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운명
사생아로 태어난 최아윤에게는 거창한 야망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저 사랑하는 남자 친구와 조용히 백년해로를 꿈꿨을 뿐이다.
언니 최시아는 달랐다. 시아는 화려한 이력, 자신을 목숨처럼 아끼는 가족, 그리고 약혼자로 한도운을 가진 완벽한 인생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잔인한 운명은 최시아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갑자기 찾아온 병은 늘 도도했던 시아를 결국 동생 아윤 앞에 무릎 꿇게 했다.
“아윤아, 제발 부탁이야. 도운과 아이를 낳아줘. 나를 살려줘.”
아윤은 이 상황이 모두 터무니없게 느껴졌다.
그러나 시아의 어머니가 그동안 베풀었던 도움을 빌미로 압박을 가해오고, 친아버지가 시아를 살리기 위해 간절히 도움을 바라는 모습이 그녀를 짓눌렀다.
결국, 그날 밤.
아윤은 공포에 사로잡힌 채 침대에 누웠다. 어떤 감정도 찾아볼 수 없었던 한도운이 그녀의 귓가에 첫 키스를 남겼다.
그것이 모든 비극의 서막이었다.
세상은 아윤을 온순한 어린 양이라 여겼다.
그러나 아윤은 알고 있었다. 자신은 결코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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