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물고기를 키우는 건 강진혁뿐이었다. 그를 의심하고 있던 나는 일부러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네 물고기들은 사람 말을 알아듣기라도 해? 내가 잡혀 오기 전에, 난 말귀를 알아듣는 물고기한테 먹이를 줬거든.”나는 일부러 이렇게 말하면서 승부욕이 강한 브라운을 자극했다. 그가 이전에 진정우에게 당한 후 복수를 결심한 것만 봐도, 그는 절대 스스로 지는 걸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었다.역시나 브라운은 미소를 지으며 받아쳤다.“그래?”그는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네가 먹이를 줬던 물고기들은 아마 ‘지원아, 밥 먹자’이 한마디만 알아듣지 않았을까?”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그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속을 떠봤다.그냥 나를 조롱하는 걸까, 아니면 강진혁이 실제로 그런 식으로 물고기를 길렀던 걸까?브라운은 내 반응이 재밌다는 듯 웃었고 나는 그 웃음 속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그렇다면 그는 강진혁과 친분이 있는 게 확실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강진혁이 물고기를 어떻게 길렀는지까지 알고 있을까?강진혁이 나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방을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그가 기르는 물고기에게까지 내 이름을 붙였다는 사실이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브라운은 내 반응을 지켜보며 더욱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자, 한 번 보여줄게. 내 물고기들은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 물론이고 춤까지 출 줄 안다고.”그는 한껏 뽐내는 태도로 연못을 향해 외쳤다.“돈나무들아, 밥 먹자!”그 말이 떨어지자, 연못 속 물고기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정해진 패턴처럼 모여서 특정한 모양을 만들었고 질서 정연하게 헤엄쳤다.나는 순간적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고기가 이 정도까지 훈련될 수 있다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그리고 또 하나, 그의 물고기 이름도 너무 노골적으로 그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었다.브라운, 그는 철저히 돈을 탐하는 인간이었다.그렇다면 만약 강진혁이 그를 이용하고 있다면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돈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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