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차설아는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든든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이런 곳에 그것도 정확한 타이밍에 나타난 거지, 설마 몰래 미행했던 건 아니겠지?’십여 명의 건달들은 성도윤의 타고난 강한 기세에 겁을 먹고 잔뜩 경계하는 자세를 취하며 전전긍긍했다.“너... 너 누구야, 죽고 싶지 않으면 쓸데없이 참견하지 마!”“내가 누구냐를 따질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너희가 먼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으니 대가를 치러!”성도윤의 목소리는 위엄이 넘쳤다.“또 한 명의 무법자가 나타났구나!”김상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털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 김상철이 이 구역에서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건방을 떠는 것이냐? 다들 뭐 하는 것이냐, 죽여!”김상철의 말이 떨어지자, 열댓 명의 건달이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흉악한 얼굴을 하고 성도윤과 차설아를 향해 달려들었다.주변에서 식사 중이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머리를 감싸 쥐며 사방으로 도망쳤다.성도윤은 경계하며 차설아를 자기 몸 뒤로 잡아당기며 말했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눈 감고 있어봐, 금방 끝내줄게.”말하면서 그는 기습하려고 타이밍을 노리던 망나니 한 명을 아주 멀리까지 걷어찼다.‘어쭈, 대단하네!’차설아는 무서운 척하며 얌전히 성도윤의 뒤로 숨었다. 평소에 쌀쌀맞기만 하고 점잖은 척만 하던 성도윤이 의외로 다부진 몸을 갖고 있었다. 격투기 선수들 사이 끼어 있어도 전혀 밀리지 않을 피지컬과 실력이었다.이상해할 것도 없었다. 해안시 8대 명문가의 톱인 성씨 집안에서 귀한 도련님 신분으로 자란 성도윤은 어릴 때부터 승마, 바둑, 격투기 등을 배웠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모두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갖게 되었다.“아!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얼마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건달들이 모두 굴복하고 엎드렸고 아수라장이 된 현장엔 그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오늘 교훈을 명심하고, 앞으로 이 여자에게서 멀리 떨어져!”성도윤은
성도윤이 깨어났을 때, 그는 머리에 흰 거즈를 두른 채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다.차설아는 줄곧 초조한 마음으로 병상 곁을 지키다가 성도윤이 눈을 뜨는 것을 보고 나서야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녀는 냉담하게 한마디 툭 던졌다.“깨어난 것까지 확인했으니까 이만 가볼게.”그녀는 지금까지 초조한 마음으로 성도윤의 상태를 살폈지만 절대로 그가 눈치채게 해서는 안 됐다.차설아가 떠나려고 하자, 성도윤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물었다.“넌 어때, 괜찮아? 다치진 않았어?”성도윤은 아직도 머리가 띵하고 눈앞이 몽롱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성도윤은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떠나려는 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차설아는 코웃음을 지었다.“도윤 씨가 내 걱정을 다 해주다니, 당신 몸이나 먼저 걱정하는 게 어때? 난 전혀 문제없어!”그녀는 성도윤을 4년 동안 사랑했었다. 한때 그녀가 꿈에서라도 받고 싶었던 관심이었지만 더 이상은 필요가 없었다...성도윤은 차설아의 냉랭한 반응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그 건달들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을 텐데, 너 같은 연약한 여자가 어떻게 그들에서 도망친 거야?”“그게 말이야...”차설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직접 주먹으로 한 명씩 때려눕혀 그들을 무릎 꿇고 용서 빌게 만들고 나서 성공적으로 빠져나왔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대답하기 어려운 거라도 있어?”성도윤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녀가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에 답하는 것도 아닌데 꾸물거리며 대답을 못 하는 차설아를 이해할 수 없었다.차설아는 성도윤과 눈을 마주쳤고 엑스레이처럼 쏘아대는 성도윤의 눈빛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물었다.“성씨 가문 둘째 도련님의 이름을 댈 수밖에 없었어. 해안시 제일 명문가 성씨 집안의 후계자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무릎 꿇고 빌던데...”그 이유는 상
“뭐야, 눈 똑바로 뜨고 다녀!”소영금은 부딪혀 아픈 이마를 문지르며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 이어서 차설아인 것을 확인한 후에는 더욱 펄쩍 뛰었다.“이 재수 없는 년이 왜 여기 있는 거야? 너를 만난 뒤로 우리 도윤이가 아주 되는 일이 없잖아!”차설아는 냉랭하게 웃으며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정말 죄송하네요, 눈꼴 시려도 20일만 더 참아주세요.”“무슨 뜻이야?”소영금은 거만하게 머리를 쳐들고 시큰둥하게 물었다.“너를 믿으라고? 20일 후에 어디 하늘나라라도 가려는 거야?”“하늘나라로 갈 재주는 없습니다만...”차설아는 계속해서 예의를 잃지 않고 도도한 미소를 지었다.“20일 뒤에 이혼서류를 접수하면 당신 아들이 무릎 꿇고 사정해도 성씨 집안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겁니다. 어머님 눈앞에 알짱거릴 일은 없을 거예요.”“너, 너 이년..."소영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차설아를 쳐다보았다.어찌 된 일인지, 그녀의 손아귀에 잡혀 매사에 고분고분하던 며느리는 온데간데없어지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난 것 같았다.“감히 이런 태도로 나한테 꼬박꼬박 말대꾸하다니?”“못할 건 또 뭐예요?”소영금의 태도에 차설아는 이미 적응된 지 오래였다. 예전에는 성도윤의 어머니이자 자기에게도 시어머니이니, 매사에 참고 넘어갔지만 이제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어머님이 이런 태도로 저한테 말씀하시면 저도 똑같은 태도로 답하려고요. 그러니 어머님 태도부터 돌아보세요.”“난리 났네, 난리 났어!”소영금은 화가 극에 달해 손을 치켜들면 차설아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성도윤은 소리 없이 침대에서 내려와 소영금의 팔을 움켜쥐고 차갑게 말했다.“엄마, 그만 좀 해요.”소영금은 그제야 애지중지하는 아들의 머리에 칭칭 감겨있는 흰 거즈에 아직도 선홍색의 핏자국이 배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이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도윤아, 어떻게 된 일이야? 피만 보면 어지럽고 구토하는 애가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네 형이 간 지 얼마나 됐다고 너
차설아는 병원에서 리버 뷰 아파트 대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노트북을 꺼냈다.그녀가 ‘타닥타닥’하고 잠깐 노트북을 두드리자, 며칠째 성대 그룹을 공격했던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종료됐고 성대 그룹 고객 시스템도 정상으로 복구되었다.SNS에서 끊임없이 퍼지고 있던 부정적인 여론이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갈팡질팡하던 성대 그룹의 주가도 점차 안정되었다.“보스, 어떻게 된 일이죠? 이제 좀 재미를 보려던 참이었데, 말도 없이 끝내버리는 법이 어디 있어요?”배경수가 즉시로 전화를 걸어왔고 잔뜩 가시가 돋친 말투로 따져 물었다.“성대 그룹의 등골을 빨아먹기로 약속했던 거 아닌가요? 설마 성도윤한테 미련 남아서 마음이 약해진 건 아니겠죠?”요 며칠 동안 성대 그룹은 고객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고객 정보가 계속 유출되는 이슈에 직면했다. 몇몇 협력업체들은 화가 나서 성대 그룹과의 협력을 취소하고 새로운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그들이 협력하기로 한 새로운 회사는 배경수가 바지 사장으로 있었지만 실제로는 차설아가 전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현재로서 이 회사는 이미 일정한 규모를 갖춘 상태였다.이렇게 빨대를 꽂다가 말게 된 상황에 이르자, 배경수는 단번에 눈치챘다. 그는 분명히 마음 약한 차설아가 성도윤에게 또 한 번 자비를 베풀려는 것임을 알아챘다!차설아는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흔들며 창밖의 리버 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원하던 걸 이미 달성했으니 계속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미련이 남았다고 해요, 핑계 대지 말고요!”배경수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4년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남자를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차설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칼에 잘라낼 수 있을 만큼 무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성도윤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맥주병에 머리를 맞은 그 순간, 그녀는 또 한 번 마음이 약해졌다.“마음이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
차설아는 입술을 일자로 앙다물며 담담하게 말했다.“당황할 것 없어요.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어떤 장면이 펼쳐지든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턱을 들어 올리고 우아한 백조처럼 성도윤의 집무실로 들어섰다. 역시나 집무실에는 임채원이 와있었다.임채원은 성도윤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다가 차설아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설아 씨, 오해하는 거 아니지? 방금 나랑 도윤이는 단지..."“해명할 필요 없어.”차설아는 개의치 않다는 듯이 손을 휘저으며 임채원의 옆에 앉아있는 성도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짜고짜 본론을 말했다.“도윤 씨, 데이트 중인 것 같은데, 방해해서 미안해. 이혼 합의서를 받으러 온 거야. 어서 줘, 바로 갈 거니까.”성도윤은 무심한 척 책상에 기대며 다리를 꼬고 태연하게 물었다.“아... 급해?”“뭐라고?”‘말이야? 방귀야?’차설아는 당장 달려가 발차기를 날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그럼 안 급하겠어?”“20일 정도 남았잖아. 천천히 해도 되는 거 아닌가?”성도윤이 진지하게 물었다.“뭐라고?”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릴 기세였다.‘맥주병에 머리를 맞더니 제정신이 아닌 거 아니야? 이혼 합의서를 내밀며 그날 밤으로 집에서 나가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급하냐고?’“도윤 씨, 언제부터 이렇게 유머러스했어?”차설아는 임채원의 볼록한 배를 짚으며 비꼬듯이 말했다.“채원 씨의 배 좀 봐. 당신은 급할 것 없을지 몰라도 채원 씨는 순간마다 급할 거야. 얼른 서명하고 끝내면 모두가 맘 편히 지낼 수 있지 않겠어?”성도윤도 지지 않고 그녀를 비꼬며 말했다.“어머, 내 전처가 이렇게나 이해심이 깊은 사람인지 이제야 알았네, 좋은 사람인 것을 알게 되니 오히려 놓아주기가 아쉬운걸?”성도윤의 말은 차설아와 임채원을 동시에 당황하게 했다.차설아는 주먹을 꽉 쥐더니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 질렀다.“성도윤, 너 대체 뭐 하자는 거야!”애초
결혼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그들이 이렇게 가까이에서 서로를 마주한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뜨거워졌다.차설아의 볼은 약간 발그레해졌고 그녀는 숨이 가빠졌다.“맞아. 도윤 씨가 축복해 줬으며 좋겠어, 내가 그랬듯이.”성도윤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누군데? 배경수? 내 기억엔 너보다 세 살이나 어렸던 것 같은데?”그의 말에 차설아는 기분이 언짢아졌다.‘그래서 뭐? 지금 나를 나이 많은 아줌마라고 돌려 까는 거야? 남자는 자기보다 열댓 살 어린 여자를 만나도 아무 말 하지 않으면서 여자는 한두 살 어린 남자를 만나면 지적받아야 되는 거야?’“세 살 어린 게 뭐가 대수라고,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인 거 몰라? 누나라고 부를 때마다 심장이 떨린다니까.”“연하를 만나는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잖아, 배경수는 안돼.”성도윤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남자를 만나도 여기저기 알아보고 만나, 배경수가 밖에서 방탕한 도련님으로 소문난 거 몰라? 너처럼 순진한 여자는 감당할 수 없어.”“뭐라고?”차설아는 성도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곧 이혼할 사이에 그녀가 누구를 만나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도도한 성도윤이 갑자기 시장 아줌마처럼 오지랖이 넓네...’“감당이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난 카사노바가 끌려! 얼마나 섹시해?”차설아는 성도윤과 더이상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았다.“바쁘신 몸인데, 시간 그만 끌고 얼른 서명해서 줘. 이혼 합의서가 사라진 거면 지금 출력해올게.”차설아는 휴대폰을 꺼내 다시 출력해올 기세를 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다급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성도윤은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물론 그들 사이에 사랑 같은 감정이 없었다지만, 어쨌든 4년 동안 부부로 지내온 세월이 있었기 때문에 성도윤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그녀를 빼앗기는 느낌이 들어 다소 기분이 언짢아졌다.“내가 서명 못 해주겠다고 한다면?”성도윤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서
“여보, 어쨌든 우린 4년 동안 살을 부대끼며 살아온 부부잖아, 당신이 바람을 피웠다고 해도 나는 당신을 탓하지 않을 거야. 난 당신을 미련이 남지 않을 만큼 사랑했기 때문이야. 단지 부탁 하나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매몰차게 나를 내치지 말아 줘... 내가 과한 것을 바란 것도 아니잖아. 당신 명의로 된 것들 중에서 가장 값어치 없는 한 법률사무소 하나 달라고 했을 뿐이야. 내가 길거리에 나앉아 구걸하다가 굶어 죽는 꼴이라도 보려는 거야? 당신을 사랑해서 놓아주는 거야. 내가 당신과 상간녀 사이에서 이만 물러나고 묵묵히 떠나 멀리서나마 축복해 줄게!”차설아는 불꽃 연기를 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녀는 억울하게 버림받은 현모양처를 연기하여 지켜보던 사람들의 연민을 자아냈다.라이브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감정도 덩달아 격해졌고 순식간에 많은 실시간 댓글이 달렸다.“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네, 성도윤은 역시 소문 그대로였어!”“이런 쓰레기는 마땅히 끌고 나가 총살해버려야 해. 위자료로 법률사무소 하나 달라고 했다니, 너무 쉽게 놔주는 거 아닌가!”“쓰레기 같은 한 쌍이네, 상간녀는 지옥 불에 떨어져라!”“오늘 당장 팬클럽 탈퇴할 거야! 성도윤이 이처럼 추악한 마음을 가졌다니, 조각 같은 얼굴이 아깝네!”성도윤은 얼굴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차설아가 무슨 수로 성대 그룹 공식 계정에 로그인했는지 따져 물을 겨를이 없었고 그저 빨리 이 모든 상황을 종료하고 싶었다.“당장 꺼!”성도윤이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 궁지에 몰린 차설아가 고분고분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휴대전화 카메라를 성도윤에게 겨누며 시청자들에게 하소연했다.“여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나를 원망하지 마. 나도 궁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이런 식으로 담판 지으려는 거야! 부모님 모두 돌아가신 마당에 난 아무런 권력도 힘도 없어. 당신들 성씨 집안의 상대가 안 된다는 말이야.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정의로운 네티즌들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그녀의 뜻은 성도윤이 이혼
“대표님, 화 좀 푸세요. 그리고 사모님 때리지 마세요!”“가정폭력은 엄연한 범법행위입니다. 사모님처럼 좋은 분을 왜 때리시는 겁니까! 또 대표님을 이렇게나 사랑하시는데... 때리시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진 않으셨나요?”“우리 사모님을 또 때리려 한다면 우리는 단체로 파업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표님을 법정에 세우는 것에 힘을 보태겠습니다!”“...”지금 앞장서서 차설아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성대 그룹 행정부의 임직원들이었다. 그들은 차설아를 대신하여 성도윤에게 그녀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과 선물을 전달하며 그녀와 친분을 트게 되었는데, 그들은 일찌감치 차설아를 친구로 여겨왔다.성도윤과 차설아는 아직도 낯 뜨거운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멀리서 보면 성도윤이 다부진 몸으로 연약한 차설아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성도윤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때 그의 가장 유능한 조수인 진무열마저 나서서 차설아를 대신하여 억울함을 호소했다.“대표님, 저도 몇 마디 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우리 사모님처럼 착한 분이 어디 있다고 이러십니까! 몇 년 동안 사모님이 아내로서 본분을 다한 것은 우리가 모두 두 눈으로 지켜본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런 분을 두고 바람을 피우시다니... 이젠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버티시는 겁니까, 정말 너무하시네요!”진무열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다시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대표님, 혹시 아직 사모님을 사랑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래서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못 하겠다고 하시는 겁니까?”누군가의 말에 현장은 다시 뜨거워졌다.“그런가 보네! 대표님은 그저 잠시 유혹에 못 이겨 바람이 났을 뿐인가 봐! 사실 아직 사모님을 사랑하고 있었던 거지... 상간녀가 사모님보다 나은 구석은 눈을 뜨고 찾아보려야 찾을 수가 없잖아, 그저 한때의 신선함을 노렸을 뿐일 거야!”“대표님, 부끄러워할 것 없어요!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사모님한테 무릎 꿇고 빌면 사모님께서 분명히 용서해 주실 겁니다!”“저였으면 이미 무릎을 꿇고도 남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