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181 - Bab 190

269 Bab

제181화

그는 온사가 겪었던 고생을 자신도 경험해 봐야겠다는 집념이 생겼다.동생이 올라가는 길에 무슨 생각을 했을지도 궁금했다.그리고 곧이어 그는 그 감정을 알게 되었다.돌밭을 지나니 진흙길이 나왔고 진흙길을 지나니 가파른 절벽이 나왔다. 얼마 못가 그의 무릎은 다 까지고 땅에 머리를 박고 절을 하느라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흘러나왔다.그렇게 절을 하며 절반이나 갔더니 무릎과 머리가 너무 아파져 거의 마비가 올 지경이었다.온자신은 고개를 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길을 바라보며 해탈한 표정을 지었다.‘산이 왜 이렇게 높지?’분명 예전에 기억하기로는 딱히 별다를 거 없는 산이었는데 지금은 영원히 오르지 못할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니야….’“그런 거 아니야!”온자신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중상을 입은 온사 또한 여인의 몸으로 끝까지 올라갔는데 그가 해내지 못할 리가 없었다.그 순간 온자신은 마음속에 굳건한 신념이 생겼다.‘올라가야 해! 어떻게든 올라가야 해!’온사가 걸었던 길을 그는 같이 걷고 싶었다.온자신은 한걸음 옮기고 절을 하며 계속해서 걸었다.무릎과 이마가 다 까져서 피가 났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멀리서 보면 미친 사람 같기도 했다.“저 사람 미친 것 같아.”그때 산 위에서 내려다보던 무고 사저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산을 오르던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을 봤어. 어떡할 거야? 설마 저 사람 너처럼 계속 큰절을 올리며 수월관까지 오는 건 아니겠지?”온사는 평온한 표정으로 목탁을 두드리며 담담히 말했다.“신경 쓸 필요 없어요, 사저. 마음대로 하라고 해요.”어차피 그 집 사람들은 이제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응대하기 싫은 네 마음은 알겠어. 그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오늘 누가 찾아왔었어.”“또 온씨 가문인가요?”온사가 습관처럼 물었다.무고 사저는 고개를 흔들고는 답했다.“아니. 태후마마의 연회에서 너에게 선물을 주며 제대로 사과하고 싶다던 젊은 시주 기억나?”온사는 그제야 제성을 떠올렸다.“제 상서댁 제성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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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며칠 전 연회에서 갑자기 사과를 해서 놀랐던 온사였다. 그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한번 나가봐야겠네요.”무고 사저가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비록 사과하러 온 건 맞지만 저런 한량이 하는 말을 믿으면 안 돼. 속지 않게 조심해.”무고는 사실 온사가 그의 감언이설에 속아넘어갈까 봐 걱정했다.그녀가 느끼기에 사매는 성인식을 치른지 얼마되지도 않은 어린아이라 사내의 유혹에 넘어갈까 걱정이었다.‘내가 옆에서 잘 귀띔해 줘야겠어!’“사매야, 기억해. 우린 출가인이야. 그 사내가 어떤 달콤한 말로 꼬드겨도 믿으면 안 된다고. 초심을 기억하고 계율을 어기면 안 되는 거야. 알겠지?”온사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사저, 괜한 걱정이세요.”제성과 예전에 잠깐 봤을 때도 그녀가 최소택의 약혼녀였기 때문에 제성과는 딱히 마주칠 일이 없었다. 친우의 여인을 건드리는 건 부도덕한 일이다. 아무리 파혼했다고 해도 제 상서 가문의 공자인 그가 그런 흑심을 품었을 리는 없었다.그리고 그녀 역시 감언이설에 속아넘어갈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았다.온사는 목탁을 무고에게 건네며 말했다.“괜한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 경이나 읊고 계시지요.”마를 마친 그녀는 이미 공부를 마친 경문을 챙겨 대전을 나갔다.그렇게 잠시 후, 온사는 대문 앞에서 제성을 만났다.제성은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그녀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났다.“성녀 전하!”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온사를 부르다가 아니다 싶었는지 이내 예를 행했다.“소인 제성, 성녀 전하를 뵈옵니다!”“그렇게 예의 차릴 거 없어요, 제 공자.”온사는 계단에 서서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성은 그제야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준비한 선물을 가져오게 했다.“성녀 전하, 어서 보세요. 이게 다 제가 전하께 사죄드리기 위해 준비한 선물이에요. 마음에 드신다면 꼭 받아주세요. 만약 마음에 안 들면 돌아가서 새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저에게 좋아하는 걸 말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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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섭정왕 전하?”소리를 들은 제성은 고개를 돌렸다가 북진연을 알아보고는 흠칫 어깨를 떨었다.“전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신지요?”북진연은 위에서 아래로 제성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는데.”그러자 머리털이 곤두선 제성이 재빨리 답했다.“성녀 전하께 생신 선물을 전하러 왔습니다.”생일 선물이라는 말에 북진연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싸늘히 말했다.“무우 사태의 생일은 지난지 오래인데 왜 이제야 찾아온 거지?”이유 모를 압박감에 제성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굳어졌다.“조금 늦었긴 하지만 이건 사죄 선물이기도 합니다. 전에 성녀 전하께 불경한 말을 한 적 있는데 용서를 구할 기회를 얻고 싶어서요.”온사는 어이가 없어서 입만 뻐금거렸다.‘난 분명히 괜찮다고 했는데?’하지만 그 마음이 기특해서 그냥 받을까 고민하던 찰나, 말에서 내린 북진연이 성큼 다가오더니 옥여설화고가 든 상자를 닫아 버렸다.“선물을 할 거면 좀 좋은 걸 선물할 것이지. 이런 건 무우 사태한테 많아. 네가 선물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야.”그 말을 들은 제성은 인상을 찌푸렸다.“그런가요? 하긴, 성녀 전하께서도 한때 진국공 가문의 적녀였으니 옥여설화고는 흔히 봐왓겠네요.”그러자 북진연의 뜻을 오해한 제성이 말했다. 그는 온사가 가진 옥여설화고가 모두 예전에 갖고 있던 것인 줄 알았지, 북진연이 선물한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북진연이 잔뜩 화난 얼굴로 뭐라고 하려는데 제성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성녀 전하께서 필요하지도 않은데 이런 선물을 갖고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전 정말 멍청이예요… 이런 걸 간과하고 있었다니!”제성은 짜증스럽게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치고는 온사에게 말했다.“성녀 전하, 조금만 기다려 주시지요. 다시 새 선물을 준비해 오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급기야 하인들을 데리고 도망치듯 산을 내려갔다.그리고 도망가기 전, 그는 섭정왕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일깨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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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그는 온사에게 그런 망나니로 각인되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오늘은 날씨가 별로 좋지 않군. 곧 비가 올 것 같은데 이만 안으로 들어가지.”북진연은 얇은 법복을 입고 있는 온사를 보고 있자니 자신의 망토를 벗어서 입혀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결국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온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그에게 물었다.“경 들으러 오셨나요?”며칠 전에는 일이 많아서 북진연에게 경을 별로 읊어주지 못했기에 온사는 괜히 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북진연은 그녀의 눈빛에 스쳐간 감정을 알아본 순간 안 좋았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되었소. 요즘은 몸 상태가 꽤 괜찮으니 며칠 후에 다시 찾아오겠소.”사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찾아온 게 아니라 그냥 온사가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런데 마침 자신의 무우 사태에게 작업을 거는 녀석을 보게 된 것이다.같은 사내로서 그가 제성의 속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반면 나이도 어리고 미성숙한 제성은 북진연의 속을 꿰뚫어봤을 리 만무했다.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밉보였다는 사실도 그는 모르고 있었다.“그… 어찌 할 생각이오?”북진연은 눈짓으로 산아래를 가리켰다.온사가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저와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굳이 신경 쓸 이유가 있을까요?”북진연도 그녀의 생각에 동의했다.“그럼 안으로 들어가 보시오. 내 사람을 보내 저자를 감시하라고 하겠으니. 혹시라도 이상한 짓하면 추월에게 소식을 전하게 하지.”“예, 감사합니다, 섭정왕 전하.”온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에게 감사인사를 했다.그러자 사내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그녀가 고개를 들자 북진연은 이내 머쓱한 표정으로 손을 내리고는 말했다.“앞으로 나에게는 감사하다는 인사 좀 그만하시오. 계속 이렇게 거리를 두니, 나 참 섭섭하오”온사는 그의 의중을 알 수 없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북진연은 애써 담담한 척을 하며 그녀에게 말했다.“알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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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큰비는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보슬비가 온자신의 몸에 떨어지며 천천히 그의 의복을 적시기 시작했다.“둘째 오라버니, 일년 사계절 날씨 변화 중에 어떤 날씨가 가장 좋나요?”온자신은 마치 어린 시절 온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그때 집에 여동생이라고는 온사 한명뿐이었다.그 어린아이는 늘 오라버니들을 따라다니기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온자신을 따랐다.온사는 마치 강아지처럼 매번 그가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면 그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말도 어찌나 잘하는지 입이 쉴 새가 없었다.그때의 그는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무척이나 아꼈다. 여동생이 뭘 물어보든 정성 들여 답을 해주었고 짜증을 낸 적도 한 번도 없었다.“당연히 맑은 날씨가 좋지! 맑은 날이면 나가서 애들이랑 싸움하며 놀 수 있으니까! 아주 신나!”“난 땀 때문에 냄새가 나던데. 매번 싸움하고 돌아오면 오라버니 몸에서 악취가 났다고요!”어린 여동생은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말에 반박했다.“온사 많이 컸네? 감히 오라버니한테 그런 말을 다 하고? 냄새 나도 나랑 붙어 있어야지!”“하하하, 오라버니 저리 가요!”온자신은 여동생을 놀리는 걸 가장 좋아했다. 매번 짖꿎은 장난을 쳐도 항상 꺄르르 웃어주던 그녀였다.그때의 그는 여동생의 웃음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라고 생각했다.“됐어, 그만 뛰고 이리 와서 좀 앉아.”장난을 치고 난 후면 그는 동생을 옆에 앉히고 부채질을 해주며 이야기를 나눴다.“오라버니가 답해줬으니까 이제 온사 차례야. 온사는 어떤 날씨가 가장 좋아?”그때의 온사는 짤막한 손가락을 접으며 말했다.“맑은 날도 좋고 흐린 날도 좋은데 비 오는 날은 싫어요!”“비 오는 날은 왜 싫어?”“어머니가 그러셨는데 비 오는 날은 누가 울고 있어서래요. 사람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하느님이 울고 있는 사람들을 감춰주느라 비가 내리는 거래요.”수월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온자신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얼굴에서 축축한 촉감이 느껴지자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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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곧이어 온사는 새로운 독약 처방이 떠올랐다.그녀는 독경에 쓰여진 대로 조심스레 약초를 캐고 같은 비율로 배합했고, 이내 검은색의 알약이 완성되었다.온사는 그것을 약병에 집어넣었다.이 약은 그녀가 지난번에 개량한 약과 완전히 상반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최면제가 무색무취이었다면 이 약은 향이 아주 짙었다.그리고 독성은 약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진한 향에 들어 있었다.온사는 약을 배합하다가 냄새를 맡았는데, 약간 맡았을 뿐인데도 알 수 없는 감정이 치솟았다.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며 갑자기 슬픔이 찾아왔다.다행히 공간 안이라서 이상함을 느끼자마자 바로 냇가로 달려가서 냇물에 몸을 담갔다.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영기가 가득 담긴 냇물이 온사의 몸을 감쌌다.영기로 독을 씻어내고 나서야 가슴이 갑갑하던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정말 대단한 독성이네. 앞으로 사용할 때 조심해야겠어.”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온 온사는 약병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이번에 제작한 독약은 정말로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예전에 온옥지가 했던 말이 그녀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사부가 독으로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고 하였기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최면제의 작용을 알게 된 이후로 그녀는 어떻게 온모를 상대해야 할지 방법이 떠올랐다.이 약도 온모를 위해 만든 약이었다.온사는 약병을 쥔 손에 힘을 꽉 주며 입술을 깨물었다.‘온모, 지난번 오십 대가 끝이라고 착각하지 마. 내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똑똑!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온사는 약을 잘 숨겨둔 후에 공간에서 나갔다.문을 열자 막수 사부가 밖에 서 있었다.“사부님이 어쩐 일이세요? 무슨 일 있어요?”온사는 의아한 얼굴을 하고 막수를 안으로 들였다.막수는 주저하다가 그녀에게 말했다.“네 둘째 오라비… 아니, 온자신이 수월관 밖에 쓰러졌어. 열이 펄펄 끓고 있어서 일단 데리고 들어와서 치료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열이 내리면 진국공부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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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그래.”막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머뭇거리며 그녀에게 물었다.“혹시… 가볼 거니?”막수는 아직까지 온자신을 불러드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사실 온사가 허락을 안 한다면 그냥 내버려둘 생각이었는데 그녀가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온사가 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막수도 그런 그녀를 강요하지 않았다.경성의 진국공 저택에 사람을 보낸 후, 막수는 온자신을 끌고 수월관 내부 대전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어차피 가족들이 오면 데려가는데도 편리하다고 생각하며 치료를 시작했다.하지만 열이 다 내린 후에도 진국공부의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날씨가 점점 어두워지는데 이대로 문밖으로 내쫓을 수도 없었기에 결국 막수는 그를 위한 방을 하나 따로 내주기로 했다.그날 밤, 가녀린 여인의 그림자가 방 문 앞에 드리웠다.모두가 자러 가고 문 앞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온사는 문을 살짝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온자신이 잠든 침대 앞에 서서 왕년의 둘째 오라버니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온자신은 인상을 찌푸리며 가끔 신음을 내뱉기도 했는데 마치 악몽을 꾸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또 열이 나나?’온사는 엉겁결에 손을 뻗어 온자신의 이마를 만졌는데, 미열이 조금 느껴졌다.그녀는 침상 앞에 기대어 젖은 손수건을 온자신의 이마에 올려주었다.모든 걸 마친 온사가 뒤돌아선 순간, 커다란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온사는 화들짝 놀라며 걸음을 멈추었다.손의 주인은 마치 그녀가 도망치기라도 할까 두려운 것처럼 엄청난 힘으로 잡고 있었다.온자신은 애써 눈을 뜨고 싶었지만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거워 차마 눈을 뜰 수 없었다.그는 그저 누군가가 자신을 보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었기에, 놓치지 않으려고 온사를 더욱 꽉 붙잡았다.“가지 마… 온사, 내 동생… 집에 가자….”온사는 그의 말을 알아듣고 조용히 바라보았다.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에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둘째 오라버니.”너무 오랜만에 부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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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수월관을 나온 온자신의 손에는 감기약과 외상약이 들려 있었다.온자신은 약봉지를 꼭 끌어안고 산을 내려가다가 온장온의 목소리를 들었다.“둘째야!”하루 사이에 온자신은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온장온은 하인의 손에서 우산을 빼앗고 재빨리 온자신의 옆으로 다가갔다.동생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온장온이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너 요즘 왜 그러니? 고민 있으면 나와 상의하면 되잖아? 지금 네 모습을 봐. 아버지에게 말대꾸하고 아무것도 안 챙겨서 가출하다니! 정말 철이 없어도 너무 없어! 네가 세 살 어린애니?”“가출한 거 아닙니다.”온자신은 평온한 목소리로 온장온에게 말했다.“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온장온이 간곡하게 그를 만류했다.“진국공 가문 셋째 공자 자리를 마다하고 밖에서 평민으로 살겠다는 거니?”“평민이 뭐 어때서요?!”온자신은 품에 안은 약봉지를 내려다보고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님, 저를 설득하려 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가문을 떠났고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이토록 고집을 부리는 동생의 모습에서 지난날 온사의 모습이 겹쳐졌다.“그래, 굳이 밖에서 살겠다면 나도 만류하지 않겠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그러셨어. 가문과 연을 끊겠으면 앞으로 그 어떤 지원도 바라지 말라고!”온장온은 고집부리는 동생의 태도에 더욱 세게 나가기로 결심했다.‘밖에서 고생 좀 해봐야 집 소중한 줄 알지!’어쩌면 그렇게 고생하다가 후회하고 얌전히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온장온은 그런 생각을 하며 아버지의 말을 그대로 온자신에게 전했다.그런데 예전의 온사도 그랬지만 온자신도 집을 떠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후회는 없었다.온사는 가문에 완전히 실망했고 온자신은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 그 집에서 살 수 없었다.예전에 자신이 여동생에게 했던 짓을 떠올리면 수치스럽고 미안해서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진국공 저택은 온사에게 지옥이었을 것이고, 지금의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온자신은 그저 여동생을 되찾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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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산을 내려간 그는 남산과 비교적 가까이 있는 마을을 찾았다.그리고 입고 있는 비싼 옷을 돈과 허름한 면 소재의 옷으로 바꾸었다.경성 성밖에 있는 외딴 마을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편이었기에, 물건을 볼 줄 아는 점포 주인은 흔쾌히 그와 물건을 교환했다.온자신은 그렇게 받아온 돈으로 산아래에 땅을 사고 동생을 지키기 위한 집을 짓기 시작했다.“정말 산아래에 집을 지을 생각인가 봐요?”소식을 들은 온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 난 그냥 한 말이었는데 널 위해서 정말 그렇게 할 줄은 몰랐구나.”막수 사태도 못 말린다는 듯이 말했다.온사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온자신이 자신을 위해 집을 나왔다는 말은 더욱 듣기 싫었다.그녀는 온자신의 생각따위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그가 후회해서 이러고 있든, 아니면 순간의 충동이든 더 이상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이미 멀리 떠났는데 그들이 갑자기 깨우치고 후회한다고 하면 그녀의 복수는 뭐가 될까?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온사는 길게 심호흡하고 말했다.“사부님, 앞으로 그 인간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마세요. 저에 관한 거라면 더더욱이요.”막수도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했다.“무우야, 미안하구나. 내가 네 기분을 배려하지 못하고….”“아니에요, 사부님. 저 다 이해해요. 사부님 잘못이 아니니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온사는 억지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뒷산에 심은 약초에 물을 주는 걸 깜빡했네요. 사부님은 여기 계세요. 금방 다녀올게요.”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물통을 들고 뒷산을 향해 갔다.막수는 도망치듯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안쓰러워서 쫓아가고 싶었지만 대문까지 쫓아갔을 때, 온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온사는 약초 밭을 향해 걸어가다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사부님이 어머니의 옛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 때문에 그녀를 각별히 돌봐준 분이니 어머니의 다른 자식들도 걱정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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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추월에게 위로를 받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온사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 추월아. 안 그래도 위로가 필요했어.”추월은 온사를 따라 냇가로 가서 나란히 앉았다.온사는 흐르는 냇물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추월 너는 황실에서 교육받은 그림자 호위니까 언젠가는 다른 사람을 지켜주라는 명령을 받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만약 그날이 왔을 때 내가 가지 말라고, 앞으로 나만 지켜달라고 부탁한다면 내가 이기적인 걸까?”그녀는 혹시라도 추월이 오해할까 봐 다급히 덧붙였다.“정말 못 가게 하려는 것이 아니고, 단지 오늘….”“그게 진심이었으면 좋겠네요.”온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추월은 갑자기 냉담한 얼굴로 온사에게 말했다.“무우 사태, 제가 비록 황실 소속 그림자 호위의 신분이긴 하지만 평생 한 분만 모신다는 신념을 갖고 살아가야 합니다. 사태가 저에게 이름을 준 그 순간부터 당신은 제가 충심을 갖고 지켜야 할 유일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원히 당신만 지킬 것입니다.”추월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더니 온사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어쩌면 언젠가는 또 다른 곳으로 발령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날이 왔을 때 당신이 가지 말라고 한다면 저에게는 큰 영광일 것 같습니다.”‘그러니 스스로 이기적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저의 유일한 주인입니다.’그림자 호위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주인에게 버려지는 것이었다.주인의 확고한 선택은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도 아깝지 않은 것이었다.온사는 추월의 말에 적잖이 놀랐지만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두려움과 고통이 천천히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그렇게 말해주니 정말이지 안심이 되네.”그녀는 손을 뻗어 추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걱정 마. 내가 너를 버릴 일은 없어.”이렇게나 확고하게 자신을 선택한 사람을 어찌 버릴 수 있을까?전생에도 가져본 적 없는 오로지 그녀의 사람인데 말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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