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시연이 임신한 후 양지원은 경인에 없을 때도 자주 전화를 걸었으나 이번에는 시간이 좀 지나갔다.양시연이 먼저 전화를 걸자 양지원은 말했다.“한강시가 더워져서 요즘 기운이 없네.”“언제 돌아올 거예요? 아빠랑 둘 다 한강시에 오래 있었잖아요.”“곧 돌아갈 거야. 경인에 며칠 지내고 시원한 곳을 찾아야겠어.”양지원이 말했다.모녀는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양시연은 전화를 끊었고 그때 양시연은 양석진이 한강시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을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아니면 양석진이 경인에 있을 때처럼 자주 오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그녀는 이 의문을 품고 점심때 연정훈에게 물어봤는데 그가 말했다.“부모님 사이가 좋은 거지. 비록 계속 오가더라도 아버님께서 즐기고 계신 거야.”“당신은 잘 아네요.”“같은 남자니까 당연히 알지.”양시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연정훈은 계속해서 밥을 먹으라며 그녀를 달랬다. 그러면서 수수께끼의 답을 다시 꺼내었고 양시연은 코웃음을 치며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만 힌트를 줄게요.”연정훈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말해 봐.”양시연은 하나씩 나열했다.“태양계 주요 행성들의 비교 분석, 행성이 되지 못한 태양계 천체들, 태양계 외 행성 탐사 진행 상황.”연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뒤로 기댔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최근 천문학에 관심이 생겼어?”양시연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나는 항상 관심 있었어요.”‘바보.’연정훈은 웃으며 다시 말했다.“그럼 최근에 중요한 연구 발견이 있었어? 갑자기 내가 바보라고 말하는 거 보니 내가 너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야?”양시연은 어이없었다.“...”“됐어요. 말하면 말할수록 당신이 더 바보 같아요.”연정훈은 무안해하며 한숨을 쉬었는데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연정훈은 양시연에게 잠시 전화를 내려놓고 말했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예상대로 주지혁이 들어왔다.“연 대표님, 이 두 가지 신청서에 서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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