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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891 - Chapter 900

1200 Chapters

제891화

“이거 엄청 맛있어요. 다음에도 또 해주세요.”“그리고 이건 별로예요. 블랙 리스트.”반우희는 한입씩 맛보며 평가했다.부승원은 전날 밤 반우희가 ‘뭐든지 해주겠다는 말’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 말했었던 건 모두 거짓임을 알아차렸다.잠자리가 끝나고 나니 반우희는 또다시 머리 위로 기어오르려 했다.이젠 머리 위에서 밥까지 먹고 덩실덩실 춤도 췄다.“어어, 입 더 크게 벌려요.”반우희는 계란을 흰자만 먹었고 노른자는 바로 부승원의 입에 넣었다. 부승원은 하다 하다 잔반 처리까지 맡고 있었다.‘다음엔 절대 넘어가지 않을 거야.’“자 이것도 먹어요.”‘뭔데?’‘아. 시금치.’“안 먹을 거야...”그러나 반우희는 냅다 입안으로 욱여넣었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음식 낭비하면 벌받아요.”“...”부승원은 굳은 얼굴로 말없이 입안의 음식을 삼켰다.고개를 숙이자 계획에 성공해 웃고 있는 반우희가 보였고 부승원은 티슈를 한 장 뽑아 반우희의 입가를 닦았다. 그리고 여전히 반우희의 등받이 신세를 자처하고 있었다.반우희는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었고 부승원은 더 이상 잔소리하기도 지쳐 스스로 반우희가 먹은 아침상을 치웠다.부승원이 방을 나서자 반우희는 몰래 화장실로 향했다.그리고 한참 뒤 부승원이 돌아오자 맨발로 뛰쳐나와 등 뒤로 부승원을 꼭 껴안았다.부승원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더 안 자도 돼?”반우희는 얼굴을 등에 비비며 말했다.“혼자 자는 건 싫어요.”부승원은 무의식적으로 반우희의 손을 잡았고 잠시 고민하다가 반우희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반우희는 거의 습관적으로 부승원의 목에 팔을 걸었고 또 품을 파고들었다.말랑해진 분위기에 차갑던 부승원도 녹아내려 갔다.그래서 반우희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침대 위로 누워. 난 그 옆에서 서류 볼게.”“일하지 마요.”반우희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졸랐고 빠르게 턱에 뽀뽀했다.“그냥 나만 보고 있으면 안 돼요? 다른 건 하지 말고요.”하룻밤이 지나고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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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소원대로 침대로 향하자 반우희는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그럼 그렇지. 내가 누군데? 고작 부승원 정도는 아주 쉽다고!’‘흥.’반우희는 입이 귀에 걸렸으나 가식적으로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지금 대낮부터...”“...”부승원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반우희의 턱을 움켜쥐었다.“대낮인 걸 알고는 있어?”그러자 반우희는 가볍게 다리를 굴렀다.‘그럼, 뭐?’부승원은 얼굴만 봐도 반우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고 혼내고 싶다가도 얼굴만 보면 마음이 약해졌다.그렇게 대치 상태에 놓이고 반우희는 또 장난하려 했다.그러자 부승원은 바로 반우희의 입에 키스하고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이에 반우희는 작게 신음을 흘렸고 목에 팔을 건 채로 호흡에 맞췄다.움직임은 점점 커지고 뭐든지 빠르게 배우는 부승원은 하룻밤 사이에 반우희의 스탯을 모두 학습해 바로 반우희를 자극했다. 반우희는 몰래 숨을 몰아쉬다가 또 부승원에게 잡혀 키스를 이어갔다.반우희는 자신의 꾀에 넘어간 격이 되었고 부승원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말했다.“그만해요. 난 조금 쉬어야겠어요.”부승원은 반우희의 손목을 잡고 얼굴 옆으로 내려두었다.‘거절.’반우희는 너무 힘들어 겨우 버티다가 기회를 보아 도망가려 했다.그러나 키스는 끝나지 않고 부승원의 손아귀 아래에서 도망갈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부승원은 반우희를 지그시 쳐다보다가 턱 끝을 지그시 잡은 채로 숨을 돌릴 시간을 주었다.반우희는 침을 넘기는 부승원을 보며 온몸의 힘이 스르르 풀렸다.그리고 슬쩍 내빼려는데 부승원이 더 가까이 다가와 손목에 키스했다.반우희는 눈만 깜빡거렸고 온몸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찌르르해졌다.갑자기 다정해진 부승원은 정말 마다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반우희는 입술을 꾹 깨문 채로 가슴팍을 밀어내며 말했다.“밥 금방 먹어서 그렇게 누르면 불편해요.”부승원은 심호흡을 하더니 의미심장하게 반우희를 바라봤다.그리고 순식간에 휙 몸을 돌리더니 서로의 위치를 바꿨고 반우희는 부승원의 몸 위로 올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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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늦은 오후, 양시연이 전화를 걸어오자 부승원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정인 그룹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반우희는 코알라처럼 매달려 저녁을 차려달라고 졸랐다.“돌아와서 해줄 게. 지금은 일단 회사로 가봐야 할 것 같아.”“그럼, 나랑 같이 가요.”“더 안 쉬어도 괜찮겠어?”반우희는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오후 내내 쉴 만큼 쉬었는걸요.”부승원은 반우희를 실컷 괴롭히고 나니 이젠 반우희가 하자는 대로 모두 따라줬다. 그래서 반우희가 천천히 옷을 갈아입는 걸 기다렸다가 나란히 아래층으로 향했다.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나니 반우희는 기분이 퍽 좋아져 회사로 가는 내내 조잘조잘 떠들었다.회사 아래에 도착하고 보니 직원이 적지 않게 모여 있었다.부승원은 차량을 깊숙한 곳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기 전 반우희에게 골프용 모자를 씌웠다.반우희는 그 뒤를 졸졸 따르며 푸념했다.“이 모자는 너무 크잖아요!”부승원은 손을 잡다가 어깨를 감싸며 모자를 다시 꾹꾹 눌러줬다.“그리고 마스크도 너무 불편하고 답답해요.”반우희의 말에 부승원이 답했다.“다음엔 좋은 거로 챙겨줄 테니까 오늘만 봐줘.”반우희는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배고파요...”“올라가면 먹고 싶은 거 시켜줄게. 미리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둬.”반우희는 바로 신이 났다.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신이 난 게 아닌, 부승원이 자기 말대로 고분고분 따라주는 것에 신이 났다.엘리베이터에 오른 뒤 반우희는 몰래 부승원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꼬실 걸 그랬어요.”부승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몇 번 잤다고 이렇게 다정해지다니. 적응이 안 되는걸요?”“변호사님은 의외로 마음이 약한 사람인가 봐요?”“그런데 처음 그때에는 왜 모른 척했지?”반우희가 어느새 진지하게 고민에 빠지자 부승원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라 다른 사람은 없었지만 반우희가 아무렇지 않게 이런 말을 하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계속 말을 이어 하려는 반우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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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양 대표님, 저도 개인 시간이 필요하고 휴가도 필요한 사람이에요.”양시연은 연정훈에게 전화를 걸어 입을 삐죽거리며 방금 부승원이 했던 말을 따라 했다.연정훈은 소파에 앉아 그 말을 들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짧은 통화였는데 그사이에 우희 씨를 몇 번이나 훔쳐봤는지 알아요? 무슨 어린아이 돌보는 것처럼 한시도 가만히 두지를 못하더라고요.”연정훈은 웃음이 터졌다.“넌 그렇게 먼 곳에서도 다른 사람 연애사에 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양시연은 핸드폰을 높게 들고 연정훈을 향해 웃어 보였다.“내가 언제요? 그냥 해본 말이에요.”그리고 주머니에서 꾸깃꾸깃 못생긴 양모 펠트 열쇠고리를 꺼내 연정훈 앞으로 흔들었다.“이렇게 못생긴 인형 선물 받고 웃느라 다른 사람한테 관심을 돌릴 여유도 없는걸요.”연정훈의 입꼬리가 점점 굳어졌다.“벌써 받았어?”“네. 창수 삼촌이 직접 받았는데 무슨 귀중한 선물인 줄 알다가 안의 내용물 확인하고 휙 버릴 뻔했대요.”양시연은 그 말을 하면서 인형을 다시 눈앞으로 흔들었다.“이 인형 누구예요?”“시연이 너잖아.”“말이 되는 소리를 해요!”양시연은 벌떡 앉으며 손을 휘휘 저었다.“이 인형 눈 좀 봐요. 눈 크기도 다른데 난 이렇게 생기지 않았어요.”“일부러 그렇게 디자인한 거야. 짝짝이 눈이 얼마나 귀여운데.”양시연은 어이가 없었다.그러나 막무가내인 연정훈의 말에도 양시연은 웃음이 새어 나왔고 못생긴 인형이 꽤 마음에 들기도 했다.벌써 몇 시간 동안 손에 꼭 쥐고 있었더니 인형에 온도가 느껴졌다.연정훈도 이런 양시연을 알고 있었기에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돌아오면 더 예쁘게 만들어줄게.”“연 대표님이 얼마나 바쁘신 몸인데 매일 집에서 양모 펠트나 만들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웃어요.”“내가 내 아내를 위해 만들어 준다는데 누가 웃어? 난 상관없어.”양시연은 기분이 퍽 좋아졌다.그래서 배를 어루만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점점 태동이 선명하게 느껴져요. 집에 돌아가면 만지게 해줄 게요.”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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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만났는데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고?’연정훈은 갈피를 잡지 못했으나 점점 서운함에 입을 삐죽이는 양시연을 보며 농담이 아님을 알아차렸다.막 신혼이고 양시연이 아이도 가졌으니 연정훈의 삼십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애틋하고 사랑이 넘치는 시기였다. 양모 펠트 인형을 만들다가 손가락에 구멍이 나도 상관이 없었고 양시연이 조금이라도 서운해하는 걸 용납할 수가 없었다.보아하니 양시연은 정말 섭섭한 게 있었고 솔직하게 말하기엔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연정훈은 머리를 빠르게 굴리다가 ‘다른 사람’이라는 키워드에 누군가가 떠올랐다.‘설마... 소현주?’“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라면 아마도 강의실이겠지?”연정훈이 떠보듯 물어보자 양시연이 눈을 흘겼다.“글쎄요. 나도 기억이 잘 안 나서.”연정훈이 질문을 이어갔다.“넌 그때 주지혁 만나지 않았어?”“자꾸 쓸데없는 얘기로 대화 돌리지 마요.”양시연이 정확하게 아픈 곳을 찌르자 연정훈은 물을 한 모금 들이켜며 시선을 피했다.“내가 언제 대화를 돌렸다고 그래? 이미 지난 일에 질투도 하면 안 돼?”양시연은 쯧 하고 혀를 찼다.그리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우울한 얼굴로 배를 쓰다듬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래.’도둑 맞힌 물건을 몰래 가져왔는데 지금 와서 본인이 원래 주인이라 당당하게 말하기도 난감해졌다.그때 연정훈이 또 떠보듯 물었다.“내가 멍청하다고 한 건 요즘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서 그런 거야? 아니면 과거에 내가 저지른 일을 가리키는 거야?”양시연은 대답이 없었고 연정훈을 바라보는 대신 양모 펠트 인형을 꾹꾹 눌렀다.그러자 연정훈은 바로 눈치를 챘다.“과거구나.”양시연이 입꼬리를 올렸다.“과거에 있은 일 때문에 나온 말이긴 해도 요즘 정훈 씨가 잘했다고 할 수 있어요?”양시연은 못생긴 인형을 가리키며 말했다.“이것 좀 봐요. 정말 못생겨서.”“못생긴 건 그렇다 해도 내 성의를 봐서 받아줘. 우리 양 대표님이 부디 선심을 베풀어 나를 용서해 주길 바라.”“무슨 선심.”양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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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하찮은 것 같아요.”양시연이 투덜댔다.“그냥 내가 예쁘니까 좋아하는 거잖아요.”“그러면 네가 못생겼다고 해서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내면을 좋아한다고 해야죠.”“너는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고 마음속엔 온통 나만 있는데 이게 내면을 좋아하는 게 아니야?”양시연이 반문했다.“그러면 소현주 씨는요? 처음에 소현주 씨를 좋아했던 이유가 뭐였어요?”연정훈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진지한 표정으로 종이와 펜을 꺼냈다.“뭐 하는 거예요?”양시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연정훈이 답했다.“프로젝트에 큰 문제가 생기면 몇 가지 방안을 세워서 최적의 선택을 투입하지.”양시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이 교활한 인간 말로만 날 달래려는 거잖아.’양시연은 일부러 표정을 가다듬고 단호하게 말했다.“소현주 씨의 첫인상을 한 마디로 묘사해 보세요.”연정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다시 물을 마셨고 심지어 연달아 몇 모금씩 꿀꺽꿀꺽 삼켰다.양시연이 재촉했다.“처음 소현주 씨와 편지를 주고받았을 때의 느낌을 말해보세요.”연정훈은 찻잔을 내려놓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금 내 아픈 곳을 찌르는 거잖아.”양시연은 긴장하며 물었다.“왜요?”“소현주와 편지 주고받을 때 내가 눈이 멀어서 소현주가 순수하고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결국...”연정훈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건 정말 큰 웃음거리였어.”‘순수...’이번엔 양시연이 물을 마시고 입술을 꽉 깨물며 일부러 말했다.“소현주 씨는 순수하고 나는 단순해서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소현주 씨와 비슷하다고 느껴서였나요?” ‘뭐라는 거야.’연정훈은 과거의 일을 단번에 떨쳐내며 반박했다.“내가 그렇게 말한 적 없어. 말뜻을 바꾸지 마.”양시연은 눈을 굴리며 일부러 화난 척하며 코웃음 쳤다.“아니에요? 그러면 왜 그렇게 긴장해요?”“너 때문에 긴장하는 거지.”“...”“너 지금 배도 많이 커졌는데 내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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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제가 예전에 배운 보잘것없는 천문 지식으로 연 대표님께 지혜롭다고 칭찬받을 만한 자격이 있나요?”양시연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상대적으로는 그렇지.”연정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천문학 전공은 아니지만 네가 그런 지식을 알고 있어서 꽤 놀랐어.”양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겠죠. 원래는 그냥 단순한 교류라고 생각했는데 정훈 씨가 저랑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순간 레벨이 올라간 것 같죠.”“...”양시연은 연정훈을 힐끔 쳐다보며 미소인지 아닌지 모를 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정훈 씨와 소현주 씨는 진짜 화면 너머로 순수하게 온라인 연애를 한 거네요.”연정훈은 질투를 느끼며 잠시 멈칫한 뒤 말했다.“왜 자꾸 말끝마다 소현주를 언급하는 거야?”“정훈 씨의 옛일을 들춰내고 있잖아요.”“그렇다고 계속 소현주랑 나를 비교하지는 마.”“나는...”“나는 네가 항상 소현주랑 비교하는 게 싫어.”양시연은 잠시 놀랐고 연정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솔직하게 말했다.“넌 내 아내고 내가 마음속에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야. 자꾸 너 자신을 한심한 사람과 비교하는 게 난 싫어.”양시연은 그가 소현주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소현주에 대한 감정이 혐오에 가까운 것을 느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그 감정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연정훈이 내려간 입꼬리를 바라보며 양시연은 이번에야말로 연정훈이 소현주를 얼마나 혐오하는지 알았고 심지어 소현주의 그림자조차 양시연에게 닿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달았다.양시연은 한때 그렇게 깊었던 사랑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겼다.연정훈은 다시 말을 이었다.“만약 내가 항상 자신을 주지혁 씨와 비교한다면 넌 분명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거야.”양시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맞네.’주지혁도 한때 양시연과 함께 결혼을 꿈꾸던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녀에게는 그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만약 연정훈이 계속해서 주지혁을 언급했다면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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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소현주가 죽었다고?’갑작스러운 소식에 양시연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었고 연정훈도 잠시 멍하니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어떻게 죽었는데?”“자살입니다.”임성원이 차분히 답했다.“소현주 씨를 24시간 감시하도록 사람을 붙여뒀습니다. 그런데 잠깐 식사를 하러 간 사이에 소현주 씨가 플라스틱 숟가락을 부러뜨려 날카로운 끝으로 자신의 경동맥을 찔렀습니다.”양시연은 무심코 그 장면을 떠올렸다가 저도 모르게 구역질이 나왔다.연정훈은 양시연을 한 번 바라보더니 스피커폰을 끊고 임성원에게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 뒤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양시연은 황급히 휴지로 입을 막으며 화면 쪽으로 괜찮다는 손짓을 보냈지만 속에서 올라오는 메스꺼움은 점점 더 심해졌다. “우웩.”참으려 했지만 속이 뒤틀리는 것을 이기지 못한 양시연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콸콸 쏟아지는 물소리 사이로 그녀는 고개를 숙여 입을 헹궜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붉은 핏물의 이미지에 속이 더 울렁거렸다.“시연, 괜찮아?”연정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양시연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끔찍한 상상을 억누르려 애쓰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양시연이 화장실을 나가기도 전에 침실 문이 열리며 양지원이 급히 들어왔다.“시연아?”양시연이 문 쪽을 바라보자 양지원은 양시연의 얼굴이 물에 젖어 흥건하고 창백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무슨 일이야?”“괜찮아요. 그냥 입덧이 좀 심해서...”양지원은 양시연을 부축하며 물었다.“연정훈이 갑자기 전화해서 네가 아프다며 당장 와 보라고 하길래 왔는데 왜 이렇게 심하게 토한 거야?”양시연은 연정훈이 영상통화를 끊었는지 모르겠지만 후속 이야기가 궁금해 빨리 알아야 했기에 입꼬리를 올리며 양지원을 안심시켰다.양지원은 미간을 찌푸렸다.“싸운 거야? 연정훈이 너 화나게 했어?”“아니에요.”양시연의 얼굴에 약간의 혈색이 돌아왔다.“그냥 대화하다가...상상력이 너무 지나쳐서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어요."양지원은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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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양시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병실에 카메라가 있으니 절대로 타살일수는 없어요.”“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연정훈이 말했다.“소현주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고 약물의 영향일 수도 있어. 소현주의 하루 세 끼에 손을 댄 가능성도 많아. 결국 임성원이 항상 소현주를 감시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철저하지 않았어.”양시연은 힘이 빠져 의자에 기대어 앉았고 갑자기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 아직 혼란스러워했다.“당신은 어떻게 할 거예요?”양시연이 연정훈에게 물었다.연정훈은 처음 충격을 받은 기운이 가라앉았고 이미 차분해졌다.“그냥 절차대로 해야지. 우리랑은 관계없는 일이야.”양시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움직임이 어딘지 어색하고 굳어 있었고 연정훈은 그녀가 마음속으로 부담을 느낄까 봐 걱정하며 말했다.“그쪽에서는 아마 부검을 할 거야.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될 테지만 어쨌든 그건 너랑은 관계없어. 소현주가 저지른 죄는 셀 수 없이 많아. 외국에 있는 동안에 남편의 비서가 계단에서 떨어지도록 꾸민 사람이지. 그런 사람이 너의 몇 마디로 생을 마감할 리는 없잖아.”“알아요...”“걱정하지 마.”양시연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멀리 떨어져 있어 연정훈은 양시연 곁에 갈 수 없었고 그저 대화 주제를 바꾸어 그녀가 조금이라도 편안해지도록 하려 했다.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고 양시연은 그에게 말했다.“아빠 수술 끝나고 나서 돌아갈 거예요. 무슨 일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꼭 말해줘요.”그녀는 이번 일이 그냥 지나갈 일이 아니라는 직감을 하고 있었다.연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일이 생기면 전화할게.”그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양지원이 차를 들고 들어오자 양시연은 그제야 영상통화를 끊었다.주위가 조용해지자 그녀는 최근 일들을 떠올리며 양지원이 건넨 차를 받아 들면서 하마터면 거의 델 뻔했다.양지원은 급하게 말했다.“천천히 마셔.”양시연은 입술을 핥고 난 후 정신을 차렸다.양지원은 양시연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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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양홍두가 가볍게 기침하자 양시연과 양지원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양홍두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수술실 밖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뭐 하는 거야?”“...”양시연과 양지원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지만 양시연은 마음속의 답답함이 조금 가라앉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연정훈이 양시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아버님, 수술은 어떻게 됐어?][곧 끝날 거예요.][이제 밥시간이니까 기다리지 말고 어머님이랑 같이 뭐 좀 먹어.]양시연은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아 그에게 포옹 이모티콘을 보냈다.[알았어요.]세 시간이 더 흐르고 수술이 끝났지만 양석진은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병실로 옮겨졌다.양시연은 처음 양석진을 봤을 때 그가 신처럼 강력한 사람이라고 느꼈었다. 그러나 지금 그가 병상에 누워 있고 주변에는 여러 의료 장비들이 놓여 있으며 머리카락에 섞인 흰색을 보니 마음이 아려왔다.반면 양지원은 매우 차분하게 행동했다. 밥도 먹고 물도 마시며 양석진이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그 자리에 있었다.저녁이 되어 양석진은 마침내 깨어났고 양지원은 창가에 앉아 부드럽게 그를 불렀다.“오빠, 나 여기 있어요.”양석진은 눈을 뜨고 양지원을 바라보았지만 말하지 못했다. 대신 양지원의 손을 잡고 손에 힘을 주려 애썼다.양지원은 그 미세한 힘을 느끼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알아요. 걱정하지 말고 쉬어요. 말할 수 있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양석진은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양지원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양시연도 옆에 서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양석진의 눈길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양시연은 얌전하게 조용히 옆으로 물러나 기다렸다.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변이된 부분을 절제하여 진행한 조직검사 결과도 이상이 없자 양시연은 크게 안심했다.그녀는 다시 이틀을 더 한강시에서 보내고 양석진이 말을 할 수 있게 된 후에야 경인으로 돌아갔다.“저는 이틀 더 있을게요.”양석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지만 양시연이 마음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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