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프러포즈는 못 받아주겠네요. 서진 씨 더는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 헤어져요.”꿈속에서 안희주는 성서진의 손을 뿌리치더니 점점 더 멀어져 갔다.“희주야, 아니야. 그러면 안 돼.”“내가 잘해줄게. 네가 좋아하는 연남동 찹쌀 도넛도 매일 매일 사줄게. 쥬얼리, 장신구, 부동산, 주식, 네가 원하는 건 다 줄게. 내 곁에 남아주면 안 돼?”성서진이 간절하게 애원했지만 안희주는 고개를 돌리지도, 눈빛을 주지도 않았다. 미친 듯이 쫓아가 봐도 소용이 없었고 손에 들었던 결혼반지도 사라졌다.‘희주가 날 버리다니. 내 사랑을 버리다니.’“희주야. 희주야.”성서진은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고 눈을 질끈 감은 채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잠에서 깨지 못하고 안희주의 이름만 연신 불러대는 성서진을 보고 성주환은 걱정이 앞서 한숨을 푹 내쉬더니 비서를 시켜 어렵게 안희주의 최신 연락처를 알아냈다.“여보세요? 희주야. 나다. 성서진 할아버지. 우리 결혼식 때 한번 봤지?”금방 손님을 들여보낸 안희주는 갑작스러운 전화에 어리둥절했다.“할아버지, 무슨 일 있어요? 만약 서진 씨와 재결합하라고 하실 생각이면 더 토론할 생각 없습니다.”한동안 성서진의 괴롭힘을 받지 않은 안희주는 성서진이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방법을 바꿔 성주환까지 소환하자 안희주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성주환은 다소 난감해 보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말했다.“희주야. 서진이가 잘못한 거 안다. 하지만 서진이 지금 많이 아파. 용서하라고 하지는 않을 테니 한번만 보러 와주면 안 되겠니? 이번 기회에 깔끔히 끝내는 것도 좋지 않겠어?”“걱정하지 마. 앞으로 더는 귀찮게 하는 일 없을 거야. 내가 이렇게 부탁하마.”수화기 너머에 정적이 흐르더니 이내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죄송해요. 지금 잘 지내고 있고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돌아가면 다시 나올 수는 있나요? 성씨 가문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큰 가문이지만 저는 일개 서민일뿐이에요. 이제 그만 놓아주세요.
Last Updated : 2024-12-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