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 노부인은 겨우 정신을 추스르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송연희를 가리켰다.“그래, 송연희. 내가 너를 그렇게 몰랐구나. 정현이는 네 지아비의 하나뿐인 누이다. 네가 어찌 그런 짓을 꾸밀 수 있어!”송연희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송연희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어머님, 죄를 뒤집어씌우고 싶으면 구실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법이지요. 어머님께서 진심으로 제가 정현 아가씨를 해치려 했다고 믿으신다면, 전 아무리 해명해도 소용없겠네요.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한성부는 저한테 제대로 따져줄 거라고요. 초희야, 한성부로 가서 북을 쳐라. 억울함을 호소하자.”“감히!”송연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씨 노부인이 고함을 질렀다.‘이걸 한성부에까지 고하면 정현이의 혼삿길은 완전히 끝장나는 거야...’송연희는 등을 곧게 펴고, 매서운 눈빛으로 임씨 노부인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어머님께선 사실 확인도 없이, 저한테 죄부터 씌우려 하셨잖습니까? 그런 모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러니 한성부에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너!”임씨 노부인은 말문이 막혀 입을 뻐끔거리다가, 결국 힘없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좋아. 그럼 묻자. 정현이가 네 방에서, 네 안채에서 이런 꼴이 났다. 그건 어떻게 설명할 테냐?”송연희는 어이없다는 듯 정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도 참 궁금하네요. 정현 아가씨는 왜 한밤중에 자기 처소가 아닌 제 방에 있었던 건지 말입니다!”“난...”임정현은 눈을 피하다가, 도통 말을 잇지 못했다.그때 초희가 나섰다.“아씨, 정현 아가씨께서 예전에 아씨께 빌려 갔던 물건들을 돌려드리겠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아직 아씨께서 주무시고 계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굳이 들어가시겠다고 하시더니, 그 후엔 나오지 않으셨습니다.”임정현은 눈빛을 다잡더니, 입을 열었다.“그래! 내가 내 발로 들어간 건 맞아. 하지만 그 마부, 그자는 네가 들인 거잖아! 그런 게 아니라면 종놈이 무슨 자격으로 안주인의 처소까지 들락거려!”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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