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1331 - Chapter 1340

1380 Chapters

제1331화

송석석이 수로 시공과 기초 방죽 공사에 대해 묻자 선평후는 바로 도면을 꺼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공사 규모가 꽤 클 것 같습니다. 전부터 시공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그때 당시엔 전쟁으로 국고에 금전이 부족한 탓에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매년 수로에 막힌 흙만 청소했는데, 작년부터는 진성의 여러 수로에 기초 방죽을 진행하고 쌓인 흙들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 연말쯤이면 대부분 공사가 끝날 것 같습니다.”송석석은 예상보다 더 큰 공사 규모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그럼 기초 방죽 공사와 수로 청소에 어떤 자들을 쓰고 있는 겁니까?”선평후는 송석석이 이 공사로 국고의 돈을 너무 많이 쓰게 되어 전쟁에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들어 답했다.“일부는 노역이고 일부는 노동자를 고용한 것입니다. 공사에 투입된 사람들을 전부 합치면 2만 명 가까이 될 겁니다. 매일 식비도 많이 들어서 노동자들에게 주는 노동비를 감소하였습니다. 다행히 그중 만 명 정도는 노역이기에 밥만 주고 노동비는 따로 챙겨줄 필요가 없습니다.”“현재 하도 공사를 관리하고 계신 분이 누구십니까?”“수부사 김창명입니다.”“어느 지역 분이시죠?”“연주 사람입니다. 공부에서 임직한지 7년이 넘으셨고, 2년 전에 수부사로 승진하셨습니다. 김창명 이자는 일도 잘하고 박력도 넘칩니다. 지금까지 수로 공사를 거의 대부분 도맡아서 하셨고 공사 기간도 짧아서 폐하께서도 높이 평가하신 분입니다.”말을 하던 선평후가 잠시 흠칫했다. 김창명이 연주 사람이고 현재 연주에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순간 떠올라, 그제서야 송석석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노역과 노동자들은 전부 김창명이 오랫동안 쓴 사람들이고, 매년 수로를 청소한 것도 다 같은 사람들이었다.그들이 꿍꿍이를 품고 손을 쓰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김창명이 임직한 이 몇 년 동안 매일 전전긍긍하면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연왕 패거리의 짓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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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김창명의 정보 자료는 염구진에게 전달되었다.김창명은 현재 47세, 연주 사람으로 13살 때 수재가 되어 18살에 향시에 합격했었기에, 그때 당시 연주에서 신이 내린 인재라고 불리우기도 했다.하지만 향시에 합격하고 나서 중병에 걸린 모친 때문에 주춤했다가 결국 진성에 올라와 시험을 보지 못하고 연주 현지 관청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후에는 연주부의 보좌관이 되었다.그의 승진 과정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연주나 공부에서의 평가도 매우 높았다. 사부에서 3년에 한 번씩 시험을 보는데, 이 또한 매년 우수한 성적을 이뤘다. 심지어 현재 하도사를 하고 있는 것도 인재를 매몰시키는 일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그 중 일부 사람들은 김창명이 인맥이 없어서 겨우 하도사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했으며 인맥이 조금 넓었다면 공부 시랑도 가능했을 거라고 평가했다.대상에는 김창명과 같은 관원들이 많았기에, 그는 비록 관직이 높진 않지만 일을 잘하고 야망이 크지 않지만 조용하게 자기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람에 속했다.그렇기에 그가 특별히 화제성을 일으킨적이 없었으며, 가족도 부인 한 명에 첩 한 명, 그리고 아들과 딸, 노비 세 명이 전부였다. 전에 살던 집도 남의 집이었으며 2년 전에 겨우 작은 마당이 있는 집을 사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하도사의 수입이 꽤 짭짤한 편이기에 2년 전에 겨우 집을 산 걸 보면 지금까지 청렴한 관리를 이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염구진이 김창명의 부하 관사 몇 명이 그보다 훨씬 부유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었다. 부하가 받는 돈이 김창명보다 많을 리가 없는데 김창명보다 부유하게 살고 있다는 건 그들이 공사 비용에 몰래 손을 댔다는 뜻이다.김창명 등잔 밑에서 탐오했는데 김창명이 과연 아무것도 몰랐을까? 절대 그럴 리는 없을 것이기에 이 또한 매우 이상한 점이었다. 뻔히 부하들이 탐오하도록 내버려두면서도 자신은 가담하지 않았으니, 진정한 청렴 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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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제 제사가 송석석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사람은 추몽이었다.추씨 가문 조상이 예전에 나라를 세우는 전쟁에 참여하면서 정방후로 책봉되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추몽이 선황제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결국 지위가 평안백으로 강등하게 된 것이었다.이 때문에 진성을 떠난 추몽은 강남에서 은둔 생활을 시작했고 이제 진성에서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되었다. “추몽 이자는 한평생 혼인하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추씨 상호가 바로 그의 것입니다.”홍시의 말에 송석석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이자가 바로 추씨 상호 배후의 진정한 주인이라고?”추씨 상호는 강남 일대에서도 알아주는 백년도 넘는 노점이었으며 재산이 시씨 가문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많았고, 여러 업종을 종사한 덕분에 주인의 인맥도 매우 넓었다.하지만 상국에 추씨 성씨를 가진 사람이 꽤 많기도 했고, 추몽이 오래 전부터 은둔 생활로 사람을 전혀 만나지 않았던 탓에 그가 추씨 상호의 주인인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홍시는 애초의 초씨 상호는 추몽의 것이 아니었는데 추몽이 강남으로 떠나고 나서 어떻게 된 일인지 추씨 상호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어 더 이상 경영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자, 추몽에게 판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하게 듣고 있던 송석석은 그제서야 궁금함이 풀린듯 감개무량하게 말했다.“다들 참 깊게도 숨었네.”홍시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추몽 그자는 대체 무엇을 원하는 걸까요? 자식도 없고 형제 자매들과 왕래도 끊었잖아요. 이제 나이가 많아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혹시 선황제께서 자신의 작위를 낮춘 게 억울해 복수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송석석도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을 풀기 위해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말이다.그러니 일단은 선황제가 어떤 이유로 추몽의 작위를 거두었는지 알아내야 하는데 이 일을 아는 사람은 제 제사와 목 승상밖에 없었다. 송석석은 두 사람 중 누구를 찾아가야 추몽의 원망과 미움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생겨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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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하지만 목 승상은 말을 쉽게 꺼내기 힘든 듯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사실 진실이 무엇인지 저도 확실하게 알지는 못합니다. 작위를 폐했을 당시에 선황제께서 대외적으로 추몽이 큰 무례를 범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평안백으로 책봉했고, 어전에서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추몽과 제 제사 사이에 남다른 감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선황제께서 이를 아시고 나서 크게 분노하셨고 가끔 듣기 거북한 말로 추몽에게 치욕을 주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작위까지 폐하시니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추몽은 그대로 진성을 떠났다고 들었습니다.”솔직히 송석석은 비슷한 추측을 하기도 했지만 제 제사와 추몽은 어전에서 나랏일을 하는 사라들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고 더군다나 선황제가 이런 일을 제일 증오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당연히 잘 숨기고 있을 줄 알았다.그리고 이런 일로 작위까지 폐한다는 건 너무 과분한 처분이었다.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추몽이 선황제를 진정한 벗으로 생각했기에 자신의 감정을 굳이 숨기지 않았던 것이고, 이런 일들이 하도 빈번히 일어나니 선황제가 기분이 안 좋아진 탓에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았다. “그럼 승상께서는 추몽이 진성을 떠나기 전에 선황제에게 원망과 앙심을 품었다고 생각하십니까?”목 승상은 전혀 놀라지 않는 송석석을 보며 그녀가 이미 예상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으셨겠지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는지는 추몽 그자만 알고 있을 겁니다. 물론 제 제사도 알고 있을 수 있고요.”하지만 송석석은 제 제사에게 이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관건적인 순간에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미세한 변수일지라도 전체 판국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제 제사 외에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잠시 고민하던 목 승상이 대답했다.“오대반의 스승인 만 공공은 알고 있을 겁니다. 그자가 선황제를 오랫동안 보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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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빨간색 비단 함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는데, 만 공공은 소매로 비단 함을 쓱 닦더니 함을 열어 그 안에서 옥패 하나를 꺼내 목 승상에게 건넸다. 의아한 표정으로 옥패를 살피던 목 승상은 순간 옥패 위에 새긴 용 무늬를 발견했다.이는 선황제의 물건이었다!“뒷면을 보십시오.”만 공공의 말에 목 승상은 옥패를 뒤집었고, 뒷면을 확인하자마자 깜짝 놀란듯 입을 떡 벌린 채 온몸이 굳어버렸다.옥패의 뒷면에는 앞면과 같은 용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뒷면 용 무늬 위에는 단풍잎 하나가 더 새겨져 있었고 단풍잎 옆에는 작은 “시”자가 적혀 있었다.송석석도 이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자, 목 승상이 한숨을 푹 내쉬며 조심스럽게 설명했다.“시경이 바로 선황제의 성함입니다. 그리고 추몽 그자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던 나날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별명이 바로 단풍 도령이었습니다.”그러자 만 공공도 말을 덧붙였다.“이 옥패는 선황제께서 추몽 통령에게 직접 하사하신 물건입니다. 뒷면에 원래는 용 무늬밖에 없었는데 이후에 선황께서 직접 단풍잎과 ‘시’자를 새기신 겁니다. 추몽은 이를 계속 몸에 달고 다니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선황제께서 이를 보게 되었고 크게 노하시더니 이를 구석에 던져버렸습니다. 소인은 이를 주워 추 통령에게 돌려주려고 했었는데, 그 뒤로 적절한 기회가 없어, 그분이 진성을 떠난 뒤에 이 옥패를 소인이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송석석은 너무 놀라서 입을 떡하고 벌렸다.‘이게 대체 무슨 뜻이지? 내가 이해한 게 맞나? 추몽과 제 제사 사이에 묘한 감정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 사이에 선황제가 왜 끼어든 거지?’송석석은 선황제가 제 제사와 추몽 사이의 감정을 알게 되었거나 추몽이 무례한 행동을 저질러서 추몽을 진성에서 내쫓은 거라고 생각했다.선황제가 남색을 즐기는 자들을 제일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추몽이 기꺼이 그런 짓까지 저질렀으니 선황제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만 공공, 그럼 선황제께서는 그 이유로 추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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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몇 년 동안 수로 공사에 쓴 사람들 모두 진성 안팎의 노역이었으며 그동안 한번도 사람을 바꾸지 않았다.하도사 전체는 김창명의 지시를 따르며, 수로 공사와 배수 공사를 빌미로 많은 산과 토지를 침략하고 삼켰다. 심지어는 여기저기서 집을 지었고 노동자들과 일부 노역들도 그 곳에서 생활을 했다.수로는 많은 곳에 분포되어 그들이 차지한 곳은 동서남북 곳곳에 다 있었는데, 염구진이 이 땅들을 모두 선으로 이어보니 황성을 완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그러므로 만약 이자들이 확작의 사병이라면 성문을 지켜도 소용이 없게 된다. 이자들은 계속 성 안에 있으며, 평소에 일이 없을 땐 여기저기 돌아다니기에 아마 순방영과 경위들보다 진성의 지형을 더욱 익히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송석석이 쿵쾅거리는 심장으로 지도를 보았다. “이 사람들이 이 토지들을 점용하고 있다는 건 공부와 황제 폐하의 승인을 받았다는 뜻이겠지.”“맞습니다. 하지만 그저 수로 공사와 배수 때문에 점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에 집을 지을 수는 없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제가 관청에 가서 호적을 조사해보니 전부 기록이 없는 사람들이였습니다.”“그럼 노역들도 전부 이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인가?”“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성 외에서 보내온 노역들도 전부 이곳에서 살고 있으니깐요. 이자들 모두장기간 강도 높은 노동으로 인해 힘이 어마어마하게 강합니다. 몇 십 근짜리 대도와 몽둥이도 쉽게 휘두를 수 있을 정도 입니다.”송석석이 미간을 확 찌푸렸다. 수로 공사와 기초 방죽 공사에는 가끔 돌을 깨야 할 때가 있기에 노동자들은 큰 망치와 대도 등 무기를 평소에도 늘 가지고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무기들 모두 조정에서 직접 제공한 것이다.송석석은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어 다음날 아침 해가 밝아지자마자 바로 궁으로 들어가 숙청제에게 보고를 올렸다.하지만 숙청제는 송석석의 말에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그러니까 네 말은 그 오합지졸들이 역적이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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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송석석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으며, 머리가 너무 아파 금방이라도 늙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쩐지 조정의 관원들은 나이에 비해 늙어 보였고 목 승상은 60세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머리카락 절반 이상이 백발이 된 것에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울적한 송석석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목 승상에게 찾아가 혹시 목 승상이 황제 앞에서 몇 마디 해줄 수는 없는지 도움을 청했다.자초지종을 들은 목 승상은 오히려 피식 웃으며 송석석을 쳐다보았다.“고자 이런 일로 그리 화를 내시는 겁니까?”“제가 어찌 감히 화를 내겠습니까? 하지만 일이 해결이 안 되고 이러다가 상대방이 눈치라도 채서 먼저 공격을 할까 봐 두려운 것이지요. 폐하께서는 결국 저를 믿지 못하시는 겁니다.”그러자 목 승상이 되물었다.“폐하께서 왕비님을 믿지 못하시는 건 지극히 정상입니다. 왕비님이라면 아랫사람이 증거도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하지만 폐하께서도 왕야가 야망을 품고 있다는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이렇게 노심초사 경계를 하시고…”“확실한 증좌가 없어서 더 두려운 겁니다. 만약 증좌가 있었다면 바로 손을 쓰셨겠지요. 사실 많은 일들이 왕비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특히 조정에서 결정을 하나 내릴 때마다 여러 번의 상의가 이어지고 1년이 넘어도 추진되지 않는 일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수로 공사는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연말이면 준공될 텐데 이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하도사의 관원들을 체포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왕비님께서 그자들이 역적으로 의심된다는 말에만 근거하여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닙니다. 확실한 증좌가 없지 않습니까? 왕비님께서 혹여 폐하를 설득할 수 있다고 해도 대신들과 백성들은 절대 설득하지 못할 겁니다.”목 승상이 한숨을 살짝 내쉬며 말하자 송석석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하지만 김창명은 이미 진성을 둘러쌌습니다. 조사해보기만 해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그건 둘러쌌다고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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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한편, 숙청제가 오월을 공사 현장에 보내 상황을 지켜보라고 하자, 김창명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여유롭고 자연스럽게 오월을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공사가 끝난 부분을 검수했다.공사가 오랫동안 지속된 만큼 댐 공사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그 결과물도 매우 좋았다.오월은 그 뒤로 수로도 살펴보았는데, 막혔었던 부분이 이미 다 뚫려 있었고 전에 파손됐던 방죽도 더욱 높고 견고하게 재건축 되었다.오월은 부하를 시켜 노동자들과 함께 간단한 담소도 나누었다. 노동자 대부분 강한 햇볕에 피부가 거멓게 탄 건장한 남자들이었지만, 관원들 앞에서는 유난히 순한 모습을 했다.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할 뿐만 아니라, 불만이 있는지 물으니 우물쭈물하다가 고기 반찬을 조금 더 많이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오월은 이런 순박한 노동자들의 눈빛에 살기나 원망도 전혀 없는 것을 보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부하를 거느리고 노동자들의 임시 처소에도 방문했다. 임시적으로 지어진 집은 한번에 일곱 명 정도 잘 수 있는 협소하고 허술한 공간이었다. 심지어 작업에 필요한 무기들은 전부 커다란 창고 안에 넣어 통일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월은 여기저기 꼼꼼하게 훑었지만 수상한 점은 전혀 찾지 못했으며, 어느 공사 현장과 다를 게 없이 느껴졌다.수수한 옷차림을 한 김창명 또한 평소에 노동자들과 함께 밥도 먹으면서 수로 공사에 대해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고 했다. 오월은 이렇게 며칠 동안 공사 현장을 돌아본 후, 궁으로 돌아가 황제에게 자신이 보기엔 김창명과 노동자들은 전혀 문제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고 보고했다. 조용하게 듣고 있던 숙청제가 갑자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계속 지켜보고 있거라. 특히 무기를 보관하는 창고를 더욱 신경 쓰거라.”“혹시 폐하께서는 그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오월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자 숙청제가 대답했다.“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숙청제는 여전히 어딘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송석석이 그에게 김창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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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이틀동안 지켜보던 송석석은 하도 부사 고명옥부터 잡아오기로 결심했다.올해 35살인 고명옥은 공부에서 일한 지 5년이 넘었다. 농부 출신이였던 그는 조실부모하여 어렸을 때부터 형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형제들은 고명옥을 제일 좋은 서원에 보내기 위해 몸이 다 망가질 정도로 열심히 돈을 벌었지만 출세를 한 후 그는 돈을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예전에 자신을 키워준 형제들과는 연을 끊어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힘들 때 자신 곁에 있어준 아내를 버리고 은사의 딸을 부인으로 들이기도 했다.고명옥의 은사가 바로 백운 서원의 원장으로 이미 사망했고 은사의 딸을 부인으로 들인 뒤에도 고명옥은 그녀에게 잘해주지 않았다.한 마디로 고명옥은 인간이길 포기한 배은망덕하고 버러지 같은 놈이었다.이런 놈일수록 지극히 이기적이고 약점도 많기에 잘 다루기만 하면 뭐든 얘기할 것이 분명했다.그날 밤, 송석석은 몽동이를 시켜 고명옥을 납치하곤, 그를 멀리 떨어진 곳에 하룻밤 묶어 놓았다. 충분히 겁을 먹고 배도 고파야 이튿날 심문이 더욱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고청명은 포대기에 덮여 끌려온 탓에 앞이 어두워서 이곳이 어디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며 그저 누군가가 돈을 강탈하기 위해 자신을 납치한 거라고 생각할 뿐이었다.고명옥은 냅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손발이 묶여 있을 뿐만 아니라 입도 막혀 있었기에 미세한 신음소리만 낼 수 있었다. 그렇게 고명옥은 어둠속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이튿날 아침 대문이 활짝 열리며 갑작스러운 빛의 자극이 와 고명옥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다.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다시 돌려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는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상대방은 남장을 하고 있었지만 고명옥은 단번에 그자를 알아보았다.북명 왕비 송석석이다.화들짝 놀란 고명옥이 입을 떡 벌린 채 갈라진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왕비님, 소인이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곳에 끌려온 겁니까?”송석석은 한 마디 대꾸도 없이 몽동이가 건넨 의자에 앉자, 몽동이가 이내 고문에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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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송석석은 다시 의자에 앉아 고명옥에게 말했다.“너희가 탐오한 사실을 황제 폐하께서 전부 알고 계신다. 지금 너희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 관원으로도 계속 살 수도 있어.”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좋은 고명옥은 송석석이 얘기한 가치 있는 정보라는 게 윗사람을 고발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명옥은 송석석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요즘 따라 오월 그자가 공사 현장을 자주 순찰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송석석이 직접 나서서 심문하고 있다는 건 황제의 어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돈을 챙긴 것에 대한 김창명의 태도는 어떠했냐?”잠시 고민하던 고명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확히 고하자면 김창명 그자가 저희에게 돈을 챙기라고 시킨 겁니다. 처음엔 그저 저희에게 수고비를 준다고만 해서 그 뒤로 저희가 몇 번 더 챙겼는데, 김창명 그자는 계속 모른 척했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도 더욱 대담해져서 더 많이 챙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김창명이 저희를 찾아와 경고를 하더라고요. 저희가 탐오한 금액을 전부 적었다고 했지만 말만 그렇게 할 뿐, 실질적으로 처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김창명도 많이 챙겼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뒤로도 대담하게 계속 돈을 챙겼습니다. 물론 김창명도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고요.”“지금까지 계속 관여하지 않았던 것이냐?”송석석의 물음에 고명옥이 서둘러 대답했다.“딱 한 번 있습니다. 이번 수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 김창명은 우리를 소집하여 이번에는 절대 돈을 챙기면 안 된다고 엄격하게 경고를 주었습니다. 절대 한 푼도 챙기면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는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희에게 교대로 쉬라고 했지만 김창명은 매일 친히 공사 현장에 나와 작업을 감독하고 있었습니다.”송석석이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이번 공사를 왜 이리 중요시하는 것이냐?”“아마도, 아마도 이번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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