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아까까지만 해도 유령 세계 같던 놀이공원이 다시 화려한 불빛 속에 감싸이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밖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복구됐어.”강진혁도 창밖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그때, 기술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를 불렀다.“윤 대표님, 강 대표님! 이거 좀 보세요...”그가 가리킨 컴퓨터 화면을 보니, 이번에는 조명이 이상한 형태로 변해 있었다.빛이 선처럼 길게 이어지는데 규칙도 없이 엉망이었다.“아직 문제가 남아있네.”강진혁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나는 화면을 몇 초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갑자기 몸이 먼저 반응했고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 밖으로 내달렸다.놀이공원 광장에 도착하자,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왔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웅성거리고 있었다.“위에 글씨가 나타났어!”나는 고개를 들어 변해가는 조명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진정우가 내게 청혼하던 그날이 떠올랐다. 수많은 색색의 리본에 새겨진 단 하나의 문장.[지원아, 나랑 결혼해 줘.]“지원아, 나랑 결혼해 줘!”“청혼이야!”“근데 지원이가 누구야?!”“와, 너무 낭만적이다! 나도 이런 프러포즈 받고 싶어...”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커졌지만 나는 화면 속에서 바뀌는 수많은 조명 속에서도, 딱 하나 변하지 않는 그 문장만을 바라보았다.[지원아, 나랑 결혼해 줘.]순간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진정우!그가 남긴 조명 속에, 그때의 프러포즈가 숨어 있었던 거다. 그때는 나에게 보여주지 않더니, 이제야...‘이건 분명 진정우야.’이 조명을 이렇게까지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진정우뿐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조명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그가 일부러 한 거야. 내가 엉망으로 살아가는 걸 보고 화가 나서, 이런 방식으로 경고하고 있는 거겠지.’그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소리쳤다.“진정우! 진정우!”하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결혼해! 결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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