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1201 - Chapter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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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우리 이제 이웃이라 계속 얼굴 볼 사이이야. 그리고 원한을 풀려고 좋은 마음에 음식을 들고 찾아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사람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어?”연승호는 실망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이건 분명 일부러 나한테 먹칠하려는 수작이었다. 나는 연승호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심정으로 다가가 두말없이 연승호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나에게 연속 몇 대 맞은 연승호는 연신 뒤로 물러나며 코피를 줄줄 흘렸다. 그러다가 끝내 화가 났는지 버럭 소리쳤다.“너 뭐 하는 거야?”“내가 쪼잔해서 네 마음 몰라준다며. 나 원래 그래. 어쩔래?”나는 오히려 단도직입적으로 내 패를 까발렸다. 연승호는 내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던 데다, 괜히 얻어맞은 게 억울해 속이 말이 아니었다. 그는 힘껏 코피를 닦고는 이를 갈며 나를 바라봤다.“정수호, 이 개 같은 자식.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뻔뻔해?”나는 싱긋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맞아. 나 원래 뻔뻔해. 너랑 내 사이가 안 좋은 거 동네 사람들 다 알아도 상관없어.”“우리 천수당은 평판을 중시하고, 양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해. 우리를 지지하고 믿어주는 사람은 영원히 우리 편에 설 거라고 믿어. 그러니까 쪽팔리게 사람들 앞에서 같잖은 수단 그만 써.”연승호는 내가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는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때리자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하지만 이 상황에 그가 나랑 싸우면 자기가 나를 모함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된다. 그렇다고 반격하지 않으면 괜히 자신만 피해 보는 셈이다.연승호는 오늘 밑천도 못 건진 셈이었다.“승호 도련님...”헤실 웃으며 다가오던 여준휘는 연승호의 이름을 부르자마자 그의 발에 걷어차였다.“어디서 내 이름 함부로 불러? 이것도 아이디어라고 내?”이 아이디어는 여준휘의 머리에서 나온 거였다.여준휘는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엎드려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결국 원하는 걸 얻지 못한 연승호는 씩씩거리며 떠났다.다만 괘씸한 건,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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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우리가 푸른솔에 나타났을 때 연승호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 게,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이곳에 찾아올 줄 몰랐을 테니까.연승호는 코에 반창고를 붙인 채 씩씩거리며 우리 앞에 다가왔다.“왜 왔어?”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우리도 선물 주러 왔지. 자고로 받으면 돌려줄 줄도 알아야 하잖아.”민우는 손에 든 박스를 들어 올렸다.“그래. 이건 우리 셋이 고생고생해서 준비한 거야.”연승호는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 손에 든 박사를 바라봤다.“너희가 설마 좋은 의도로 그러겠어? 고양이 쥐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그때 현성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고양이가 맞다고 해도 연 사장님은 쥐가 아니잖아. 대단하신 연승호 도련님이 쥐라니. 본인이 정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불러 주고.”은근히 사람을 돌려 까는 현성의 모습에 나와 민우는 웃음을 터뜨렸다.연승호는 체면이 팍 구겨졌다.“꺼져. 다 꺼져. 여긴 너희들 안 반겨.”우리 셋은 조금도 화내지 않고 계속해서 싱글벙글 웃었다.“어떻게 그래? 이와 온 김에 선물은 줘야지. 안 그러면 우리 마음이 불편해.”그때 민우가 상자를 열었고, 연승호와 여준휘는 곧바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 두 사람도 우리가 복수하러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우리가 연 박스 안에 들어 있는 한약을 본 순간 연승호와 여준휘는 바로 경계를 풀었다.여준휘는 얼른 아부했다.“보약을 가져다주러 왔네요. 승호 도련님, 제가 말했죠. 저 셋이 무슨 배짱으로 우리한테 시비를 걸겠어요?”그때 직원 한 명이 맞장구쳤다.“사장님 심기를 건드리면 본인들도 무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사과하러 왔나 보네요.”연승호는 워낙 아둔해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저를 추켜세우는 걸 좋아한다. 아마 조금이라도 머리가 있는 놈이라면 이 두 사람의 말에 놀아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연승호는 웃으며 우리를 바라봤다.“그런 거였네. 흥. 이렇게 선물을 가져온다고 내가 용서해 줄 것 같아? 정수호, 네가 오늘 나를 때린 건 평생 기억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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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1층 전체에 씁쓸하고 시큼한 냄새가 진동했다.연승호는 괴로운 듯 코를 틀어막고 나를 향해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정수호, 당장 이거 닦아내. 안 그러면 죽을 줄 알아.”나는 피식 웃으며 박스째로 던졌다.“그래. 어디 해 보든지. 가자.”목표를 달성한 우리는 바로 뒤돌아 가게를 나섰다.연승호는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나를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가게에 냄새가 진동하는 바람에 고객들은 모두 놀라서 도망치고, 심지어 아무도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연승호는 여준휘 더러 사람들을 데리고 가게를 청소하라고 명령했다.그 명령에 여준휘는 바로 약을 지우려고 했지만, 한약재를 달인 물이라 그런지 아무리 물로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큰일 났어요, 도련님. 약물이 안 닦아져요.”“뭐? 안 닦아지면 칼로 도려내.”“하지만 벽과 테이블 여기저기에 묻어 있어 다 도려내면 우리 가게 벽과 테이블이 남아나질 않아요.”연승호는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챘다. 그 순간 연승호는 화가 치밀어 버럭 소리쳤다.“아! 정수호, 내가 너 꼭 죽이고 만다...”나는 연승호가 가만있지 않을 걸 알았기에 멀리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연승호가 미친 듯 날뛰자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연승호, 날 어떻게 죽일 건데? 그러니까 앞으로 좀 얌전히 있어. 내 머릿속에 있는 한의학 지식을 대충 하나만 써먹어도 넌 고통스러워질 테니까.”“이런 방법으로 넌 날 못 이겨. 오늘은 너한테 주는 경고야. 하지만 또 이러면 다음번엔 쉽게 안 끝나.”나는 문에 기대어 연승호에게 마지막 경고를 남기고 그대로 떠나버렸다.일을 저지르고 천수당에 돌아오니 민우와 현성은 매우 기뻐했다.우리 모두 젊고 어리다. 모두 두 팔과 두 다리, 코 하나에 눈 두 개를 갖고 있는데, 누가 누구보다 못한 건 없다.그런데 윤승호는 항상 자기가 뭐라도 되는 듯 우월감을 갖고 있다.우리가 가게를 오픈한 건 우리 능력 덕분이고, 윤승호가 가게를 오픈한 건 아버지 능력 덕분이다. 그런데 대체 왜 그렇게 잘난체하는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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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현성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천만 원? 너무 많은 거 아니야?”“많긴 하지만, 이렇게 많이 요구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지 않아.”“그러다가 경찰에 신고하면 어떡해?”현성은 걱정스레 물었다.“신고 못 하게 할 수 있어.”“뭔데?”“서윤기.”서윤기는 그 영감의 약점이다. 전에 내가 이렇게 쉽게 그 영감을 주무를 수 있는 게 아니다.하지만 돈을 더 받아내려면 우리 말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때문에 나는 방법을 생각해 그 영감이 내가 서윤기 부하라는 걸 믿게 할 생각이었다. 심지어 내가 영감을 찾아와 돈을 받는다는 걸 서윤기도 알고 있다는 오해를 만들어야 한다.그렇게 해야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으니까.그날 밤, 우리는 또 영감을 찾아가 위기감을 조성하기로 했다.현성은 약간 망설였지만 결국 나와 함께 가기로 했다.“수호야, 난 너 믿어.”우리는 어젯밤처럼 모든 사람이 떠난 뒤 따로 행동했다.민우는 비록 우리를 의심했지만 임설아 일 때문에 별생각 하지 않았다.모두가 떠난 뒤 우리는 곧장 영감의 집으로 향했다.어젯밤 한 번 다녀간 적 있기에 오늘 우리는 미행하지 않고 바로 목적지에 도착했다.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현성은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저 인간들이 먼저 우리한테 잘못한 거야. 우리는 그냥 당한 걸 갚아주는 거야.”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한 뒤 우리는 문을 두드렸다.영감은 나를 보자마자 안색이 나빠졌다.“왜 또 왔어? 무슨 일인데?”흐트러진 옷을 보니 이제 막 하려고 준비 중인 듯했다.나와 현성은 영감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어젯밤 받은 5백만 원은 다 썼어. 그래서 돈 좀 더 받으려고.”“내가 은행도 아니고, 무슨 돈이 그렇게 많아?”영감은 당연히 싫어했다.나는 그 말에 피식 웃었다.“서 사장님이 제공하는 약재는 원래 구매 경로보다 절반이나 싸다는 거 알잖아. 요즘 장사도 잘되고 고객도 많았을 테니 내가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이틀 영업액이 예전의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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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나는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신고해. 우리가 잡히면 당신과 서 사장님 협력은 여기서 쫑나. 당신이 서 사장님 덕에 매일 버는 돈이 몇천만 원이잖아. 난 그중의 일부분만 가지는 거야. 그것도 싫으면 장사 잘못하는 거지.”“작은 돈 챙기려고 큰 거 잃는다면 밑지는 장사 아니겠어?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텐데.”나는 은근히 이해관계를 대신 따지며 어떻게 해야 손해를 적게 보는지 분석해 주었다.영감은 역시나 매일 큰돈을 버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물었다.“얼마나 원하는데?”나는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러자 영감이 눈이 휘둥그레서 물었다.“얼마? 천만 원? 미쳤어?”영감은 자리에서 펄쩍 일어났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방법 없어. 나 오늘 돈 모자라거든.”“협력 안 해도 상관없어. 이 돈은 못 줘.”“그래. 우리 가자.”나는 더 이상 돈을 요구하지 않고 그대로 일어서서 자리를 떠났다. 그 뒤로 현성도 따라나섰다.함께 밖으로 나온 뒤 현성은 바로 물었다.“이건 무슨 계획인데? 나 하나도 모르겠어.”“상대를 너무 몰아세우면 안 돼. 안 그러면 당장 서윤기한테 전화해서 우리 정체가 탄로 날 수 있어.”“그럼 오늘 온 목적은 뭔데? 돈이 아니야?”현성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내가 오늘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은 돈이 아니다.돈을 요구하는 건 단지 수단일 뿐이고, 내 목적은 이 영감이 서윤기에 대한 믿음을 깨버리는 거다. 그와 동시에 서윤기가 믿지 못할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거다.영감의 입으로 서윤기를 까 내리면 앞으로 그 누구도 서윤기와 손잡으려 하지 않을 거다.내 계획을 들은 현성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난 여전히 모르겠는데? 하, 내가 너무 바보인가 봐.”나는 웃으며 현성의 어깨를 끌어안았다.“괜찮아. 천천히 알게 될 거야.”“수호야, 너 학교 다닐 때랑 왜 이렇게 달라졌어? 얼굴이 그대로가 아니라면 네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야.”현성은 조용히 감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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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나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안 될 거 뭐 있어요? 거래할 건 없어도 정은 남아 있잖아요. 파트너는 못해도 친구는 할 수 있죠.”서윤기는 콧방귀를 뀌었다.[난 네놈이랑 친구 못해!]“너무 극단적으로 얘기하지 마요. 적어도 마지막 선은 남겨 둬야 나중에 너무 껄끄러워지지 않죠. 사실 할 얘기가 있는데, 만나서 얘기할래요?”[관심 없어.]서윤기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나는 서윤기가 이런 태도로 나올 거라는 걸 진작 알았다. 나한테 당한 게 있으니 기분 안 좋은 것도 당연했다.“사업에 관한 얘기인데, 정말 싫어요? 당신 같은 장사꾼들은 모두 이익이 우선이잖아요. 언제부터 감정적으로 굴었다고 그래요?”나는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서윤기는 한참 고민하더니 결국 말을 바꾸었다.[주소 보내.]“당신이 이끌어주는 가게 맞은편에 찻집이 있어요. 그곳에서 기다릴게요.”나는 일부러 그곳을 약속 장소로 잡았다. 목적은 바로 그 영감이 나와 서윤기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하기 위해서였다.서윤기는 흔쾌히 동의했다.[알았어. 바로 갈게.]서윤기와 약속을 한 뒤 나는 현성을 찾았다.“내가 서윤기랑 약속 잡았어. 저 가게 맞은편에 있는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거든. 이따가 방법을 대서 우리가 함께 있는 걸 영감이 보게 해.”“알았어.”나와 현성이 얘기하고 있을 때 민우가 걸어 들어왔다.“둘이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아무것도 아니야. 무슨 일이야?”민우는 그 말에 기분 좋은 듯 나에게 달려왔다.“서화협회의 손 선생님이 찾아왔어. 너를 만나고 싶대.”이건 참으로 의외의 수확이었다.얼른 로비로 나가 봤더니 손태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나는 예의 있게 먼저 손태진에게 인사했다.“손 선생님, 어쩐 일로 직접 오셨어요?”“연 선생님이 시켜서 왔어요. 연 선생님이 수호 씨에게 기회를 한 번 주겠대요.”사실 손태진이 이곳에 나타난 순간 나는 연상철의 뜻을 대충 짐작했다. 하지만 그걸 손태진 입으로 직접 들으니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언제쯤 편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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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손태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늘 오후 두 시, 연 선생님이 협회에서 기다릴 거예요.”“네. 제때 도착할게요.”나는 직접 손태진을 배웅했지만, 손태진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손태진이 떠난 뒤 우리 셋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너무 잘 됐다. 연 선생님 팔목만 치료하면 우리는 연상철 화백이라는 인맥이 생기는 거잖아.”“연 선생님은 서화협회 협회장이라 인맥도 넓을 텐데.”민우는 잔뜩 흥분해서 보충했다.“지난번에 보니까 서화협회에 있는 분들 모두 어르신이더라고. 그 나이가 되면 몸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야.”“와. 만약 연 선생님 팔목을 치료한다면 우리 가게 다시 살아날 수 있어.”현성도 함께 감탄했다.그때 나는 두 사람을 일깨웠다.“이 일은 비밀로 해야 해. 우리 가게 직원들한테도 말하지 마. 안 그러면 누가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연상철은 아주 최상급 고객이기에 가게를 방문하는 횟수가 적어도 필요할 때 분명 큰 금액을 쓸 수 있다.이렇게 우질 고객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적들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돈을 버는 거다.“됐어. 난 찻집에 가 볼게.”연상철과의 약속은 오후로 잡혔기에 나는 우선 서윤기 일부터 처리하기로 했다.민우는 내가 뭐 하러 찻집에 가는지 몰랐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내가 찻집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윤기가 나타났다.나는 이미 주문한 차를 서윤기에게 건넸다.“이 집 차 괜찮던데, 마셔 봐요.”서윤기는 내 앞에 앉았다.“빙빙 돌리지 말고 말해. 무슨 일로 찾았는데?”“서 사장이 나 엿 먹인 것도 내가 화 안 냈는데. 왜 본인이 도리어 화내실까?”나는 서둘러 본론을 말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우리 맞은편 가게는 비록 요즘 장사에 타격받았지만, 여전히 손님이 많아 영감은 이 시간쯤 가게에서 바삐 보내고 있을 거다. 때문에 나는 현성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했다.내가 고른 자리는 마침 맞은편 가게가 보이는 자리였다. 나는 이곳에서 현성의 신호만 기다리면 된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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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서윤기는 겉으로 보기에 친절해 보이지만 속내는 검은 인간이다. 심지어 지금까지 나한테 당한 걸 속에 두고 있다.서윤기가 볼 때 자신은 이 바닥에서 오래 굴러본 사장님인데,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회 샛내기한테 당했으니 분명 마음이 안 좋을 거다.때문에 내가 지금 고개를 숙인 건 서윤기의 용서를 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의 우월감만 더해주는 셈이다.서윤기는 이런 방식으로 나를 찍어 누르고 나한테 자기가 누구인지 똑똑히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역시나 내 생각은 거의 들어맞았다.서윤기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봤다.“전에 기회를 줄 때 소중히 여기지, 지금은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 어때? 못 버티겠지? 그게 맞는 거야. 이제 시작이야. 더한 건 아직 뒤에 남았어.”“장사하고 싶지? 내가 못 하게 할 거야. 이건 나를 건드린 벌이야.”서윤기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나는 그의 눈빛에서 욕망과 통제욕을 보았다.서윤기도 처음에는 정 사장님과 마찬가지로 국민을 위해 생각했다지만, 결국 스스로 이익이라는 늪에 빠지게 되었다.지금의 서윤기는 눈에 이익과 돈, 그리고 남을 통제하려는 욕구만 남아 있었다.이럴 때마다 나는 정 사장님을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항상 초심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그건 아주 위대한 일이다. 그런데 정 사장님은 그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이 세상에 아마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나는 빙그레 웃으며 일어섰다.“가르침 고마워요. 그럼 난 이만.”목적에 도달한 나는 더 이상 서윤기와 마주 앉아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너무 힘들고 재미없었다.찻집에서 나와 천수당에 돌아오니 현성도 얼마 뒤 돌아왔다.나는 다급히 물었다.“그 영감 반응 어땠어?”“내가 그 영감한테 네가 서윤기 사촌 동생이라고 했더니 믿더라.”‘좋았어.’이제 우리 계획대로 또 한 발 나간 셈이다.‘서윤기, 네가 언제까지 날뛰나 두고 보자고.’한편, 주광덕 즉 우리가 늘 말하던 영감은 나와 서윤기의 사이를 확인한 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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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서윤기는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어릿광대들이 춤추는 게 뭐가 무섭다고 그래요? 내가 공급해 주는 게 비록 대체품이긴 하지만 아무 문제도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사용해요.”“서 사장님, 아직은...”서윤기의 표정은 단번에 어두워졌다.“주 사장, 지금 내 명을 어기겠다는 거예요?”“아닙니다. 그럼 서 사장님 말대로 대체 약재를 보내줘요.”서유기의 덕을 보고 있는 주광덕은 서윤기의 명령을 어길 수 없었다. 그러자 서윤기는 호탕하게 웃으며 떠나갔다.서윤기가 떠난 뒤 주광덕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돈 좀 모으면 나도 안 해. 내가 왜 남 눈치 보며 일해야 하는데?”...나는 이 사실을 모르는 데다 관심도 없었다.천수당에 돌아온 나는 연상철을 치료하러 갈 준비를 했다.이번 치료는 아주 중요한 것이기에 조금의 착오도 있어서는 안 된다. 때문에 나는 할 일이 없을 때면 침술을 연습해다.민우와 현성도 이번 일이 중요한 걸 알고 있었기에 나를 방해하지 않았다.나는 그렇게 혼자 사무실에서 몇 시간째 침술 연습만 하다가 점심까지 걸렀다.그러다가 1시가 넘었을 때, 나는 대충 음식을 챙겨 먹고 민우와 함께 서화협회로 향했다.가는 길에 민우는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수호야, 나 왜 이렇게 긴장되냐?”나는 웃으며 말했다.“연 선생님 치료하는 사람은 나인데, 네가 왜 긴장해?”“나도 모르겠어. 그냥 긴장되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우리 가게 오픈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큰 고객을 상대하는 건 처음이잖아. 만약 이번에 치료를 제대로 못 하면 우리 밥그릇을 잃을지도 몰라.”나는 손을 들어 민우의 이마를 튕겼다.“다른 사람은 나 안 믿어도 되지만, 너도 나 안 믿어?”“아니. 널 안 믿는 게 아니라 연 선생님 신분이 워낙 특수하잖아. 난 그렇게 대단한 분과 교류해 보는 거 처름이야.”나는 민우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한의관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람 다 만날 텐데, 너처럼 담력이 없으면 앞으로 장사 어떻게 해? 난 앞으로 상류층 고개만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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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손 선생님, 저한테 부담 주지 마요. 이럴수록 제가 더 긴장해요.”나는 손태진이 나더러 신중해지라고 이 점을 강조한다는 걸 알았지만, 이럴수록 내 긴장감만 더할 분이었다.내 말에 손태진은 나를 째려보더니 그제야 더 이상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나는 사무실로 향하는 동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추슬렀다.연상철은 우리를 보자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왔다.“수호 군, 왔네요.”나는 연상철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연 선생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걱정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바로 맞장구쳤다.“그래요.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에요. 만약 무슨 일이라도 나면 어떡하시려고요?”“연 화백님은 우리의 기둥이에요. 협회에 화백님이 없으면 안 돼요.”“이제 곧 서화 대회가 열리는데, 그때 무대에 올라가 연설도 해야 하잖아요.”연상철은 손을 들어 사람들의 말을 잘랐다.“다들 나 걱정하는 거 아네. 나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야. 알다시피 이 팔목이 이렇게 된 건 벌써 십 년 도 넘지 않나.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아파서 들지도 못해.”“난 날씨가 좋을 때만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어. 예전이라면 참을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죽어간다고 생각하니 그림을 더 그리고 싶어지네.”“좋은 날씨에만 그림 그릴 수 있는 거로는 이제 나도 만족할 수 없어. 나도 목숨이 끝나기 전에 유작이라도 많이 남겨 놓고 싶네.”연상철은 한평생 회화와 서예에 온 심혈을 기울였다. 서화는 연상철에게 목숨과도 같다.연상철의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연상철이 존경스러웠다.한 사람이 평생 한 가지 일에 자기의 모든 심혈을 기울인다는 건 아주 위대하고 대단한 일이다. 연상철은 말을 이었다.“만약 실패하더라도 그게 운명이겠거니 받아들일 거네. 하지만 나도 시도해 보고 싶네.”“사람은 원래 자기를 위해 평생 싸우지 않나? 내가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아직 팔팔해.”마지막 한마디는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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