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씩 휴학하고, 머릿속엔 온통 재벌가에 시집가려는 생각뿐인 여자가 호락호락하게 한성대를 졸업할 수 있을까?“대표님, 우리 진짜 도아영 씨 안 도와줘도 돼요?”“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 허위 날조하는 곳이 아니야!”이수호가 차갑게 쏘아붙였다.“실력도 안 되는 게 기어코 시험을 보겠다고 하니 큰코다쳐봐야 정신 차리지.”“알겠습니다.”“학교 측에 미리 연락해. 이경 그룹의 관계로 도아영 뒤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네.”같은 시각, 한성대.“소문 들었어? 이수호 대표님 약혼녀 찬밥신세래!”“뭐? 이렇게 빨리? 아직 관계가 확정된 것도 아니잖아.”“그러게 말이야. 우리 엄마가 바로 그 회사 다니는데 아니 글쎄 진설아 씨가 회사에서 처참하게 쫓겨났다지 뭐야.”“이렇게 되면 우리도 기회가 있다는 거네?”“장난치지 마. 이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몰라? 그 바닥에 아무리 여자가 궁해도 절대 우리 차례는 안 와!”...반에 있는 몇몇 학생들이 이수호와 진설아의 관계에 대해 수군거렸다.진설아가 이수호에게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은 임규리는 몰래 기뻐했다.이 반 학생들은 죄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상류층에 닿을 실력은 안 된다.다만 이들 부모님은 연봉이 모두 2억 이상이다.오직 임규리만 친인척의 인맥을 동원해서 한성대에 오게 됐다.“규리야, 이 대표 네 전 형부 아니었어? 얼른 말해봐. 대체 너희 언니랑은 왜 파혼한 건데?”“진짜 소문대로 아영이가 바람 피웠니?”“바람은 무슨! 내가 볼 때 이 대표는 아영이가 성에 안 찼어. 걔 이 대표한테 잘 보이려고 얼마나 비천하게 굴었는데? 여자가 그러니까 너무 하찮았던 거지.”이수호가 도아영과의 파혼을 선언한 이후로 임규리는 반에서 모진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분명 도아영 본인의 문제인데 임규리만 수모를 겪어야 했다.그녀는 내키지 않더라도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옆에 있던 누군가는 일부러 이상야릇한 말투로 말했다.“규리 너 예전에 이 대표랑 인사도 했잖아. 얼른 얘기해봐.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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