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Все главы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Глава 1101 - Глава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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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변여름은 양혁수의 성의를 봐서 바로 팔찌를 착용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고리가 아닌 건지 몇 번의 시도를 해도 착용이 쉽지 않았다.이에 양혁수가 말했다.“내가 해줄게.”그러자 변여름은 냉큼 팔을 그쪽으로 내밀었다.양혁수는 한 손으로 변여름의 가녀린 팔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팔찌의 고리를 맞췄다.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팔찌가 변여름의 손목에 걸어졌다.그때 양혁수의 시선이 변여름의 팔 안쪽에 머물렀다. 최소 3센티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상처가 눈에 띄었다.“이거 어떻게 된 거야?”변여름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답했다.“몇 년 전에 큰오빠랑 공장에 내려갔을 때 생긴 상처예요. 제품 하나가 문제를 일으켜 폭발했고 그 파편에 긁혔어요.”변여름이 말한 제품이란, 당연히 군사 무기를 가리킬 것이다.변씨 가문이 해외에서 이 업계를 운영하는 것은 합법이었지만, 워낙 강경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집안이라 주변엔 적들이 많았다.양혁수는 애초에 변여름이 이 사업에 끼어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몇 년 전, 변백호 역시 변여름을 가문의 사업에서 멀어지게 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해 버렸다.변여름이 워낙 영리하고 재능이 뛰어나기에 부모와 형제들이 변여름의 능력을 낭비할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하지만 이미 발을 들인 변여름이 왜 다시 그 사업에서 빠져나왔는지, 그리고 변씨 가문 사람들이 왜 허락을 했는지 궁금해졌다“네 오빠는 알고 있어?”양혁수의 질문에 변여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아직 말 안 했어요.”양혁수는 대충 짐작은 했었다.그리고 마지막 한 입 남은 케이크를 입에 털어 넣고 차에서 내려 쓰레기통에 버렸다.“여기에서 공부가 끝나면 뭘 할 생각이야?”“병원에 취직해 의사해야죠.”양혁수는 더 의아해졌다.“네 가족이 허락할 것 같아?”“당연하죠. 다들 허락했어요.”정말 이상하다 싶었지만 양혁수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시간이 지나고 이쯤이면 됐다 싶은 변여름이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하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집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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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요양센터 쪽은 변여름이 미리 사람을 배치해 두었고, 양혁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물건은 이미 변여름 손에 전달되었다.그리고 실험실 건물 아래에 앉은 변여름이 양혁수와 나눈 메시지를 훑어보며 디테일을 체크했다. 보통 젊은 남녀가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은 대체로 이러했던 것 같았다. 노지혜도 그렇고, 연구실 다른 동료들도 그러했다. 그래서 변여름은 자신이 보통 연애를 꽤 비슷하게 따라 했다고 생각했다.변여름의 옆에는 두 개의 선물 상자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온통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팔찌였고, 다른 하나는 루비 목걸이였다. 세밀하게 조각된 루비는 그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뜨거운 태양 같았다. 그리고 두 개를 나란히 비교해 보니, 화려한 붉은 색감이 더욱 생동감 있고, 더 정성을 들여 고른 선물로 보였다.변여름은 시선을 거두고 조용히 물건을 정리한 뒤 다시 오피스텔로 돌아갔다. 허예나가 선물을 받는 데 걸릴 시간을 계산한 후, 변여름은 따로 준비해 둔 작은 상자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섰으며 목적지는 대나무 숲길 근처였다.한편, 양혁수가 막 책상에 앉으려던 찰나, 휴대폰 화면이 반짝였다. 뜻밖에도 영상 통화 요청이었으며 상대는 허예나였다.식사도 여러 번 같이했고 대화도 자주 나눴지만 영상 통화는 처음이었다. 양혁수는 잠시 망설였으나 이내 별생각 없이 통화를 받았다.영상은 연결되었지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혁수는 카메라를 자신에게 맞추지 않았고, 상대 화면에서도 허예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화면은 온통 어둡기만 했고, 마른 나뭇잎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어디야?”양혁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어 여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파트로 돌아가는 길이에요.”양혁수는 허예나의 평소 말투를 떠올려 보았다. 허예나 성격상 말끝을 길게 늘이며 이야기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차분했다.“돌아가는 길에 가로등 없어?”“고장 났는데 좀 무서워서 전화했어요.”양혁수는 대답 없이 휴대폰을 한 손에 쥐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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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두 사람 사이 정적이 흐르자 허예나가 양혁수를 불렀다.양혁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말없이 화면을 전환하여 제 얼굴을 드러냈다. 매일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허예나 한 사람에게 더 보여준다고 덧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변여름은 양혁수가 갑자기 얼굴을 보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방금 실물로 본 사람이 갑자기 화면으로 보이자 깜짝 놀라버렸지만 아까보다 훨씬 차가운 얼굴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리고 왠지 가슴 언저리가 시큰거렸다.‘오빠는 이렇게 쉽게 다른 사람이랑 영상 통화도 하는구나.’‘어휴.’‘세상에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오빠도 당하기 참 좋은 사람이네.’“아직도 선물 박스 못 열었어?”양혁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변여름은 서둘러 목걸이를 꺼내 손에 쥐었다.“이거 루비죠? 너무 예뻐요.”“응.”“오빠가 직접 고른 건가요?”“브랜드 매니저가 고른 거야...”“아... 네...”그러자 목소리가 한층 가라앉았고 그 모습이 꽤 웃기기도 했다.그러나 이대로 굽혀질 변여름이 아니었다.“그럼 내일에는 빨간 국물로 준비해 볼게요. 얼큰하고 시원하게 말이에요.”바로 음식 채널로 전환해버렸다.양혁수는 저녁을 따로 챙겨 먹지 않고 디저트만 먹었으니 얼큰한 국물이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벌써 내일 점심 메뉴가 기대되었다.“매일 요리할 시간은 돼?”양혁수의 목소리는 한껏 다정해졌다.이를 눈치챈 변여름은 눈치껏 말을 지어냈다.“매일 엄마를 보살피는 것 외엔 별다른 일정도 없어요. 오빠 밥도 하고 엄마 밥도 챙기는 거죠.”“참, 내일은 안 되겠네요. 엄마는 매운 음식 드시면 안 되니까 오빠만을 위한 도시락을 따로 차려야겠어요.”그 말에 양혁수는 잠시 멈칫했다.“너무 애쓸 필요 없어.”“알아요.”변여름은 벌써 어떤 요리를 할지 구상을 마친 뒤였다.변여름은 매일 2인분씩 요리를 했고 그 뜻인즉 두 사람은 매일 점심을 같은 메뉴로 먹었다는 말이었다.노지혜는 변여름에게 다른 사람의 눈에는 이러한 행동이 참 변태처럼 보인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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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선물을 받고 허예나는 계속 양혁수에게 점심 도시락을 보냈고 가끔은 저녁에도 도시락을 보냈다.양혁수는 저녁 늦게 돌아와도 도우미더러 따로 밥을 챙겨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그리고 어느 날 점심시간.해외 파견을 갔던 차장이 돌아왔고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함께하기로 했다. 직급이 있다고 하지만 두 사람은 오랜 친구 같은 사이었고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따냈기에 양혁수는 흔쾌히 차장의 점심 약속에 응했다.허예나는 매일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이 입에 맞는지 물었고 오늘에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러나 약속에 정신이 팔린 양혁수는 대충 대답을 했다.[맛있었어.][갈비도 맛이 잘 들었던가요?][그래.]짧은 말 한 마디에 허예나는 한참 침묵했고 양혁수는 왠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이어 슬퍼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이 우수수 쏟아졌다.“...”[오늘 내가 한 건 계란국이거든요!]양혁수는 할 말을 잃었다.[오빠, 설마 지금까지 먹지도 않고 날 속였던 건 아니죠?][먹었어.]그러자 허예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다.[오늘만 못 먹은 거야.][왜요?][요즘 들어 음식이 입에 잘 안 맞았어요? 왜 안 먹었어요?][설마... 질린 거예요?][지금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 먹고 있는 거죠?]“...”여러 임원과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양혁수는 본격적으로 일 얘기를 해보려 했지만 허예나는 놓아주지 않았다.[레스토랑 셰프가 만든 거야.][왜 레스토랑 가신 건데요...][누가 밥을 사줘서.][오늘 일정에 없던 약속인데 혹시 개인적인 약속이에요? 설마 여자?]양혁수는 가끔 여자의 육감이 소름이 끼친다고 생각했다.오늘 점심을 함께 한 차장은 확실히 성별이 여자가 맞았으며 나이도 어린 편이었다.양혁수는 인상을 찌푸렸고 다른 임원들과 얘기하다가도 고개를 숙여 타자를 했다.[남자야.]그러나 허예나는 또 울상인 이모티콘을 보냈다.‘겨우 도시락 한 번 챙겨 먹지 않았다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저녁에 꼭 먹을게.][다 식어버렸을 텐데요.][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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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양씨 가문과 허씨 가문은 일로 엮인 적이 없었고 양혁수 역시 허씨 가문에 별다른 인상이 없었다. 그러나 허예나가 자신의 아버지를 속인다면 자신이 받은 재산의 90%를 넘겨준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이런 이윤이라면 양혁수 쪽에서는 절대 손해를 볼 장사가 아니었으며 고작 좋은 말 몇 마디 해주는 건 어렵지 않았다.그래서 비서에게 이렇게 말했다.“회의실로 안내하세요.”“네. 알겠습니다.”허씨 가문은 최근 10년 동안 계속 내리막길만 걸었고 이건 허현무 본인과 큰 상관이 있었다.양혁수는 눈앞의 남자를 보며 순간적으로 의문이 들었다. 술과 유흥에 절어 퀭한 눈빛을 한 채, 불룩한 배를 내밀고 앉아 있는 허현무가 정말 허예나 같은 딸을 낳을 수 있었단 말인가?두 사람은 나이 차가 꽤 있었지만 허현무는 양혁수를 보자마자 반색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흐릿한 눈빛에 순간적으로 빛이 도는 걸 보니, 딱 봐도 흥미로운 제안을 품고 나온 모양이었다.형식적인 인사가 오간 후, 허현무는 말을 빙빙 돌리며 슬쩍 양혁수의 속내를 떠보려 했다.“우리 예나는 어릴 때부터 제 엄마랑만 지냈어요. 내가 사업한다고 정신이 없어서 가족을 제대로 못 챙겼죠. 그래도 애가 정말 착하고 부모한테 효도도 잘하고, 마음씨도 고운 아이예요.”‘그래서, 이제 와서 그 착한 애를 돈으로 바꿔보겠다는 건가.’양혁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허현무를 바라봤다. 양혁수는 이런 부류의 인간을 제일 혐오했다. 그래서 별 대꾸 없이 차만 한 모금 마시며, 허현무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허현무는 양혁수의 반응을 살피며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튕겼다. 그런데 분위기가 썰렁해질 즈음, 양혁수가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허예나 씨 대학은 졸업했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그 질문에 허현무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었다.딸이 뭘 했고,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허현무가 알 리가 없었다.연예계 루머라면 실시간으로 꿰고 있겠지만, 정작 자기 딸의 근황은 아예 모르고 있었다.“예나가 원래 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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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변여름이 허예나를 중개자로 선택해 이 비열한 일을 맡긴 것은 단순히 양지원이 마침 허예나와 접촉한 적이 있어서만은 아니었다. 더 중요한 이유는 허예나가 오랫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제외하면 그녀의 얼굴을 아는 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솔직히 말해 어느 날 허예나가 세상을 떠나도 그녀의 친어머니 외에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그래서 그녀의 사진을 보정 후 허예나의 모든 신분증 정보를 바꿔치기해도 양혁수를 속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사실 허예나는 양시연과 전혀 닮지 않았다.설령 양혁수가 의심하더라도 그가 허예나의 친오빠인 변백호에게 직접 조사를 맡기지 않는 이상 쉽게 밝혀낼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변백호의 성격을 고려하면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재미 삼아 모른 척할 가능성이 컸다.허예나가 허 회장과 통화한 기록을 보며 변여름의 표정은 냉담하고 무표정했다.원래 그녀는 직접 도청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불법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법을 지키는 사람이었고 매년 변여름에게 허용하는 불법 행위의 한도가 정해져 있었다. 올해는 그 한도를 아껴 써야 했다.조용히 기다린 끝에 마침내 허예나가 전화를 걸어왔고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는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변여름 씨, 대단해요. 어떻게 양혁수 씨가 이렇게 빨리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죠?”변여름은 당황했다.???‘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봐.’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몸을 바로 세우고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현재로선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걸 알면서도 그 말을 들으니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허예나 씨, 아버님께서 뭐라고 하셨는데요?”그녀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허예나에게 물었다.허예나는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알려주며 기쁜 듯 말했다.“우리 아빠가 양혁수 씨를 찾아갔어요. 양혁수 씨가 나 아니 당신한테 조금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빠 생신 잔치에 참석하기로 했어요. 아빠가 기분이 좋아서 요즘 엄마를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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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변여름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양혁수가 그리웠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가 점심을 챙겨 먹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비서가 그녀를 위층으로 안내했고 문을 열자 이미 방 안에는 구수한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그건 바로 갈비구이 냄새였다.변여름은 테이블 위에 놓인 보온 통을 바라보았다.“갑자기 여기 왜 온 거야?”양혁수가 그녀에게 물었다.변여름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자연스럽게 웃었다.“밥 얻어먹으려고요. 오빠, 나 안 반가워요?”“내가 환영 안 한다고 하면 네가 우리 회사 시스템을 무너뜨릴까 봐 두렵네.”비서는 그 말을 듣고 변여름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고 양혁수는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반찬 두 개 더 주문하고 양송이 크림수프도 추가해.”그녀는 그가 정확히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는 걸 보고 혀를 살짝 내밀며 가져온 차를 마셨다.“사실 반찬 추가 안 해도 돼요. 오빠랑 같은 거 먹으면 되니까요.”그녀가 테이블 위의 음식을 가리키자 양혁수는 음식을 한 번 훑어보며 말했다.“...부족해. 그리고 이 반찬은 금방 만든 게 아니라 맛없어.”“그러면 왜 먹어요?”양혁수는 귀찮은 여자 셰프와의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는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대충 둘러대는 것도 어색했다. 어차피 먹지 않으면 허예나가 눈치챌 것이었다.그는 서류를 내려놓고 그녀 맞은편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쌀 한 톨 한 톨이 다 농민들이 어렵게 지은 건데 누가 알아주겠어.”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갑자기 손을 뻗어 준비된 젓가락을 집었다.양혁수는 그녀의 움직임을 잠시 멈춰 바라보았다.그녀는 갈비구이 한 조각을 집어 손으로 받쳐 들고 한 입 베어 물었다.그러다 갑자기 먹던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양혁수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변여름이 입을 열었다.“맛없어요.”“맛없다고?”양혁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젓가락을 다시 집어 들고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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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도시의 불빛 속에서 운전하며 집으로 가는 동안 양혁수는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조수석에 간식을 먹고 있는 변여름이 있다는 느낌은 꽤 좋았다.집에 도착하자 둘은 각자 방으로 갔다.욕실에서 나온 양혁수는 침대에 기댄 채 앉자 변여름이 마치 그 옆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듯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경험이 쌓인 양혁수는 차분히 카메라를 마주했다. 반대편에서 검은 화면을 보여줘도 그는 별말 없이 기다렸다.“무슨 일 있어?”‘에휴.’반대편에서 변여름은 어쩔 수 없이 말없이 한숨을 내쉬었다.‘혹시 일이 있어야만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거야?’그녀는 목소리를 조정하며 말했다.“있어요.”“뭐?”“아빠가 방금 저한테 거액의 돈을 보내줬어요.”변여름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숨길 수 없이 드러났다.양혁수는 속으로 허 씨 아저씨도 눈치가 있다고 생각했다.“응. 그럼 좋네.”“아빠가 말씀하시길 양혁수 씨가 저한테 꽤 좋은 인상을 받으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한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당신을 사로잡으라고 하셨어요. 정말 안 되면 당신의 아기를 낳아도 된다고 하셨어요.”‘컥.’다행히 양혁수는 물을 마시지 않고 있었다.그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며 차마 이름을 붙여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말을 골라가면서 해.’변여름은 일부러 양혁수를 괴롭히고 있었다.그녀는 그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무릎에 턱을 괴며 악랄하고 교활한 눈빛을 띠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오빠, 듣고 있어요?”“...응.”“혹시 무서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말한 거예요. 저는 아빠랑 다르게 원칙이 있어요. 아빠는 돈만 밝히지만 저는 그래도 원칙이 있거든요.”양혁수는 침묵했다.“...”그는 이제 이 소녀가 점점 더 자기 맘대로 행동하는 걸 알아차렸다.“얼마 보내 줬어?”변여름은 솔직하게 말했다.“2억 원 보내 줬어요.”“2억밖에 안 보내 줬어?”양혁수는 눈살을 찌푸렸다.허씨 가문에는 엄청난 재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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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아무도 너한테 말해주지 않았어? 돈을 벌 때는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라고.”양혁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변여름은 그의 답장에 6점 정도를 주었고 그럭저럭 합격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오빠, 잠깐 멈춘 시간이 너무 길었어.’그녀는 침착하게 답했다.“나는 아직 어리니까 돈을 좋아하고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그리고 처음부터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고 오빠한테 말했잖아요. 그때 오빠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죠. 만약 오빠가 나를 좋아했다면 우리 소개팅은 성공했을 테고 지금쯤 우리는 연애 중이었을 거예요.”양혁수는 입을 열려다 다시 한 번 그녀 때문에 말을 잃었다.변여름은 자신이 34세의 양혁수를 만난 덕분에 일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했다. 만약 10년 전의 양혁수였다면...‘하하. 내가 지금처럼 했으면 블랙리스트에 차단되었을 거야.’그녀는 역시 타이밍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양혁수에게 물었다.“내 말이 맞죠?”“...”“오빠 왜 말이 없어요?”“지금 바로 전화를 끊을지 말지 고민 중이야.”그는 차갑게 말했다.변여름은 한순간의 고민도 없이 태도를 맞추고 말했다.“전화 끊지 마요. 제발요.”양혁수는 답이 없었다.변여름은 오늘 하루 종일 들떠 있었다. 점심 때는 양혁수를 한바탕 놀려 주었고 이어서 허예나에게 자극받아 기분이 한껏 업되었으며 저녁에는 그와 함께 식사를 했고 지금까지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그녀는 항상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편이라 오늘 맛있는 것을 먹으며 보상하기로 했다.그래서 그녀는 카메라를 끄고 침대에서 일어나 양혁수가 준 루비 목걸이를 가져와 무드등을 켠 후 다시 카메라를 켰다.양혁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가 또 무슨 장난을 치려는지 짐작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것은 갑자기 화면에 나타난 장면이었다. 화면 속에는 소녀의 하얀 목선이 비쳤고 카메라는 그대로 쇄골까지 내려갔다. 붉은 보석이 박힌 펜던트가 쇄골 중앙선 아래쪽에 걸려 있었다.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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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양혁수는 문득 휴대폰 건너편에 있는 변여름이 꽤 능수능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말 몇 마디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애매모호해졌다.처음 친구 추가를 했을 때는 자신이 차단할까 봐 적당히 거리를 두더니 이번엔 다시 선을 조율하듯 맞선 이야기를 꺼내며 관계를 좁혀오고 있었다.그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이제부터는 머리를 좀 써서 상대할 작정이었다.그런데 맞은편에서 갑자기 한숨을 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오빠, 혹시 여자친구 사귄 적 없어요?”양혁수는 의문스러웠다.‘?’변여름의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살짝 섞여 있었다.“너무 순진한 거 아니에요? 겨우 목 하나 보여줬다고 이렇게 과한 반응이라니.”양혁수는 침묵했다.“...”“오빠, 나보다 훨씬 나이 많잖아요? 그리고 오빠처럼 성공한 남자들은... 다들 그러니까... 우리 아빠처럼 여자친구나 아내가 없더라도 밖에서 여자를 두고 사는 거 아닌가요?”그녀의 말에 두 번 연속으로 말문이 막힌 그는 뜻밖에도 유치한 승부욕이 발동하는 걸 느꼈다.“내가 없다고 어떻게 확신하는데?”“있어요? 근데 제 목도 제대로 못 쳐다보면서 여자들이 많다고요?”“그게 아니라 그냥 네가 볼 게 없어서 그런 거야.”변여름은 눈을 깜빡이며 가볍게 대꾸했다.“아, 그런 거군요.”양혁수는 물을 한 모금 들이키자 그녀가 말했다.“그럼 카메라 다시 켜보세요. 다른 거 보여드릴게요.”‘컥.’이번엔 정말로 물을 뿜을 뻔했다.‘뭐라고?’양혁수는 핸드폰을 쥔 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 뒤로 변여름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오빠, 그거 알아요? 오빠 말하는 거 내가 본 어리숙한 남자들이랑 똑같아요. 정작 여자친구 한 번도 사귀어 본 적 없으면서 괜히 허세 부리면서 여러 명 만나봤다고 하는 애들 있잖아요? 그냥 체면 차리려고. 응... 뭐라고 할까요.”양혁수는 어이없었다.“...”그는 눈을 감고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다.이건 대놓고 양혁수를 놀리는 거였다.“...허예나.”낯선 이름이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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