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진이 나를 미워하는 건, 내가 전에 형수와 함께 그를 모함했기 때문이고, 고수연을 미워하는 건 아무 이유가 없다.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가 이혼할 때 원수가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고수연과 진용진이 그런 축에 속했다.재판 현장에 나도 따라갔다.진용진은 바람피운 사실을 인정하고 고수연에게 보상해 줄 것도 약속했지만 두 아이 중 한 아이의 양육권을 무조건 가지겠다고 요구했다.고수연이 아무리 발악해 봐도 달리 방법은 없었다. 이건 법률로 규정된 것이니까.“변호사님, 정말 방법이 없나요?”고수연은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그 말에 연재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없어요. 인제 그만 싸워요. 의미 없어요.”고수연은 이를 악물고 최후의 결정을 내렸다.결국 고수연은 진용진과 재산을 분할하고 아이도 한 명씩 키우기로 결정 났다.이건 가장 좋은 결과였다.고수연의 권익도 보장했을 뿐만 아니라, 너무 힘들게 살 필요도 없으니까.그리고 진용진이 고아다 보니 일 때문에 아이를 볼 여력이 없는 걸 고려해, 법원에서는 평소 고수연이 아이를 대신 돌봐주라고 판결했다.이렇게 되니 고수연은 자기가 받아야 할 재산도 받고, 아이도 동시에 키울 수 있게 되었다.재판이 끝난 뒤, 고수연은 나에게 4백만 원을 이체했다.“사장님, 이건 전에 빌린 돈이에요.”“힘들 텐데 먼저 써요. 전 급하지 않아요.”“아니에요. 쓸 거 충분해요. 진용진이 그동안 돈을 그렇게 많이 번 줄도 몰랐어요. 이혼하면서 받은 위자료만 해도 몇천만 원이에요.”진용진이 지금 사는 집을 고수연은 갖지 않았지만 모두 현금화해서 계산했다. 때문에 위자료와 집값을 합치면 족히 1억 6천만 원 정도 된다.이건 고수연한테 큰돈이나 다름없다.고수연은 연재혁에게 변호사 비용을 준 뒤 우리에게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나섰다.“저는 됐어요. 따로 일이 있어 앞으로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요.”“네. 그럼 조심히 살펴 가세요.”연재혁이 떠난 뒤, 고수연은 나를 바라봤다.“사장님, 우리끼리 식사하러 갈까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