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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나는 유서아의 손에 들린 비싼 옥팔찌를 바라본 뒤 이은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말 그대로야. 팔찌는 남에게 선물하고, 사은품은 나한테 주는 거니? 내가 그저 사은품에만 어울려?”

이은우는 내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할 줄 몰랐는지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유서아가 억울한 듯 입을 열었다.

“언니, 화내지 마세요. 이 팔찌는 은우 오빠가 제가 너무 좋아해서 사준 거예요. 이걸로 기분이 나쁘면 팔찌를 돌려줄게요.”

“저 때문에 은우 오빠랑 싸우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오히려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을 떨어뜨리며 이은우를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이은우는 그런 그녀를 보고 즉시 그녀를 품에 안으며 짜증 섞인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서아야, 쟤 말 듣지 마. 팔찌를 너한테 선물했으니까 네 꺼야.”

“쟤 원래 잘 따지는 성격이야.”

나는 그들을 쳐다보고 말없이 다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내가 무반응을 보이자 이은우의 눈빛은 더 강하게 부글부글 끓어오른 듯했다.

그리고 유서아를 품에 안고 방을 나갔다. 문을 나설 때 일부러 문을 세게 닫으며 문 앞에서 나를 쳐다보았다.

이은우는 내 사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내가 먼저 화해를 청하고, 그때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엔 아예 고개도 들지 않고 그가 유서아에게 선물한 팔찌를 재산 분할에 포함시켰다.

이런 나를 보고 이은우는 문을 힘껏 닫았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전화가 왔다.

저녁을 함께 먹자는 전화였다.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 집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이은우와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고 얼굴에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여전히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같이 들어갈래?”

나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갔다.

저녁은 꽤나 어색하게 흘러갔다. 아마 부모님은 결혼식 날의 일 때문에 아직 마음에 걸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은우에게 별로 좋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내가 중간에서 기분을 풀어주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이은우가 어색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저녁을 다 먹고 택시에 타려고 하는데 이은우가 차를 몰고 내 앞에 왔다.

차 문을 열고 보니 보조석에 ‘서아 전용 좌석’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은우는 목을 가다듬고 어색하게 설명을 했다.

“서아가 여기 붙여놓고 싶다고 했어. 어차피 너는 자주 안 타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응, 어린애들은 다 그런 거지 뭐.”

이은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그때 내 전화가 울렸다.

나는 이은우를 신경 쓰지 않고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일을 처리한 후, 이은우는 차를 한 별장 앞에 세워두었다.

내가 차에서 내리자 유서아는 급히 이은우의 품으로 달려갔다.

“은우 오빠,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마 내 앞이라 그런지 이은우는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유서아가 얼굴에 입을 맞추려는 순간을 급히 멈췄다.

“됐어, 이제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렇게 유치해.”

유서아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애교를 부리며 입을 열었다.

“나이가 뭐 어때요, 나이가 많다고 오빠 동생이 아니에요?”

나는 그들의 행동에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집으로 들어갔다.

문 앞에 도달했을 때 전광판에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사진 몇 장을 보았다.

전부 유서아와 이은우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해돋이를 함께 본 사진, 밥을 먹는 사진, 심지어는 두 사람이 뜨겁게 키스하는 모습까지 있었다.

그 사진들을 두어 번 바라보다가 이은우는 급히 내 옆에 와서 말했다.

“명주야, 그 사진들은 다 가짜야. 제발 믿어줘. 화내지 마, 화내면 애한테 안 좋다고.”

돌아보니 뭔가 찔리는 듯 그의 눈에는 약간의 불안이 스쳐지나갔다.

“응, 사진은 잘 찍었네.”

이은우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이마를 찌푸린 채 나를 쳐다보았다.

“명주야, 너 화 안 나?”

나는 평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내 휴대폰이 울렸다.

병원에서 전화가 온 것이었다. 내일 입원에 대해 얘기하자고 했다.

나는 옆으로 가서 전화를 받으면서 이은우의 표정을 다시 한 번 무시했다.

모든 일이 끝난 후, 나는 다시 연회장에 돌아갔다.

그곳에서 나는 이은우가 유서아를 보호하며 다른 사람에게 큰소리로 꾸짖는 모습을 보았다.

그 사람은 단지 실수로 유서아의 옷에 술을 쏟았을 뿐인데 이은우는 사과하라고 계속 요구했다.

그걸 보며 나는 몇 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 이은우와 같이 연회에 참석했을 때 유서아가 나를 밀었다.

내가 잠시 균형을 잃고 넘어져 바로 샴페인 타워에 부딪혔다.

잔이 깨지고, 술과 내 피가 섞여서 내 몸에서 흘러내렸다.

그때 내가 이은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를 크게 욕했다.

“넌 걸을 줄도 몰라?! 이렇게 큰 게 앞에 놓여있는데 그걸 못 보고 거기에 부딪혀? 이게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몰라?”

“내가 너 같았으면 차라리 지금 죽어버리겠어!”

그 순간을 회상하며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냥 그대로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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