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고 변여름은 복도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고백했던 선배가 여러 번 다가와 사과할 기회를 얻었지만 변여름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머릿속은 오로지 양혁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원래는 양혁수가 요양센터에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양혁수에게서 전화가 왔다.허예나에게 걸려 온 전화가 아니라 그녀에게 직접 온 전화였다.변여름은 물을 마시며 복도를 몇 번 왔다 갔다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멀리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선배는 의아해했다.‘???’마침내 변여름은 컨디션이 회복되었음을 느끼고 미소를 지으며 양혁수의 전화를 받았다.“혁수 오빠.”양혁수는 물었다.“아직 연구실에 있어?”변여름은 잠시 생각했다.양혁수는 이어서 말했다.“내가 데리러 갈게. 일 끝났으면 문 앞으로 나와.”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변여름은 기뻤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주변을 살피며 양혁수가 자신과 허예나를 연상할 가능성은 적지만 그래도 약간의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오빠, 저 일 끝났어요. 바로 갈게요.”“응.”양혁수가 대답했다.“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나와.”“네.”변여름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곧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재빨리 방으로 돌아가 모두의 놀란 시선 속에서 가방을 챙겼다.지도교수가 그녀를 불렀다.“여름아...”“선생님, 오빠가 데리러 와서 먼저 가볼게요.”지도교수는 당황스러웠다.‘?’“그럼...”“교수님, 선배님, 안녕히 계세요. 내일 뵙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친 후 번개처럼 사라졌다. 모두 어리둥절했다.변여름은 연구실에 온 지 오래되었고 항상 말이 적었으며 마치 로봇처럼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기에 그들은 그녀의 얼굴에 이렇게 생생한 표정이 드러난 것을 본 적이 없었다.사람들은 그녀가 오빠가 데리러 왔다고 말하며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에 놀랐다.‘기뻐? 당연히 기쁘지.’변여름은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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