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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결혼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그들이 이렇게 가까이에서 서로를 마주한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뜨거워졌다.

차설아의 볼은 약간 발그레해졌고 그녀는 숨이 가빠졌다.

“맞아. 도윤 씨가 축복해 줬으며 좋겠어, 내가 그랬듯이.”

성도윤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누군데? 배경수? 내 기억엔 너보다 세 살이나 어렸던 것 같은데?”

그의 말에 차설아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래서 뭐? 지금 나를 나이 많은 아줌마라고 돌려 까는 거야? 남자는 자기보다 열댓 살 어린 여자를 만나도 아무 말 하지 않으면서 여자는 한두 살 어린 남자를 만나면 지적받아야 되는 거야?’

“세 살 어린 게 뭐가 대수라고,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인 거 몰라? 누나라고 부를 때마다 심장이 떨린다니까.”

“연하를 만나는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잖아, 배경수는 안돼.”

성도윤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남자를 만나도 여기저기 알아보고 만나, 배경수가 밖에서 방탕한 도련님으로 소문난 거 몰라? 너처럼 순진한 여자는 감당할 수 없어.”

“뭐라고?”

차설아는 성도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곧 이혼할 사이에 그녀가 누구를 만나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도도한 성도윤이 갑자기 시장 아줌마처럼 오지랖이 넓네...’

“감당이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난 카사노바가 끌려! 얼마나 섹시해?”

차설아는 성도윤과 더이상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았다.

“바쁘신 몸인데, 시간 그만 끌고 얼른 서명해서 줘. 이혼 합의서가 사라진 거면 지금 출력해올게.”

차설아는 휴대폰을 꺼내 다시 출력해올 기세를 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다급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성도윤은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물론 그들 사이에 사랑 같은 감정이 없었다지만, 어쨌든 4년 동안 부부로 지내온 세월이 있었기 때문에 성도윤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그녀를 빼앗기는 느낌이 들어 다소 기분이 언짢아졌다.

“내가 서명 못 해주겠다고 한다면?”

성도윤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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