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파?”강진혁이 병실로 들어오며 꽃다발을 내밀었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침대에 누워 있던 나는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강진혁이 손으로 나를 제지하며 말했다.“일어나지 않아도 돼.”“괜찮아요.”그래도 나는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진정우 앞에서는 누워 있어도 마음이 편했지만, 강진혁 앞에서는 어쩐지 자세를 바로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강진혁은 내 얼굴을 유심히 보며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부모님 사고에 관한 진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솔직히 말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언제부턴가 나는 모든 걸 굳이 말로 다 설명하지 않게 됐다. 가능한 한 적당히 넘기고 싶었다.“저혈당으로 잠깐 쓰러졌어요.”그럴듯한 변명을 내놓았지만, 강진혁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하며 먼저 물었다.“근데 오빠, 무슨 얘길 하려고 온 거예요?”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별일 아니야.”“오빠,“나는 조금 더 강한 어조로 그를 불렀다.“할 말 있으면 제대로 말해요. 이렇게 뜸 들이면 제가 더 걱정되잖아요.”“네가 몸 다 회복하고 나서 얘기하려고 했는데…”강진혁의 성격은 늘 이렇게 느긋했다.나는 그의 이런 태도를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오빠가 지금 말 안 하면, 더 초조해서 회복에 방해될지도 몰라요.”결국 그는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알았어. 말할게.”잠시 침묵하더니, 강진혁은 마침내 말했다.“유형이가 아버지, 어머니랑 크게 다퉜어. 너는 아직 모를 것 같아서.”“몰랐어요.”나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오늘 강유형을 만났지만, 그는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강진혁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엄마가 조나연을 유형이가 준 집에서 쫓아낸 걸로 시작됐어. 유형이가 화를 냈고, 엄마랑 크게 싸웠지. 아버지는 유형이를 때리셨고, 심지어는 관계를 끊겠다고까지 하셨어. 그리고… 회사에서도 내보내겠다고 하셨다더라.”초반
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