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양시은은 병원에서 박은희를 간호한 지 며칠이 지났다.박은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예전에는 왜 몰랐지...”양시은은 그녀가 예전의 일을 언급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얼른 웃으며 말을 잘랐다.“어머님,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까 더는 언급하지 마세요.”“그래. 알겠다.”박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머금은 채 따듯한 죽을 먹었다. 그 따듯함이 그녀의 가슴에도 퍼지는 것 같았고 나날이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나도현은 점심이 되어서야 병실로 오게 되었다. 양시은과 박은희의 화목한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당연하지. 넌 내 며느리고 내 딸이나 다름없는 존재이지.”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박은희가 웃으며 말했다. 양시은은 나도현을 힐끗 보며 미소를 지었다.“어머님 상태는 괜찮으셔. 며칠만 더 입원하면 퇴원할 수 있대.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응, 걱정 안 해.”나도현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그래도 쉬엄쉬엄해.”“박 여사, 오늘 몸 상태는 어때요?”이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두른 여자가 병실 앞에 서서 말을 걸었다. 여자는 바로 박은희가 입원해 있는 병실의 옆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VIP 병동엔 애초에 사람이 많지 않았던지라 요즘 자주 찾아오고 있는 손님이었다.“어머, 엄 여사. 얼른 들어와 앉아요.”박은희는 반갑게 인사했다.“혹시 제가 눈치 없이 찾아온 건 아니죠? 어머, 오늘은 아들이 찾아온 거예요?”옆 병실을 쓰고 있는 엄현숙이 말하면서 들어오더니 나도현을 위아래 훑어보곤 기쁜 얼굴로 말했다.“아들이 참 곱게 자랐네요. 꼭 연예인처럼 어디서 본 것 같네요?”박은희는 아들을 언급하는 엄현숙에 자랑스럽게 대꾸했다.“어느 잡지에서 본 것이겠죠. 우리 아들이 인터뷰를 몇 번이나 했었거든요.”“아, 생각나네요. 그때 그 유명한 엘리트 변호사 맞죠? 이제야 기억이 나네요. 젊은 나이에 모든 걸 다 가졌다니. 정말 보기 드문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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