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성서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안희주에게 모닝 키스를 해주었다.“희주야, 어제 결혼기념일을 놓쳤으니까 오늘 보충해줄게. 놀이공원 갈까? 전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별로 관심이 없었던 안희주가 거절하려는데 성서진은 이미 제멋대로 외출할 물건을 챙기더니 옷까지 준비해주었다.놀이공원에 도착해서도 안희주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녀가 입술을 적시는 걸 보고는 바로 물을 먹여주었고 인형을 힐끗거려도 망설임 없이 사다 주었다.회전목마, 범퍼카, 대관람차까지 전부 다 탔다. 아무리 유치한 놀이기구라도 안희주가 좋아하는 거라면 무조건 함께했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놓은 적이 없었다. 안희주가 놓으려고 해도 절대 놓지 않았다. 심지어 풍선까지 사서 그녀의 가방에 걸어주며 웃으면서 말했다.“희주야, 이러면 평생 널 잃어버릴 일이 없어.”‘잃어버릴 일이 없다고? 근데 내가 이번에 가려는 곳은 아마 평생 찾지 못할 거야. 넌 날 진작 잃어버렸어.’선남선녀의 알콩달콩한 모습은 놀이공원의 수많은 여행객들의 이목을 끓었고 두 사람을 알아본 사람도 있었다.“성서진 대표님이랑 사모님 아니야? 여기서 실물을 영접하다니. 두 분 사이가 너무 좋아 보여.”한 여자가 흥분한 얼굴로 폴짝폴짝 뛰면서 남자 친구를 끌고 안희주의 앞으로 다가왔다.“저기... 사진 같이 찍어도 될까요? 저희 두 분 팬이거든요. 엄청 응원하고 있어요.”안희주는 신나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여자에게 실망을 줄 수 없어 알겠다고 했다.성서진은 사진 찍기 싫어했지만 안희주의 뜻을 따랐다.찰칵.사진을 다 찍은 후 커플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두 분 사이가 참 좋은 것 같아서 너무 부러워요. 계속 이대로 쭉 행복하셔야 해요.”성서진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옆에 서 있는 안희주가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건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에게 앞날이 없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으니까.점심을 먹는 사이에 성서진은 자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
Last Updated : 2024-12-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