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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진동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나는 이제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남자는 설명서도 없이 토이의 사용법을 익혔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나는 눈앞의 남자가 범죄자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었다. 오히려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자는 아주 능숙했다. 나는 곧 땀을 흘리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안 돼. 아직 아니야...”

남자는 악마처럼 머리를 숙이고 나를 자극했다. 눈앞에는 빛이 번뜩이는 것 같았다.

솔직히 그동안 연애하고 결혼해서 애까지 낳으면서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의 팔뚝을 꽉 잡았다.

넋을 잃기 직전 나는 몽롱하게 물었다.

“도대체 누구세요?”

나는 입술을 깨물고 애써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즐기는 동시에 낯선 남자와 즐기는 자신이 한스럽기도 했다.

오늘 밤은 정말 쉽게 끝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가 즐길 것만 즐기고 남자는 멈췄다. 그는 말없이 나를 품에 끌어안을 뿐이었다.

“좋아?”

전과 완전히 다른 말투로 한 말이었다. 오히려 약간 다정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불이 꺼진 것만 아니었어도 나는 거울을 통해 빨개진 내 얼굴을 봤을 것이다.

‘이 사람 누구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궁금한 건 많았지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임신 기간에는 원래도 잠이 많다. 평소와 다른 자극에 나는 금방 잠들어 버렸다.

이튿날 일어났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졌다. 조재명이 이혼 얘기를 꺼낸 이후로 한 번도 제대로 잔 적 없는 내가 해가 뜰 때까지 잘 자고 일어났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속옷 안에 손을 넣어봤다. 끈적이는 느낌은 없었다.

‘어젯밤 그건 꿈이었나?’

나는 얼굴을 붉히며 생각했다. 얼마나 굶주렸으면 그런 꿈을 꾸나 싶었다.

모든 것이 꿈이라고 생각할 때 협탁에 놓여 있는 물이 내 시선을 빼앗았다. 나는 잠들기 전에 물을 마신 적이 없다.

가까이 다가가자 컵 아래에 깔린 쪽지가 보였다.

[일어나서 꿀물 마셔. 저녁에는 씻고 나서 기다려.]

나는 저도 모르게 컵을 들고 꿀물을 마셨다. 달콤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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