재명 씨!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네 뱃속의 애를 지우지 않으면 유진이가 나랑 헤어지겠대!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애 지워!”

이게 사람이 한 말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내 뱃속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내가 미쳤지. 이런 남자랑 결혼하다니.’

조재명은 장난하는 것 같지 않았다. 비록 손이 약간 떨리기는 했지만 하는 말은 진심인 모양이었다.

목숨이 위협당하자 나는 배에서 다리까지 쥐가 나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는 언젠가 호러 영화에서 본 적 있는 그림이 떠올랐다.

두려움에 나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물론 조재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가져온 약을 억지로 먹이려고 했다.

“이 애는 재명 씨 애이기도 해. 5개월이나 됐어. 그런 애를 어떻게...”

나는 이대로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지금껏 사랑해 온 아이를 어떻게 쉽게 포기하겠는가?

“누구 앤지 내가 어떻게 알아? 어제도 네 집에서 남자가 나가는 걸 봤어!”

‘어제...?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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