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는 언제나 즐거웠다.동거 첫날, 그들은 출근하지 않고 아침에 한 번, 점심을 먹고 서재에서 또 한 번 했다.피곤하면 껴안고 낮잠을 잤다.저녁이 되자 날이 저물었다. 샤워를 끝낸 남서연은 다시 침대에 눌려 격정에 휩싸여 밤늦게까지 열기가 넘쳤다.그들은 마치 평범한 연인들처럼 미친 듯이 뜨겁고 방종하게 서로의 가장 사적인 접촉을 즐겼다.몸과 마음이 에너지를 최대치로 방출했을 수도 있고 잠을 너무 많이 잤을 수도 있다.밤이 되자 남서연은 깨어나 휴대폰을 들어 보니 휴대폰이 꺼진 상태였다.어쩐지 하루 종일 전화가 없더라니.가족들이 다 그녀를 걱정 안 하는 줄 알았다.그녀가 전원을 켜니 십여 개의 부재중 전화가 모두 진우석에서 걸려왔고 많은 메시지가 있었다.그녀 어머니의 메시지도 있었다.[서연아, 왜 전화를 껐어? 건이가 너 잘 있다면서 나더러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그래도 내 메시지를 봤으면 답장을 해야지. 우석이가 집에 너 찾으러 왔는데 아주 다급해 보이더라고.]남서연은 어머니의 메시지에 답장했다.[엄마,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요.]이윽고 침대에서 내려와 베란다 밖으로 나가 진우석의 번호를 눌렀다.벨이 울리자 진우석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연아, 너 어디야? 왜 하루종일 내 전화도 안 받고 답장도 안 해? 가족들이 너 집에 살지 않는다고 하던데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어디...”남서연이 즉시 말을 끊었다.“그만그만. 단숨에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하는데 내가 어떻게 답을 해요?”진우석은 심호흡을 한 후 이성을 찾고 물었다.“너 어디야?”“약혼자 집이요.”진우석이 불쾌하게 물었다.“백건의 집?”“네.”“두 사람 같이 살아?”“네.”진우석은 꾹 참으며 화를 냈다.“남서연, 너 미쳤어?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벌써 같이 살아? 너 왜 이렇게 변했어? 너 원래 그런 애 아니었잖아?”남서연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예전에 매우 고분고분한 스타일이었지만 결코 보수적이란 뜻은 아니었다.그녀는 혼전 성관계를 받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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