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도 용서치 않아
하마터면 변태에게 몹쓸 짓을 당한 뻔한 강유나는 초라한 꼴로 병원으로 들어간다.
병원 복도에 앉아 진찰 순서를 기다리던 그때 가녀린 여자를 끌어안고 다정하게 달래는 박현우를 보게 된다. 강유나는 어릴 적부터 좋아한 박현우를 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문자 보냈는데 못 봤어?”
“오늘은 수지 생일이라 기분 망치게 할 수 없었어. 그리고 누가 네가 진짜 변태를 만날 줄 알았겠어.”
눈살을 찌푸리며 혐오스러운 기색을 내비치는 박현우.
“그래서 더럽혀지기라도 했어?”
강유나는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다.
다음 날, 강유나는 큰마음을 먹고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박현우는 딱히 신경도 쓰지 않는다.
“걔는 개보다도 말을 잘 들어서 잡을 필요도 없어. 시간 지나면 알아서 고분고분 기어들어 올 거야.”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떠나버린다.
...
6개월 후.
어느 날 새벽 2시, 박현우는 차 안에 앉아 마음속으로 수천 번도 되뇐 전화번호를 누른다. 전화를 받자마자 떨리기 시작한 그의 목소리.
“보고 싶어.”
하지만 되돌아오는 건 상대의 코웃음뿐이다.
“박 대표, 이 늦은 시간에 잠도 안 자고 고백하는 건 무슨 뜻일까?”
박현우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유나 어디 있어? 유나 바꿔줘.”
진시훈은 옆에 누워있는 가녀린 그녀를 보며 입꼬리를 씩 올린다.
“지금 바빠. 전화 받을 새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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