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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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주민서의 말을 들은 도아영은 눈앞의 시험지를 찬찬히 들여다봤다.아니나 다를까 커다랗게 적힌 글씨를 이제야 발견한 그녀였다.더 심각한 것은 그녀가 무려 7일이나 이 시험지를 풀고 있었다는 점이다.“박사 시험 문제라니... 어쩐지 꽤 어렵더라.”“뭐? 올해 학교조차 제대로 안 나온 네가 이렇게 많은 걸 적었으면서... 아영이 넌 대체 어떻게 한 거야?”그도 그럴 것이 도아영이 시험지에 적은 건 낙서가 아니었다.전생의 3년 동안 줄곧 이경 그룹에서 이수호를 위해 회사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이 많았고 또한 이 금융 업계도 대충 파악이 됐다.3년의 실기 덕분에 시험지를 푸는 것도 우월성을 부각하는 전략적인 수단이 돼버렸다.시험지에 빼곡하게 적은 답안을 바라보며 도아영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이번엔 할만하겠는데?”그 시각, 이경 그룹.진설아가 화이트 샤넬 스커트를 입고 회사 로비에 들어선 순간 모두의 시선을 강탈했다.“저분이 바로 진설아 씨래. 대표님이 새로 찾으신 약혼녀인가 봐.”“예쁘장하게는 생겼는데 인성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대표님께 점심 도시락 드리려고 왔나 봐. 전에 도아영 씨도 그랬잖아.”몇몇 사람들이 뒤에서 몰래 수군거렸다.예전에 도아영은 이수호에게 잘 보이려고 매일 다양한 도시락을 만들어서 회사까지 보내왔다.다만 이수호는 그런 그녀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제 그 역할이 진설아로 바뀌었지만 결론은 변함이 없을 듯싶었다.진설아는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렇게 그녀는 대표이사실로 곧게 향했다. 이제 막 회의실에서 나온 안지원이 그녀를 보더니 재빨리 달려가서 말했다.“진설아 씨, 대표님께서 지금 회의 중이라 물건은 그냥 여기 두시는 게...”“괜찮아요. 회의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먹으면 돼요.”진설아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아온 부잣집 딸이었지만 부모님께서 최대한 이수호에게 잘 보이고 그의 약혼녀가 되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한 탓에 마지못해 도시락을 들고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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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줄곧 사람들에게 사랑만 받던 그녀가 언제 이런 서운함을 겪어봤을까?진설아는 곧장 휴대폰을 꺼내서 남현숙에게 전화를 걸었다.가정부가 전화를 받자 그녀는 다짜고짜 쏘아붙였다.“할머니 집에 계시죠? 바꿔봐요. 드릴 말씀 있으니까!”가정부는 진설아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감히 지체하지 못한 채 낮잠을 주무시는 남현숙을 깨우러 갔다.“무슨 일인데?”남현숙이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진설아 씨가 찾으세요. 속상한 일을 겪으신 것 같아요.”가정부는 말하면서 남현숙에게 전화기를 건넸다.이에 남현숙은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진설아가 얼마나 큰 서러움이라도 당한 것처럼 울면서 하소연했다.“할머니! 대표님 저 싫어하는 거 맞죠? 만약 그런 거라면 당장 집에 돌아갈 거예요!”“왜 그래? 무슨 일인데? 천천히 얘기해봐.”남현숙은 이제 연세가 있다 보니 칭얼대는 진설아의 목소리가 짜증이 나고 머리까지 지끈거렸다.이때 진설아가 곧장 대답했다.“정성껏 도시락 싸서 대표님이랑 함께 먹으려고 회사까지 찾아갔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 있죠! 제대로 된 휴식실도 마련해주지 않았어요. 옆에 따라다니는 안 비서인가 하는 그분도 아예 저를 무시했고요. 저희 집안이 뭐 얼마나 대단한 집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성이라는 게 있잖아요. 대표님 이런 식으로 저 괴롭히는 거 아예 저한테 마음이 없어서죠?”진설아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원하는 바를 다 이뤘다. 그저 울기만 하면 부모님이 어르고 달래면서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줬으니까.한편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남현숙은 짜증이 났는지 관자놀이를 문질렀다.‘난 또 무슨 큰일이라고. 고작 이런 것 때문에 나한테 전화해서 우는 거야?’‘이러다가 나중에는 큰일 나겠는데?’“수호 업무가 바쁘다 보니 네가 마땅히 이해해줘야지. 내가 나중에 수호한테 얘기할 테니 거기서 기다리기 싫으면 도시락 안 비서한테 주고 그만 나와. 앞으로 함께 지낼 날이 많으니 굳이 점심까지 같이 먹을 필요는 없어.”남현숙이 전혀 본인 뜻대로 나서주지 않자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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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유정연은 전에 180억을 대출받다 보니 이제 빈털터리가 돼버렸다.이 시점에 이수호가 도아영과 파혼을 선언했다.이수호라는 울타리를 잃게 된 유정연은 이 바닥에서 처지가 말이 아니었다.전에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몇몇 친구들도 이수호와 도아영의 파혼 소식을 들은 순간 죄다 그녀의 전화를 피했다.막다른 골목에 이른 그녀는 남현숙을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남현숙은 소파에 앉아서 피곤기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래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그녀의 말투마저 소외감이 느껴졌다.유정연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네, 사모님. 다름이 아니라 아이들 문제로 오게 됐어요.”유정연은 아부하듯 상냥하게 말했지만 남현숙의 말투는 덤덤하기 그지없었다.“두 아이가 파혼을 결정했으니 정연 씨도 이제 그만 간섭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요즘 남현숙은 도아영을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가 없었다.그런 그녀를 이경 그룹 안방마님으로 들이는 건 더더욱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사모님께서 아영이한테 실망이 크시다는 걸 다 알아요. 그래서 제가 사모님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주려고 온 겁니다.”“그게 대체 무슨 말이죠?”“아영이가 요즘 도통 말을 안 듣고 그래서 사모님이 진씨 일가 따님을 봐두신 걸 알고 있어요.”유정연은 줄곧 남현숙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했다.그녀가 별다른 반응이 없자 유정연이 계속 말을 이었다.“진설아 씨는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커오다 보니 일말의 서러움도 감당하기 힘들어하죠. 그에 비해 우리 규리는 성격도 야무지고 온순한 데다가 현모양처나 다름없어요. 게다가... 아주 평범한 집안 출신이에요. 전에 수호 덕분에 규리도 한성대에 들어갈 수 있게 됐어요. 지난번에 클럽에서도 수호가 규리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던데... 우리 규리가 옆에서 수호를 보살펴주면 안 될까요? 뭐 시녀라도 좋으니 고마운 마음을 보답하는 차원에서 옆에 있게 해주는 건 어떨까요?”유정연은 그야말로 함축적으로 말했지만 남현숙은 그녀의 속내를 금세 알아챘다.지금 임규리를 이수호에게 선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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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진설아는 그나마 부잣집 딸인데 임규리는 대체 어디서 굴러온 애일까?“공짜로 준다는데 왜 마다해? 말 잘 듣고 집안일 잘하고 조신하게 있으면 돼. 난 말이야... 강이나 그 계집애만 아니면 다 괜찮아.”남현숙은 원래 도아영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지만 아쉽게도 도아영이 통제 불능이었다.그렇다면 순종적인 애로 도아영의 자리를 대체하면 그만이다.나중에 도아영은 이씨 일가를 버리고 간 걸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테니까.그 시각, 이경 그룹.이수호가 회의실에서 나와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진설아가 안에 떡하니 있었다.그는 미간을 구기고 진설아에게 쏘아붙였다.“누가 들어오라고 했지?”“아무도 없길래 그냥 들어왔어요.”진설아는 그의 반말에도 전혀 거리낌 없이 웃으면서 답했다.책상 위에는 그녀가 만든 도시락이 놓여 있었는데 국 하나에 요리 세 개로 매우 풍성했다.“대표님이 뭘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준비해봤어요.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그녀는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진설아가 이제 막 가까이 다가오려고 할 때 안지원이 덥석 가로막았다.“진설아 씨, 대표님 피곤하니까 좀 쉬게 나가주실래요?”“뭐라고요? 오자마자 날 내쫓더니 반 시간이 기다린 지금도 내쫓는 거예요? 여긴 원래 이렇게 사람을 막 다뤄요?”그녀는 대놓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이때 이수호가 책상 앞으로 다가와 전화기 버튼을 누르면서 차갑게 말했다.“지금 올라와.”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전화를 끊자 진설아는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이에 이수호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앞으로 내 허락 없이 사무실에 들어오거나 책상 위에 쓰레기 널어놓지 마. 딱 질색이니까.”“뭐라고요?”진설아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난생처음 수호 씨를 위해서 요리를 만들었는데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에요?”이수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있었고 이때 마침 경비원이 올라왔다. 그는 경비원 두 명에게 얼른 손짓했다.“이 사람 끌어내.”“네, 대표님.”경비원이 다짜고짜 다가와 그녀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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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뭇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수호는 책상 위의 반찬을 보더니 안지원에게 말했다.“이거 다 치워.”“네.”안지원은 반찬을 전부 휴지통에 버리고는 경비원더러 처리하라고 했다.곧이어 경비원이 휴지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이수호는 의자에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더니 전에 도아영이 도시락을 가져올 때 광경이 떠올랐다.그때 도아영은 감히 그의 사무실에 들어오지도 못한 채 행여나 그에게 방해가 될까 봐 도시락만 내려놓고 도망쳤다.이수호가 도시락을 전부 버리자 그녀는 이 남자가 다 먹은 도시락을 치우기 귀찮아서 그런 거라고 여기면서 그 뒤로 더는 챙겨오지 않았다.그랬던 도아영인데 지금은...이수호는 안지원에게 말했다.“내가 전에 아영이한테 너무 각박하게 굴었지?”“네... 좀 그런 것 같습니다.”안지원은 차마 더 솔직하게 대답하지 못했다.각박이란 단어로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문득 이수호가 뜻밖의 질문을 내던졌다.“도아영 지금 뭐 해?”“아영 씨는... 아침 일찍 학교에 나가신 것 같습니다.”“학교?”이수호가 미간을 찌푸렸다.“겨우 걸어 다니면서 누가 학교 나가래?”“그건...”안지원도 그녀가 대체 무슨 생각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사실 도아영의 말 한마디면 굳이 수업을 안 들어도 이수호가 알아서 졸업시켜줄 테니 말이다.“한정민한테 전화해서 아영이 집에 돌려보내라고 해.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 학교 못 나가게 막아.”“다만 이제 곧 기말고사라 이번 시험까지 못 건네면 퇴학을 당할 것 같아요.”“벼락치기로 한다고 무슨 소용이야? 걔 성적으론 복습해도 합격 못 해.”이수호는 누구보다 그녀의 실력을 잘 안다.그도 그럴 것이 휴학 기간이 너무 길어서 진도가 한참 뒤떨어졌으니까.벼락치기로 복습을 한다고 해도 순조롭게 졸업하긴 힘들다.“네, 지금 바로 교장한테 전하겠습니다.”말을 마친 안지원은 곧장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한정민은 살짝 어리둥절한 채 전화를 받았다.“아영 씨요? 오늘 오전에 방금 병가를 내고 돌아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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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몇 개월씩 휴학하고, 머릿속엔 온통 재벌가에 시집가려는 생각뿐인 여자가 호락호락하게 한성대를 졸업할 수 있을까?“대표님, 우리 진짜 도아영 씨 안 도와줘도 돼요?”“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 허위 날조하는 곳이 아니야!”이수호가 차갑게 쏘아붙였다.“실력도 안 되는 게 기어코 시험을 보겠다고 하니 큰코다쳐봐야 정신 차리지.”“알겠습니다.”“학교 측에 미리 연락해. 이경 그룹의 관계로 도아영 뒤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네.”같은 시각, 한성대.“소문 들었어? 이수호 대표님 약혼녀 찬밥신세래!”“뭐? 이렇게 빨리? 아직 관계가 확정된 것도 아니잖아.”“그러게 말이야. 우리 엄마가 바로 그 회사 다니는데 아니 글쎄 진설아 씨가 회사에서 처참하게 쫓겨났다지 뭐야.”“이렇게 되면 우리도 기회가 있다는 거네?”“장난치지 마. 이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몰라? 그 바닥에 아무리 여자가 궁해도 절대 우리 차례는 안 와!”...반에 있는 몇몇 학생들이 이수호와 진설아의 관계에 대해 수군거렸다.진설아가 이수호에게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은 임규리는 몰래 기뻐했다.이 반 학생들은 죄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상류층에 닿을 실력은 안 된다.다만 이들 부모님은 연봉이 모두 2억 이상이다.오직 임규리만 친인척의 인맥을 동원해서 한성대에 오게 됐다.“규리야, 이 대표 네 전 형부 아니었어? 얼른 말해봐. 대체 너희 언니랑은 왜 파혼한 건데?”“진짜 소문대로 아영이가 바람 피웠니?”“바람은 무슨! 내가 볼 때 이 대표는 아영이가 성에 안 찼어. 걔 이 대표한테 잘 보이려고 얼마나 비천하게 굴었는데? 여자가 그러니까 너무 하찮았던 거지.”이수호가 도아영과의 파혼을 선언한 이후로 임규리는 반에서 모진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분명 도아영 본인의 문제인데 임규리만 수모를 겪어야 했다.그녀는 내키지 않더라도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옆에 있던 누군가는 일부러 이상야릇한 말투로 말했다.“규리 너 예전에 이 대표랑 인사도 했잖아. 얼른 얘기해봐.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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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여기까지 생각한 임규리는 도아영을 향한 원망이 더욱 짙어졌다.멀쩡한 부잣집 사모님 놀이를 눈앞에 놔두고 기어코 파혼이라니.그 바람에 임규리도 이제 학교에서 머리를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됐다.이때 선생님이 문득 교실에 들어오더니 학생들을 쭉 훑어보았다.임규리를 발견한 선생님은 바로 그녀에게 말했다.“임규리 맞지? 얼른 나와. 누가 찾아왔어!”“누구요?”임규리는 살짝 긴장됐다.설마 시골에서 부모님이 찾아온 걸까?정말 그런 거라면 그녀는 전교 왕따가 될 수도 있다.“이씨 저택 차야! 얼른 나와.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순간 그녀는 두 눈이 반짝거렸다.옆에 있던 학생들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봤다.도아영은 이씨 일가에서 파혼을 당했는데 왜 굳이 임규리라는 먼 친척을 데리러 온 걸까? 그것도 웅장하게 차까지 보내면서 말이다.설마 이수호가 도아영과 파혼한 이유가 임규리 때문일까?곧이어 임규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좀 전까지 비아냥거리던 몇몇 여학생들이 제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아부했다.“규리야, 우리 방금 그냥 장난친 거야.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그래. 우리 다 친구잖아. 장난 좀 친 거로 너무 마음에 새겨둬선 안 돼!”그녀들은 임규리를 비난한 후폭풍이 너무 두려웠다.만약 임규리가 정말 이수호와 뭔가가 있다면 그녀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여학생들 전부 강제 퇴학을 당할 수 있으니까.“괜찮아. 나 그렇게 속 좁은 애 아니야.”임규리는 비록 상냥하게 말했지만 말투에서 이미 오만함이 묻어 나왔다.그녀가 떠나간 후 반에 남은 다른 학생들도 당황해하기 시작했다.“헐, 대박! 이 대표님이 정말 쟤를 찜한 거라고?”“시골 촌뜨기가 대체 뭐라고?”“우리 이제 끝났어. 쟤를 얼마나 괴롭혔는데... 나중에 일일이 복수하는 건 아니겠지?”한편 임규리는 선생님과 함께 학교 대문 앞으로 나왔는데 차갑고 거만하던 선생님이 별안간 그녀에게 굽신거리기 시작했다.이에 임규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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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맞아.”임규리의 실루엣은 나름 구분하기 쉬웠고 이 사진 또한 가까이에서 찍어 오관이 뚜렷하게 보였다.주민서는 씩씩거리면서 말을 이었다.“발랑 까진 년! 감히 전에 네 자리를 노리네!”“뭐라는 거야 대체?”도아영은 그녀의 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지금 널 대신해서 이수호 약혼녀가 되려는 거잖아! 단톡방에서 오늘 임규리가 이씨 일가에서 보낸 차를 타고 그리로 갔대! 사진까지 떡하니 있는데 빼박이지 뭐!”그녀의 말을 들은 도아영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냈다. 아니나 다를까 단톡방에 온통 임규리와 이수호의 관계를 추측하는 내용들이었다.“네가 이미 이수호랑 파혼했으니 임규리는 기껏해야 너랑 아주 먼 친척 사이인데 이씨 일가에서 뭣 하러 차까지 보내냐고? 지금 다들 이수호랑 임규리가 그렇고 그런 사이래. 바로 이 때문에 이수호가 너랑 파혼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니까. X발! 이거 지금 널 대놓고 능멸하는 거잖아.”“능멸? 난 아무리 봐도 이수호를 능멸하는 상황 같은데?”사태가 이렇게 흘러가면 이수호가 도아영을 배신한 꼴밖에 더 될까?오늘부로 이 남자는 배신남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쓸 것이다.다만 도아영은 애초에 이수호를 좋게 보진 않았다.한편 주민서는 화가 나서 도아영의 머리를 툭 쳤다.“지금 장난해? 이수호가 시골 촌뜨기 때문에 널 버렸다는데 창피하지도 않아? 너 지금 제정신이야?”“그러는 넌 수호 씨 할머니가 바보로 보여? 너도 이 일이 황당하다는 걸 아는데 할머니가 정말 이수호랑 임규리를 엮어주실까 봐? 게다가 이수호 이제 약혼녀가 있잖아. 이런 스캔들은 이수호가 참는다고 해도 그 진설아 씨가 펄쩍 뛸 거야.”“진설아? 얘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네. 그 여자 이미 이경 그룹에서 대놓고 쫓겨났어. 심지어 이수호는 둘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쐐기를 박았대.”도아영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진짜야?”“백퍼.”“망했다...”“그걸 이제 알았어? 얼른 이씨 저택 찾아가서 따지라니까!”“아니, 그게 아니라...”도아영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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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주민서가 애원의 눈길을 보내자 도아영이 몰래 손짓하며 얼른 도망치라고 했다.전에 주민서가 [이수호의 성기능장애]라는 가짜 뉴스를 퍼뜨릴 때 그는 이미 주씨 일가를 벼르게 됐다.그 뒤로 주민서의 부모님은 제발 더 이상 이수호를 건드리지 말라고 재차 당부했다.그러니까 지금도 그녀는 일단 튀어야만 한다.“난 집에 볼일 있어서 이만... 두 사람 천천히 얘기 나눠요.”말을 마친 주민서가 줄행랑을 쳤다.그녀가 나간 후 안 그래도 조용한 방이 더더욱 싸늘해졌다.도아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이수호만 빤히 쳐다봤다.“무슨 일이세요?”이때 이수호가 가까이 다가왔다.“나한테 나름 관심이 많네?”그녀는 어이가 없었다.‘대체 어딜 봐서 내가 관심이 많은 거지?’방금 주민서와의 대화에서 이수호를 향한 관심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죄다 그녀 본인을 향한 관심뿐인데 왜 이런 질문을 건네는 걸까?“대체 왜 왔냐고요?”그녀는 경계에 찬 눈길로 이수호를 쳐다봤다.행여나 이 남자가 나쁜 짓을 저지를까 봐 방어하는 것 같았다.이수호와 강이나는 그녀에게 있어서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이다.도아영은 가능한 한 평생 이수호와 엮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환생한 그녀는 마침 이수호에게 미친 듯이 아부하던 때로 되돌려놓았다.그녀는 하는 수 없이 갖은 수단으로 이수호한테서 떨어져 나왔다.“남원 교외의 땅에 투자했어?”“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고작 그것 때문이에요?”도아영이 미간을 구겼다.‘이 인간 미친 거 아니야?’그도 그럴 것이 이수호는 전에 이런 하찮은 일로 직접 찾아오는 법이 없었다.“묻는 말에만 대답해.”“안 했어요!”도아영도 남원 교외의 땅 주인이 본인이란 사실을 절대 그에게 알려줄 리가 없다.결국 그녀는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둘러댔다.이에 이수호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안 비서가 너 아침에 학교 갔다고 하던데?”“대표님... 무슨 화제 전환이 이렇게 뜬금없어요?”대체 이 둘 사이에 어떤 연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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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도아영이 곧장 그의 말에 반박했다.‘미친 거 아니야? 하루빨리 나아서 기말시험 보는 게 목적인데...’그녀는 손을 빼내면서 말했다.“내 손 멀쩡하니까 한 달 뒤에 재활 훈련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대표님.”“그래? 네가 졸업 시험 때문에 도서관 가서 공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거지?”“나한테 사람 붙였어요?”이 인간이 이런 짓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다만 이수호는 줄곧 차분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착각하지 마. 너한테는 사람 안 붙여도 알아서들 내게 보고하니까.”그가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도아영도 깨달았다.한정민은 그녀를 이용해서 이수호에게 잘 보인 후 다음 해 한성대 핵심성과지표를 올릴 셈인가 보다.‘좋았어! 이런 식으로 나오겠다 이거지?’“딱히 할 일이 없어서 도서관에 간 건데 대표님이 생각이 많으셨네요. 고작 졸업 시험일 뿐, 나 그렇게 중시 안 해요.”“그래?”이수호가 쓴웃음을 지었다.“고작 네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아? 꿈 깨! 나한테 애원하면 도와줄 수 있을지도...”거만한 표정의 이수호를 보고 있자니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 남자에게 침을 내뱉고 ‘혐오스러운 자본가’라고 욕설을 내뱉고 싶었다.다만 그녀는 끝내 분노를 짓눌렀다.“허구한 대낮에 이런 얘기나 하자고 우리 집까지 온 거예요? 내 휴식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이만 돌아가요.”문밖의 안지원은 한참 동안 그를 기다리다가 안에 인기척이 없자 조심스럽게 들어왔다.“대표님, 이제 그만 돌아가셔야 할 것 같아요.”진설아가 점심에 나간 뒤로 이수호는 말로만 도아영에게 관심이 없다고 할 뿐 정작 여기까지 찾아오고 말았다.오후 네 시에 회의가 있는데 기어코 이곳에서 30분이나 지체하고 있다니.남현숙이 알게 되면 큰일 날 게 뻔한데 말이다.이수호가 그제야 그녀한테서 시선을 떼고 담담하게 말했다.“알았어.”말을 마친 후 현관까지 걸어가더니 또다시 걸음을 멈췄다.“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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