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휴대폰에서 천세희가 또 방송을 시작한다는 알림이 울렸다. 막 휴대폰을 열어 생방송 확인하려는데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난 확인하려던 생방송을 정신없이 껐고 바로 천세희가 손에 드레스를 들고 들어왔다. “사모님, 내일 파티에 참석하실 때 입을 의상이에요. 보시고 문제가 없다면 준비해 놓을게요.” 드레스를 보자마자 얼굴을 찡그렸다. “다시 가져와요. 한복으로 입을 거니까.” 내일 한복 경매가 있는 날이라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이미 얘기했었다. ‘오늘 생방송에서 내가 천세희의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일부러 이러는 거야. 다시 부잣집 사모님이 자신의 말을 듣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겠지.’ 아니나 다를까 내 말을 듣고 그녀가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한복을 입으시는 걸 좋아하시기는 하지만 사모님은 원래 드레스를 더 좋아하시잖아요. 우리 여자들은 먼저 자기를 아끼고 다른 사람은 그 나중이지 않을까요?” “바꿔요. 다시 또 말하게 하지 마요.” 이 말을 하고 바로 문을 닫았다. 다시 휴대폰을 열어 생방송에 들어 가자 천세희가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아요, 여러분. 우리 부잣집 사모님께서 그동안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힘들어서 그런지 그냥 남편 말을 들으려고 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안심해요. 결국 내 말을 듣게 될 테니까요.” “일단 지금 한복을 찾으러 가야겠어요. 다들 이따 다시 봐요. 드레스룸에 가야 하는데 그래도 사생활은 지켜줘야 하지 않겠어요?” 많은 댓글이 올라왔는데 모두 다 나에 대한 욕이었다. [고작 남편 눈치를 보고 한복을 입다니, 역시 부잣집 사모님답네요.] [아까 서혜은을 두둔하던 분들 어디 갔나요? 와서 다시 이 여자를 보라고요. 또다시 부잣집 사모님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어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돈도 많다면서 옷 정도는 맘대로 입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굳이 왜 남자 눈치를 보고 있죠?] [반면 우리 세희 씨는 진정한 자기 인생의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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