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우에게 전화를 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갑자기 쿵하고 내려앉았다. 더 중요한 건, 그 사실을 내가 진소영에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적어도 그녀의 심장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때까지는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 안리영에게 연락해서 구 교수님께도 말씀드리고 진소영에게 다시 한 번 검사를 받게 해야겠다.결국엔 숨길 수 없을 것이다. 진정우가 없어진 지금, 잠깐은 숨길 수 있어도, 결국은 진실은 드러날 테니까.“너 오빠한테 뭐라고 말할 거야? 고마워서?”나는 일부러 진소영에게 물어봤다.“응, 맞아.”진소영은 손에 들고 있던 입학 통지서를 만지며 기뻐했다.나는 살짝 기침을 하고는 말했다.“그건 괜찮아, 고마워할 필요 없어... 사실 그 입학 통지서도 내가 준비한 거야.”진소영은 잠시 놀랐다가, 이내 나를 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언니 최고! 고마워, 언니!”“응.”하지만 진소영은 여전히 재촉했다.“그럼 언니, 나 오빠한테 전화 한 통 해줘.”‘이 아이는 정말 고집이 세구나.’나는 또 다른 핑계를 대기로 했다.“너 좋은 소식 전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괜찮아, 내가 이미 말했어.”“아니, 나는 그게 아니라, 그냥 오빠가 보고 싶어서, 할 말이 있어.”진소영의 말에 나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똑똑해서 금방 눈치를 챘다.“언니, 왜 오빠한테 전화 안 해줘? 오빠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급히 부인했다.“아니.”“근데 나는 계속 오빠랑 연락이 안 돼. 휴링턴 이후로 전혀 못 봤어. 언니, 오빠 무슨 일이 생겼지?”진소영은 나를 붙잡으며 그녀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입학 통지서조차 떨어뜨렸다.그녀의 모습에 나는 마음이 아팠다. 만약 내가 살짝만 고개를 끄덕이면 그녀는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았다.진소영도 진정우의 진짜 신분을 알 것 같아 계속 핑계를 둘러댔다.“아니야, 너무 걱정하지 마. 오빠는 지금 또 비밀 작전에 참여하고 있어. 외부와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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