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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애인의 모든 챕터: 챕터 51 - 챕터 60

111 챕터

0051 화

가희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는 알렌의 얼굴빛이 순간 창백해졌다. 가희의 말은 마치 날 선 칼처럼 그녀의 자존심을 정면으로 찔렀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알렌은 그때 울린 휴대폰 벨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구석으로 가 전화를 받았다.가희는 행사장 구석을 돌아다니며 이상이 없는지 점검을 마치고 잠시 앉아 쉴 생각이었지만, 그때 알렌이 다소 어색한 영어로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너더러 오라고 했어? 설마 왕국영도 그렇게 말했어? 걔 나 꼬실 때는 그런 말 안 했거든.” “뭐라고? 지금 내가 임신하니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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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2 화

차 안은 내내 침묵이 흘렀다. 두 사람이 냉동창고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8시가 넘어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창고 앞, 직원은 마뜩잖은 얼굴로 두 사람을 맞이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제 퇴근해야 하는데 이렇게 늦게 오시면 어떡해요? 그냥 냉동창고인데 뭐 볼 게 있다고...” 가희는 냉동창고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예상했던 것보다 환경이 더 열악했다. 그런데 윤호의 표정은 냉동창고의 온도보다도 차갑게 느껴졌다. 옷을 얇게 입고 온 탓에 가희의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보다 훨씬 낮았다. 윤호는 떨고 있는 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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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3 화

가희는 가까스로 눈을 떴지만,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아 다시 들어올리는 것이 힘겨워 보였다. “잠들면 안 돼!!” 윤호의 단호한 목소리가 가희의 귀에 박혔다. ‘나도 안 자고 싶어... 근데 너무 춥고... 너무 피곤해.’ 가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한기가 가희의 뼛속까지 스며들었고,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그 순간, 윤호는 거의 반사적으로 가희의 턱을 잡아 올렸다. 그리고, 차가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순간적으로 두 사람의 숨이 뒤섞였고, 가희는 눈을 천천히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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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4 화

막 직원이 돌아서려던 찰나, 윤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며 낮게 입을 열었다. “저희 실수로 안에 갇혔습니다.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직원의 얼굴에 잠깐 놀란 기색이 스쳤지만, 곧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런데... 같이 오셨던 여성분은 어디 계십니까?” 윤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처음부터 우리가 둘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건가.’ 그때, 가희가 힘겹게 걸어나왔다. “여기 있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의 목소리는 나직하고도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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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5 화

“상대측이 배상하는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전해주세요.” 윤호의 말을 들은 주성은 순간적으로 놀라 멍해졌지만, 더 이상 묻지 않고 지시대로 따랐다. 한편, 윤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뭔가 답답함을 느끼는 자신이 점점 더 거슬렸다. ‘대체 뭐가 이렇게 신경 쓰이지...?’ 무언가 가슴 한가운데를 막고 있는 듯한 느낌. 그런데 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윤호와 가희는 AW그룹의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알렌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하얗게 질렸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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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6 화

알렌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예은정은 아무런 감정 없이, 손에 들고 있던 재산 분할 서류를 그대로 알렌의 얼굴에 던졌다. “네가 그동안 AW그룹을 위해 헌신한 걸 봐서, 직접 네 눈으로 확인할 기회를 주는 거야. 믿든 안 믿든 네 마음대로 해. 끝까지 버티고 싶으면 마음껏 해 보라고.” 그러고는 손짓 한 번으로 경호원들을 불러 알렌을 끌어냈다. 알렌이 몸부림을 쳤지만,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예은정은 알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AW그룹은 이미 수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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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7 화

윤호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희와 함께 구급차에 올랐다. 그런데 막 올라타자마자, 그녀가 의료진에게 나지막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안 되면... 제 장기 기증할게요. 꼭 필요한 분들에게요.” 순간, 윤호의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었다. 그는 한걸음에 다가가 그녀를 내려다봤다. 윤호의 눈빛에는 명백한 분노와 위협이 서려 있었다. “한가희, 그렇게 빨리 죽고 싶어?” “세상에 너한테 중요한 게 하나도 없어?” 이미 처음이 아니었다. 가희는 생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녀는 마치...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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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8 화

친구들은 예나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역시 예나 마음 넓은 건 알아줘야 해. 괜히 우리가 오해했네.” 예나는 우아한 미소를 유지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고고한 분위기를 풍겼다. 잠시 후, 예나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녀가 문을 나서자마자, 안에서 들려온 비웃음 섞인 목소리. “아니, 근데 장예나는 도대체 자기가 뭐라고 그렇게 고귀한 척이야? A 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하루 종일 이윤호 대표 주변에 얼쩡거리는 거.”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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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9 화

의사는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병원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람의 생사가 오고 가는데, 매번 그 모든 감정에 일일이 휩쓸릴 여유 따위 없었다. 하지만 의사는 가희가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너무도 힘들게 살아왔다.’ ‘위암 말기, 몸 곳곳에 남아있는 총상 자국, 그리고 이제는 교통사고까지.’ ‘대체 이 여자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디며 살아왔던 걸까?’ 의사는 짙은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병실 앞. 윤호는 어떻게 발걸음을 옮겨 걸어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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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0 화

가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지만, 이내 찌르는 듯한 두통이 몰려왔다.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를 본 윤호는 즉시 간호사를 불렀다. 간호사는 가희의 상태를 점검한 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환자분은 깨어났지만, 아직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과격한 움직임은 피하세요. 뇌진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틀 동안은 포도당 링거만 맞아야 하고, 이후에 유동식을 조금씩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보호자님도 환자 회복에 더 신경 써 주세요.” 윤호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대로 차분하게 설명을 듣는 모습이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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