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표님, 고 대표님이 사무실로 오라고 하셨어요.”성유리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비서가 말했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알았다고 대답만 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어제와 달리 고명도는 열성스레 맞이했다.“유리야, 왔어? 어젯밤에 일찍 가는 것 같던데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거야?”“네, 남자친구가 돌아왔어요.”성유리의 대답은 매우 차분했다.이 말에 고명도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갑자기 어젯밤 박한빈이 자신에게 걸었던 그 전화를 떠올렸다.‘그런 거였구나.’고명도는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말했다.“연 교수님이 돌아오셨어? 이번 출장에 꽤 오래 간 것 같은데?”“네, 한 달 가까이 있었어요.”“이렇게 출장을 자주 가는 것도 장거리 연애지 않아? 두 사람의 감정에 무슨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렵지 않아?”고명도의 말이 끝나자 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렸다.“고 대표님과 상관이 없지 않아요? 이런 개인적인 일을 물어보려고 아침부터 저를 부르셨어요?”“내가 널 걱정해서 그러는 거잖아. 어쨌든, 너 예전에 나를 아저씨라고 불렀으니.”성유리가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계속 말을 이을 생각이 없어 보이자 고명도는 말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사실 더 중요한 게 있어. 인주 프로젝트에 관해 얘기해볼까 해.”“네?”“박 대표님 쪽에서 이미 우리와 협력하기로 동의했어.”그의 말이 끝나자 성유리의 표정은 오히려 눈에 띄게 변했다.“아, 직접 동의한 건 아니고. 우리 제안에 관심이 좀 있다는 얘긴데 계약서 같은 건 당연히 우리가 계속 쟁취해야지. 오늘 밤에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렸다.인주처럼 큰 프로젝트에 초기 투자만도 수천억 원이 들었고 지화라 하더라도 신중히 생각해야 하는데 어떻게 며칠 만에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고명도가 이렇게 말하니 성유리는 오히려 박한빈이 초조해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뭐가 그리 급한 걸까?이 인기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이 경쟁하고 싶어 하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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