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최욱현이 아일랜드에 도착하면 바로 잡을 거야.”“우린 내일 가도 너무 늦진 않을 거예요.”“넌 아직도 졸려 보여, 좀 더 자.”석지훈은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달랬고 나는 순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는 또 꿈을 꾼 것 같았지만 꿈속은 백지처럼 온통 하얗기만 했다.그리고 그 몽롱한 꿈속에서 나는 단호하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를 들었다.“윤아는 너무 피곤하면 안 돼. 그러면 윤아의 몸 회복에도 좋지 않을 거야. 앞으로 석씨 가문에서 생긴 일은 바로 나한테 알려주면 내가 윤아를 대신해서 처리할 테니까 윤아는 최대한 신경 쓰지 않게 하라고 함승윤 씨한테 전해.”그러자 의아함이 가득 섞인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석 대표님께서는 왜 석씨 가문은 인수하지 않는 겁니까? 석 대표님께서 석씨 가문을 인수하시면 연 대표님도 더는 석씨 가문 때문에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되고 연 대표님과 아이들도 편안하게 석 대표님 곁에 머물 수 있지 않습니까?”“승민아, 윤아는 지금 누구한테 맘 편히 기댈 여유가 없어.”그러고는 잠시 침묵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한때의 윤아는 사랑 때문에 연씨 가문을 남에게 팔았지만 그 사람은 후에 윤아의 연씨 가문을 그대로 낚아채고 보란 듯이 뒤통수를 쳤어. 그때 윤아는 깨달은 거지, 사랑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손안에 권력도 중요하단 걸 말이야! 윤아는 더는 그때처럼 순진하게 본인에게는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모든 권력을 다 내놓을 수 없을 거야. 지금의 윤아는 말이야,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깨우쳤고 본인을 위해 생각할 줄 알게 됐어. 그리고 그게 곧 내가 보고 싶은 윤아의 모습이야.”“석 대표님의 뜻을 알 것 같습니다.”그 말을 끝으로 끝없는 침묵이 이어졌다.나는 잠에서 깼을 때 꿈을 꿨다는 것은 인지했지만 정확히 무슨 꿈을 꿨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잠귀가 밝은 석지훈이 갑자기 눈을 떴다.나는 석지훈의 몸에 엎드려 기대며 물었다.“지금 아이들을 찾으러 갈까요?”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 창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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