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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Author: 꽃길
“오늘은 한 번의 스트로크로 모든 공을 넣어야 해. 한 개라도 남으면 네가 지는 거고 제한 시간은 15분이야.”

브라운이 경기 규칙을 선언했고 나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좋아!”

“준비됐으면 바로 시간 잰다.”

그는 소파에 편하게 앉아 마치 VIP 관객이라도 된 듯 경기를 지켜봤다.

나는 테이블 앞에 서서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시간을 재는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고 카운트가 시작되자마자 큐를 들어 올렸다.

팡! 팡! 팡!

공들은 정확히 포켓에 빨려 들어갔다. 10분이 지나자 테이블 위에는 단 두 개의 공만 남았고 승리는 이미 확정적이었다.

나는 심호흡하며 마지막 한 큐를 준비했다. 집중력을 끌어올려 큐를 휘둘렀고 또 하나의 공이 깔끔하게 들어갔고 이제 단 하나 남았다.

바로, 그때.

“짝! 짝!”

브라운이 갑자기 박수를 쳤다. 방해하려는 걸 알았지만 무시하고 마지막 공을 향해 큐를 들었는데 갑자기 발밑에서 차가운 감촉이 스치면서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꺄악!”

나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몸을 날려 테이블 위로 뛰어올랐다. 손에서 큐가 날아가면서 공이 튕겼고 주변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용설아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

“이건 무효야! 반칙이잖아!”

아직도 심장이 요동치던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당황한 채 브라운을 바라보았고 그는 능청스럽게 바닥을 가리켰다. 그러자 나는 그의 손끝을 따라 쳐다봤더니 그곳에는 황록색 줄무늬의 뱀이 꿈틀거리며 기어가고 있었다.

‘방금 나를 스친 게 저거였다고?’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원래부터 이런 물컹거리는 것들을 극도로 무서워했다. 애벌레조차도 질색인데 뱀이라니.

브라운은 태연하게 뱀을 들어 올려 팔에 감으며 웃었다.

“내 귀여운 녀석, 왜 몰래 도망쳤어? 누나를 깜짝 놀라게 했잖아.”

그는 능청스럽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녀석, 사람 안 무는 착한 애야. 못 믿겠으면 한번 만져볼래?”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미쳤다고 그걸 만지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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