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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쯤에서 나는 화제를 돌려 샤워하러 간다고 했고, 임도현은 소파에 앉아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욕실에서 나와 보니, 도현의 눈이 심하게 부어 있었고, 다과 테이블 위의 소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야?”

도현은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돈이 다 없어졌어. 내가 너무 성급했어.”

그 말을 들은 나는 인츰 상황을 파악했다. 사실 도현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보았을 때 나는 이미 도현이 도박을 하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처음에는 도현에게 솔직히 물어보고 싶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서 나를 팔아넘기려 했는지. 그러나 그 도박 앱을 보고 나서 그런 마음은 사라졌다.

‘도현이 나 몰래 도박에 빠져 있었다니.’

한 번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구제할 수 없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 스스로를 지키는 것뿐이었다.

도현이 무기력해 보이는 모습을 보니 여전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도현은 한때 내가 선택한 사랑이자 아이의 아버지였으니 도현을 위로하려던 찰나, 도현이 갑자기 말했다.

“여보, 전에 내가 들었는데 가사 도우미 회사에서 해외로 파견 나가면 고수익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 혹시 관심 있어?”

그 말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도현에게는 정말로 희망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호기심이 있는 척 물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거야? 지우가 한번 말했던 것 같긴 한데,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어.”

내가 관심을 보이자 도현은 바로 답했다.

“당연하지. 내가 지금 당장 지우한테 전화해서 네 이름으로 신청해도 될까?”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도현은 서둘러 연락처를 뒤적이며 전화를 걸 준비를 했다. 도현의 손가락이 한 번씩 화면을 넘길 때마다 내 마음속에 쿵쿵 소리가 울렸다.

도현은 고개를 숙인 순간, 나는 욕실로 가서 몰래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그동안 녹화해 둔 영상을 경찰에게 넘기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 안에는 연우과 지우의 범죄 대화뿐만 아니라, 여러 여성이 연우에게 강제로 당한 증거들이 담겨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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