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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결혼식, 내게 돌아오지 않을 사랑
그의 결혼식, 내게 돌아오지 않을 사랑
작가: 발재

제1화

모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때 밤은 이미 깊어졌다.

하얀 달빛이 거실에 비쳐서 온 집안이 차갑고 쓸쓸한 분위기였다.

나는 간신히 몸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의 결혼 장식을 보고 그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침대 위의 리본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오늘은 너무 피곤했다.

그냥 침대 위의 리본들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나는 부드러운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핸드폰을 충전하면서 유서아가 올린 SNS를 우연히 봤다.

[너와 함께해서 다행이고, 만남에 후회는 없어]

사진 속에는 이은우가 유서아를 끌어안고, 입술을 가까이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커플링을 끼고 있었다.

예전이라면 이런 걸 보면 바로 뛰쳐가서 따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저 조용히 핸드폰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그 후 며칠 동안 나는 이은우에게서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

대신 유서아의 SNS에서 그들에 관한 게시물을 자주 보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키스도 하고, 사진도 찍고, 쇼핑도 다니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혼 준비를 시작했다.

이은우와 나는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8년을 함께 했다.

비록 최근에 결혼식을 올렸지만 사실 대학 졸업 후 우리는 이미 급히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식도, 예물도, 아무것도 없이 그저 가득한 사랑에 기대여.

하지만 지금 그 사랑은 다 사라지고, 남은 건 온통 초라한 현실뿐이다.

그리고 보름 이후, 내가 집에서 변호사가 작성한 초안을 보고 있을 때 문 밖에서 갑자기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은우가 유서아의 손을 잡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우리는 눈이 마주쳤고, 이은우의 눈빛에 어색함이 스쳤다.

그는 급히 유서아의 손을 놓고 조금 어색하게 말을 꺼냈다.

“서아가 바다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해서 내가 데려간 거야.”

“어차피 넌 임신했으니까 의사 선생님도 조심하라고 했잖아.”

이은우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나는 시선을 다시 초안에 돌리며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그럼...”

내가 계속해서 컴퓨터 앞에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이은우가 입을 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은우는 화가 난 모양이었다.

그는 바로 차갑게 내게 물었다.

“너 정말 이럴 거야? 내가 서아랑 바다 갔다 온 이유가 그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신혼여행은 후에 가도 되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리고 몇 번을 더 말해야 돼. 나랑 서아는 그냥...”

이은우가 말을 계속 이어가자 나는 짧게 그의 말을 끊었다.

“너랑 서아가 그냥 오빠, 동생 사이라는 거 알아.”

나는 아무 표정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엔 점점 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그럼 넌 뭐가 불만이야?”

“바빠.”

나는 이은우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 했다.

그 순간, 옆에 있던 유서아가 달려와서 이은우의 팔을 잡고 부채질하였다.

“언니, 화내지 마세요. 나 때문에 은우 오빠랑 싸우지 마요.”

“은우 오빠가 이번에 언니를 위해서 바다에서 선물도 샀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이은우에게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은우 오빠, 빨리 언니한테 선물을 보여 줘요.”

이은우는 급히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너를 위해 샀어. 열어봐.”

그는 마치 내가 고마워할 것처럼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 작은 상자를 살펴보았다.

안에는 꽃 모양의 간단한 귀걸이가 있었다.

파란색 옥이 꽃잎처럼 장식되어 있고, 주위에는 작은 다이아몬드들이 박혀 있었다.

깔끔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걸 보고는 다시 이은우에게 돌려줬다.

“됐어, 나는 사은품 같은 거 모으는 취미가 없어.”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이은우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신명주, 그게 무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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