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에게 결혼을 빼앗긴 서씨 아가씨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46 챕터

0011 화

지은이는 테이블 위에 흩어진 자수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민호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낸 뒤, 핸드폰을 던져두고 자수들을 정리하며 복구를 이어갔다.한편, 집으로 돌아간 민호는 일부러 핸드폰을 보지 않았다. 지은이 전처럼 먼저 전화를 걸어 사과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그동안 둘이 다툴 때마다, 항상 잘못했다며 먼저 고개를 숙인 건 지은 쪽이었다.“싸웠어?”김영애는 민호가 잔뜩 인상을 쓴 걸 보며 물었다.민호는 넥타이를 헝클이며 짜증을 내듯이 말했다.“별것 아니에요.”“잘됐어! 차라리 싸우고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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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2 화

민호는 그녀가 차에 올라탄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머릿속에 오직 지은이 보내온 메시지 내용만 맴돌았다.[우리 헤어지자.]‘헤어지자고?’‘서지은, 네가 날 찬 거야? 말도 안 돼. 헤어지더라도 내가 먼저 말해야지. 네가 감히 나를 차?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한편 조수석에 앉은 지현은 한껏 들떴지만 최대한 다정하게 굴며 그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러나 그럴수록 민호는 지은이 철이 없다고 생각했다.PX그룹.밤새 자수를 복구하던 지은은 드디어 모두 완벽하게 복구작업을 마쳤다.‘가을 대회가 중요하니, CY그룹과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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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3 화

다음 날.오전 11시 30분, 가랑비가 막 그쳤다.강민영은 갓 발급된 따끈따끈한 집문서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기쁨에 찼다.그녀는 집문서와 함께 인증 사진을 찍고는 곧바로 SNS에 글을 올렸다.“오빠, 고마워!”민호는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탔다.핸드폰에 아직까지도 지은의 전화나 메시지가 한 통도 없었다.오히려 PX그룹의 손동표 이사가 전화를 걸어왔다.[강 대표님, 양면수 분야의 강사를 도저히 구하지 못했습니다. 지원자들의 실력이 기준에 못 미쳐서 자수 공예 장인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습니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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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4 화

화면이 켜지자, 갓 샤워를 마친 듯 짧은 머리가 젖어 있는 남자가 화면에 나타났다.남자의 새하얀 피부와 검은색 가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깊은 눈동자는 차분하지만 날카로워 보였다.[무슨 일이야?]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은희는 조심스레 물었다.“서지은 씨가 가져온 작품, 봤어?”[응.]성재는 방금 영상을 확인해 보았다.은희는 머뭇거리며 말했다.“오빠, 혹시 서지은 씨를 우리 쪽으로 데려오려는 거야?”성재는 의자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런 남자가 자수 업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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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5 화

“그리고 네 물건은 밖에 내놨으니 알아서 가져가.” 민영은 지은의 그 모습을 보자 속이 후련하고, 민호가 벌어온 돈을 자기 돈인 양 믿고 잘난척하는 지은의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었다. ‘여자란, 남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 법이거든!’지은은 귀가 세게 울리고 있었지만,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참으며 말했다. “강민호, 다시 한번 말해봐.” “네 잘못 때문에 치를 대가를 알려줄게. 내가 몇 번이고 경고했지만, 넌 도통 내 말을 듣질 않잖아. 그러니까 이번에는 혼 좀 나야 해. 만약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앞으로 나에게 대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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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6 화

지은은 자기 집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집이 남의 손으로 넘어갔고, 그녀는 단 한마디 변명할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다.“빨리 꺼져!” 그때 민영은 지은의 나머지 물건들을 지은 옆에 던져 놓았다. 그 물건들은 지은이 PX그룹을 위해 명성을 쌓을 때 만든 작품들이었다. 그녀는 그 작품들을 팔지 않고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작품들은 어떤 의미에서도 너무나 보잘것없어 보였다. 지은은 한 걸음 물러서며, 그동안 자신이 정성껏 꾸몄던 이 집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그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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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7 화

지은은 비에 흠뻑 젖은 채로 차에 올랐다. 폭우를 뚫고 X시로 향하는 중이었다.지훈은 X 시에서 대학원생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누나 지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매년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해 왔다.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세상에는 지은과 지훈 두 남매만 남았다.지훈이 없었다면 지은은 이 세상에 더 이상 미련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훈을 구해준 민호의 아버지에게 보답하기 위해 강씨 집안을 위해 오랫동안 일해왔다.그러나 오늘 벌어진 모든 일들과 민호가 입 밖으로 내뱉은 진심을 들은 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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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8 화

성재는 은희가 ‘서 대표’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저 여자가 바로 서지은인가?’“주 상무님...”지은은 급히 말했다.“저기, 좀 급한 일이 생겼는데, 혹시 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제 동생이 사고를 당했는데, 카드에 문제가 생겼어요.”은희는 주저하지 않고, 카드를 꺼내 건넸다.“비밀번호는 7777입니다.”“감사합니다. 이 돈은 내일 꼭 갚겠습니다.”지은은 고마운 마음에 인사했고, 은희는 그녀를 옆에 놓인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그런데, 손과 팔에 상처가 있네요. 괜찮아요?”“괜찮아요.”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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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9 화

지은은 은희에게서 빌린 돈을 갚은 뒤, 감사의 표시로 A 시로 돌아온 후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했다. 은희는 지은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병원에 돌아가서 동생을 돌보던 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지훈은 계속해서 물었다.“누나 눈이 왜 그렇게 빨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내 동생이 사고를 당했는데 어떻게 침착할 수 있겠냐?” 지훈은 아무 말없이 지은을 바라보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은이 자기를 위해 자꾸 뭔가 감추고 있다는 걸 잘 알았다.“사실대로 얘기 안 하면 나 당장 퇴원할 거야.”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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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0 화

최근 몇 년간 지은이 민호를 위해 애써 지켜온 모든 것들이 민호를 더 막무가내로 변하게 만들었다. 지은은 발신자 번호와 함께 민호의 이름이 뜬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며, 그동안 보인 적 없었던 차가운 모습을 드러냈다. 화가 난 그녀는 곧 일회용 젓가락을 부러뜨리고 말았다.민호에게서 또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받아.” 지훈은 침대에 누워,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두 사람의 화가 난 모습은 매우 비슷했다. 둘 다 왠지 모르게 가까이하기 힘든 느낌을 주었다. “여보세요?” [내가 보낸 메시지 못 봤어? 일마저 그만둘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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