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931 - Chapter 940

994 Chapters

제931화

아침 햇살이 베란다에 비쳐 따뜻함이 넘쳤다.남서연은 잠에서 깨어났다.그녀가 눈을 뜨는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의 청춘을 가득 채운 그 잘생긴 얼굴이었다.남자는 눈을 감은 채 옆으로 누워 그녀와 마주 보고 잠을 잤다.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느껴졌다.어떻게 자고 일어났는데 백건이 눈 앞에 있을까?그녀는 자신이 분명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눈을 감고 컨디션을 조절한 후 다시 눈을 떴다.눈앞의 남자는 여전히 진실하게 느껴졌다.그녀의 기억으로는 어젯밤에 진우석의 집에서 진우석의 축하파티를 하며 술을 몇 잔 마신 후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잠이 들었던 것 같다.술에 취했다고?남서연은 문득 깨달았다.‘내가 술에 취해서 오빠 침대에서 잤다고? 그러니까 어젯밤에 누가 나를 이 집에 데려온 거지?’남서연은 생각할수록 떨리고 이상해서 괜히 불안했다.백건의 얼굴을 만지고 싶은 충동에 그녀는 이불 속에서 손을 내밀었다.그러나 여전히 겁이 나서 남자의 잘생긴 미간을 살짝 건드리고 미간을 타고 오똑한 콧날까지 내려왔다.문득 남자가 희미하게 눈을 떴다.남서연은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몇 초 동안 굳어 있다가 즉시 손을 거두었다.남자는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수줍음과 긴장감을 보아낼 수 있었다.그녀는 눈을 내리뜨고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남서연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며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생각했다.갑자기 백건이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서연아, 우리 오늘 혼인 신고하러 가자.”남서연은 뜬금없는 말에 놀라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오늘 혼인신고라니, 너무 갑작스러워 남서연은 어리둥절했다.“우리 이미 약혼했잖아요? 왜 그렇게 서둘러요?”“약혼했으니 언젠가 꼭 결혼할 거고, 그러니 빨리한다고 문제 될 것도 없잖아.”남서연이 설명했다.“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갑자기 오늘 혼인신고를 한다니. 아직 오빠 부모님께 인사도 안 드렸어요.”“혼인신고하고 만나러 가도 늦지 않아.”그는 자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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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그래서 그녀는 백건이 왜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지 미치도록 알고 싶었다.백건은 설명도 없이 남서연을 풀어주고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로 들어갔다.남서연은 그의 뒷모습을 허탈하게 바라보았다.유승아가 전에 그녀를 찾아와서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그때, 유승아는 그녀에게 답을 알려주려 했지만 그녀는 나쁜 결과가 될까 봐 듣지 않기로 선택했다.그녀는 백건이 직접 이유를 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백건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남서연은 침대에서 내려 맨발로 바닥에 서서 그녀의 신발을 찾았다.그제야 휴대폰과 신발이 모두 진우석네 집에 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침대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데 백건이 이미 씻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는 옷방으로 가서 새 슬리퍼를 남서연의 앞에 놓고 쪼그리고 앉아 직접 신겨 주었다.남서연은 남자의 곱상한 얼굴을 바라보았다.백건은 따뜻한 시선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가서 씻어. 세면도구 다 새것으로 준비해뒀어.”“오빠.”남서연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나와 결혼하고 싶어요?”백건이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한 남자가 한 여자와 결혼하고 싶은데 많은 이유가 필요해?”“이유는 당연히 많죠. 예를 들면 권력, 재부, 미모, 생육, 강요 등등.”백건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사랑이 아니고?”남서연은 기분이 좋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대답이 진솔하지 못하다고 느꼈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떨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어떻게 오빠가 나를 사랑해요.”백건은 일어나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가서 씻어.”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남서연은 깨끗이 씻고 방문을 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한바탕 시끄러운 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오자 그녀는 걸음을 재촉하여 계단을 내려갔다.거실에 내려가 보니 진우석이 백건의 멱살을 잡고 격노하여 소리치고 있었다.“내가 있는 한 넌 절대 서연이를 못 속여!”“지금 뭐 하는 거예요?”남서연은 달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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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남서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백건은 남서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화를 꾹 참으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 끝이 뭉클해졌다.그에게 다가올 행복이 곧 원점으로 돌아가는 걸까?백건은 당황했다.진우석이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서연아, 난 정말 네가 이 남자에게 속고 있는 걸 지켜볼 수가 없어.”또 이 말이었다. 유승아도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었다.그녀는 백건이 대체 어떻게 그녀를 속였는지 점점 더 궁금해졌다.“그럼 말해봐요. 대체 나한테 뭘 속였는데요?”진우석이 말하려는데 백건이 다가가 남서연의 손을 잡았다. 이미 호흡이 거칠어진 그는 긴장하며 말했다.“서연아, 지각하겠다. 출근하러 가자.”진우석이 백건을 밀어젖혔다.“그만해. 이제 무서워? 서연이를 속일 때는 무섭지 않았어?”화가 난 백건이 나지막이 화를 냈다.“내가 뭘 속였는데?”진우석은 남서연을 옆으로 밀어내고 백건에게 돌진해 그의 멱살을 움켜쥐고 이를 갈았다.“내가 당신의 더러운 수법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 이미 다 조사했어.”“수능이 끝나고 서연이와 난 외지에 있는 같은 대학에 합격했어. 근데 네가 돈을 주고 남서연의 통지서를 가로채서 현지 대학으로 바꿨잖아.”남서연은 놀라서 아연실색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백건은 할 말이 없었고 당황하고 두려울 따름이었다.그가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진우석이 아니라 남서연을 잃을까 봐서였다.결국 세상에 비밀은 없었다.“3년 전, 서연이는 나와 함께 유학을 가려고 했어. 근데 네가 면접관에게 돈을 줘서 서연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게 했고, 심지어 출입국에도 손을 써서 서연이가 출국할 수 없게 만들었어. 그래서 서연이는 나와 함께 공부할 기회를 놓쳤어.”“그리고 전에 있은 그 해외 행사, 출장 명단에 서연이 이름은 없었는데 네가 일부러 넣은 거잖아. 게다가 호텔에서 같은 방을 배정해? 이 쓰레기 같은 놈아!”진우석의 폭로에 남서연은 멍하니 들으며 믿을 수 없었다.“그리고 서연이가 사고 날뻔한 거, 그것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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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남서연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백건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남자의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전부 사실이야.”남서연은 경악하며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대체 왜요?”백건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다.진우석이 다가가 남서연의 손목을 잡고 돌아섰다.“이런 사람이랑 말 섞지 말고 돌아가.”남서연이 아직도 충격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진우석에 의해 끌려갔다.백건은 손에 잡힐 듯 다가온 여자가 그렇게 눈앞에서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마음이 칼로 찌르는 듯 아팠다.남서연처럼 순진하고 착한 여자가 어떻게 그의 행각을 이해할 수 있을까?그는 소파로 가서 힘없이 털썩 주저앉아 등받이에 기대고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다. 팔로 눈을 가리고 모든 슬픔을 막았다.그의 온몸은 짙은 스모그로 뒤덮여 있었고 사라지지 않는 음울함과 고독이 퍼졌고 가슴은 쥐어뜯는 듯 아팠다.남서연을 얻고부터 잃은 것까지 불과 며칠. 천국에서 지옥은 단 한 순간이었다.밖에서.진우석은 남서연을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준 후 자신도 운전석에 올라타서 안전벨트를 맸다.남서연은 그제야 반응을 보이더니 슬픈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왜 가야 해요? 나 아직 답을 못 들었어요.”“감히 대답 못 하는 거야. 묻지 마.”남서연이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자 진우석이 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뭐 하는 거야?”“백건은 내 약혼자예요. 오빠가 무슨 짓을 했든 난 꼭 설명을 들어야겠어요.”남서연은 자신이 이렇게 가버리면 백건과의 결혼이 깨질까 봐 걱정했다.“어떤 이유에서든 그 수단이 더럽고 비열한 건 변하지 않아. 저런 수준 미달인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진우석이 화를 내며 묻자 남서연이 눈물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어제 방금 돌아온 사람이 어떻게 그 많은 일을 알고 있어요? 어떻게 조사했어요?”진우석은 멍해졌다.그러자 남서연이 화를 냈다.“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우린 절교야.”진우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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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말을 마친 남서연은 성큼성큼 별장으로 향했다.진우석이 차에서 내려 뒤쫓아갔지만 남서연은 별장에 뛰어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진우석이 밖에서 문을 두드렸지만 남서연은 열어주지 않고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기척을 들은 백건은 팔을 내리고 입구에 있는 여자를 보았다.그는 남서연이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암울하고 슬픈 눈에는 격앙된 희망이 가득했다. 그는 몸을 곧게 펴고 앉아 붉고 촉촉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문밖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멈췄다.남서연은 그 앞에 가서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진우석이 오빠가 나를 오랫동안 노렸다고 하는데 사실이에요?”백건은 괴로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남서연은 긴장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노렸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알아요?”“알아. 자기 것이 아닌 걸 욕심내는 거잖아.”남서연은 괴로워하며 물었다.“단어를 좀 바꾸면 안 돼요? 좋아하는 거로 바꿀 수도 있잖아요.”백건은 경악에 찬 눈으로 남서연을 보았다.남서연은 눈물이 그렁해서 울먹였다.“난 개인재산도 아니고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는데 왜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노렸다고 표현해요?”백건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했다.“널 좋아해서 그랬어. 널 좋아해서 비열하고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어. 널 미행하고 조사하고 네 주변의 모든 이성을 차단했어. 너와 진우석이 함께 유학 가려고 했던 일도 포함해서...”남서연이 말을 끊었다.“그러니까 해외 출장 갔을 때, 나와 잔 것도 계획 중 하나였어요?”백건이 깊은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나와 자고 난 다음에는요? 그다음 계획은 대체 뭐였어요?”백건은 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 없음을 알고 사실대로 말했다.“널 임신하게 만들고 너와 결혼하려고 했어.”“하마터면 성공할 뻔했네요.”남서연이 말한 건 자신의 임신이었다.그러나 백건은 쓸쓸한 미소를 짓더니 눈이 붉어져 고개를 숙이고는 슬픈 어조로 중얼거렸다.“내가 아무리 머리를 써도 진우석을 이길 수는 없네.”남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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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만약 그녀가 백건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백건은 그녀의 사랑을 몰랐다.그러나 그녀는 백건을 매우 좋아했다.그녀가 보기에 백건이 저지른 악행은 단지 그녀를 너무 좋아해서 그녀가 진우석과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을 시기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었다.분명히 모두 나쁜 일인데 그녀는 조금도 그를 미워할 수 없었고 심지어는 감동하기까지 했다.백건은 남서연을 부둥켜안고 다시 찾은 기쁨을 만끽했다.여태껏 백건은 그녀를 조심스럽게 사랑했다.잠시 포옹한 후 남서연이 백건을 밀어내고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진우석이 아직도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안 갈 거예요.”백건이 긴장해서 말했다.“같이 가서 말하자.”남서연은 진우석을 너무 잘 알았다. 백건이 있으면 진우석이 충동을 못 이겨 주먹을 휘두를 것이니 절대 평화롭게 일을 해결할 수 없었다.“일단은 우석 오빠와 함께 돌아갈게요.”남서연은 손을 놓고 백건의 품에서 나왔다.백건은 그녀의 덥석 잡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다시 돌아올 거야?”남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으며 되물었다.“난 오빠를 떠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다시 돌아오다니요?”백건은 움찔 놀랐다.남서연은 그의 손을 밀어내고 발끝을 세워 남자의 얇은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하고 수줍게 속삭였다.“나 먼저 집에 갈게요.”백건은 순수하고 귀여운 여자의 모습을 보니 거짓말 같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믿을 수 없었다.남서연이 돌아서서 떠나자 그는 여전히 우울한 기분으로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머릿속에 여러 가지 대안을 떠올리고 있었다.문밖에서 진우석은 남서연이 나오자 두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조수석에 태운 후 시동을 걸고 훌쩍 떠났다.차량은 남씨 본가로 향했다.진우석이 화를 내며 물었다.“세상에 남자가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백건이야?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세계 사람이야. 백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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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진우석은 분노로 인해 눈시울을 붉히며 고함을 질렀다.“남서연, 정신 차리라고! 백건은 너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언젠가 너 후회해!”“나와 어울리는지는 내가 판단해요. 하지만 절대 후회하진 않아요. 이건 내 선택이니까.”남서연이 단호한 태도로 말하자 진우석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집에 도착하자 남서연은 진우석을 혼자 거실에 두고 급하게 뛰어 올라갔다.진우석은 할 일이 없어 집에 돌아갔다.저녁, 남서연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을 찾아가서 정중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나 건이 오빠와 동거하고 싶어요.”이 생각을 들은 그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반대했다.그러나 지우와 남태준은 그녀의 생각을 존중했다.“나와 오빠는 함께 지낸 시간이 너무 적어요. 결혼 전에 좀 더 끈끈한 감정이 없다면 어떻게 결혼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겠어요?”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봉건적이지는 않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승아 언니가 오빠를 좋아해요. 고모를 이용해 계속 나와 오빠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어요.”몇 사람은 모두 경악했다.“유미를 말하는 거니?”남서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모두 서로를 쳐다보며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당시 유미가 남하준과 정안의 사이에 끼어든 걸 생각하면 그녀의 수법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지우가 먼저 생각을 말했다.“엄마는 널 응원해.”남서연이 방긋 웃으며 지우를 끌어안았다.“고마워요, 엄마.”이튿날 저녁.해가 서산에 지고 붉은 노을이 하늘에 가득했다.고급 차 한 대가 천천히 별장 앞마당으로 들어섰고 하현우가 백건에게 문을 열어주었다.백건이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들어가자 하현우가 뒤를 따르며 물었다.“저녁 식사 준비할까요?”“됐어.”“점심도 적게 드셨는데 저녁은 드셔야죠.”백건은 귀찮아하며 말했다.“언제부터 잔소리가 늘었어?”하현우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별장에 들어서자 조명이 켜졌고 백건은 양복을 벗고 넥타이를 잡아당겨 하현우에게 건네주었다.하현우가 공손히 말했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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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백건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남서연은 놀라서 손을 놓고 그의 얼굴 옆으로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난 줄 어떻게 알았어요?”순간, 차갑던 백건의 얼굴에 온기가 돌더니 미소가 번지고 눈매가 부드러워졌다.“네 손등을 만졌잖아.”남서연은 자기 손등을 보며 영문을 모르겠는 표정을 지었다.백건은 입술을 오므리고 웃었다.그는 추측할 필요가 없었다. 그에게 이런 장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남서연은 똑바로 서서 소파를 돌아 백건의 맞은편에 앉았다.“서연 아가씨, 안녕하세요.”하현우가 예의 바르게 인사하자 남서연도 하현우를 보고 말했다.“안녕하세요, 하 비서님.”백건은 하현우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손짓했다.하현우는 옷을 세탁실에 놓고 별장을 떠났다.문이 닫히는 순간 백건이 몸을 기울여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언제 왔어?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 저녁은 먹었어? 배 안 고파?”남서연은 그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하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고 먼저 중요한 일부터 말했다.그녀는 백건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거절당할까 봐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단정히 앉았다.손을 비비고 미소를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여기 와서 오빠랑 같이 살고 싶은데 괜찮아요?”백건은 흠칫 놀랐다.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남서연은 조금 난처해졌고 심호흡을 하고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말했다.“오빠랑 동거하고 싶어요. 어떻게 생각해요?”갑자기 다가온 행복에 백건은 어리둥절하여 잠시 반응이 없었다.남자의 의아한 표정을 본 남서연은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그가 만약 거절한다면 얼마나 민망할까?그가 거절하기도 전에 남서연이 경직된 웃음을 지으며 여유롭게 말했다.“오빠가 싫으면 됐어요. 그냥 해본 말이에요. 나...”말하면서 남서연은 일어나서 떠나려 했다.백건은 벌떡 일어나서 그녀의 팔을 잡고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좋아. 난 좋아. 여긴 이제 네 집이야.”남서연은 기뻐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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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하지만...”남서연이 고민하자 백건이 긴장하며 물었다.“하지만 뭐?”남서연의 볼이 점점 붉어졌고 여린 피부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줍게 남자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었다.“혼전임신이 두려워요.”백건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그녀를 꼭 껴안았다.그녀가 매우 부끄러워하니 그도 약간 부끄러워졌다.그녀를 꼭 껴안고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잠시 포옹을 나눈 후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남서연은 백건의 품에 기대어 휴대폰을 보며 배달 음식을 고르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요리를 할 줄 몰랐고 늦은 시간에 요리사를 부르기 싫어 대충 한 끼를 때우기로 했다.백건은 평가가 높은 좋은 식당의 음식을 주문하고 싶었지만 남서연이 거절했다.가족들은 어려서부터 남서연의 식단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해로운 음식은 절대로 먹이지 않았다.그건 백건도 마찬가지였다.남서연은 백건이 그녀의 가족과 같을까 봐 조심스럽게 물었다.“우리 바비큐 먹을래요?”“소고기 바비큐?”“아니요. 그런 거 말고 포장마차에서 파는 바비큐요.”“위생 상태가 좋지 않고 음식 신선도도 떨어져. 게다가...”남서연은 입술을 내밀며 애교스럽게 중얼거렸다.“먹어보고 싶단 말이에요.”백건은 그녀가 바라는 눈빛을 바라보며 그 음식들이 건강하지 않고 비위생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백건은 판매량이 가장 높은 바비큐 식당을 클릭하여 안에 있는 음식을 살펴보니 가격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저렴했다.남서연은 그의 품에 엎드려 휴대전화 화면을 기웃거리며 한마디 보탰다.“맥주도 마시고 싶어요.”백건은 미간을 찌푸렸다.“서연아...”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서연이 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백건은 움찔했다. 심장 박자를 놓치고 악연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남서연은 귀염뽀짝한 고양이처럼 동그란 큰 눈에 기원하는 빛을 띠고 있으며 눈매가 그림처럼 맑고 깨끗했다.그에게 뽀뽀한 후 불쌍한 척 말했다.“가족들은 나 술 못 마시게 한단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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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백건은 그녀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그는 원래 저녁을 먹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 남서연과 함께 있으니 식욕이 크게 증가했다.둘은 치킨과 바비큐를 먹으며 맥주를 마셨다.맥주 두 캔을 마시자 남서연은 곤드레만드레 취해 눈이 흐릿하고 말에 조리가 없었다.독한 술에 익숙한 백건에게 맥주는 술이 아니었다.그는 남서연의 곁으로 가서 그녀를 가로로 안고 2층으로 향했다.남서연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착한 건이 오빠. 앞으로는 내가 지켜줄게요. 절대 상처받지 않게 해 줄 거예요.”백건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서연아, 술을 못 마시면 앞으로 마시지 마.”남서연은 그의 어깨에 기대어 중얼거렸다.“백건, 왜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백건은 그녀를 안방의 큰 침대에 내려주고 신발을 벗겨주고 이불을 덮어주고는 답했다.“나 너 좋아해.”남서연은 눈을 감고 납작한 입으로 울먹였다.“왜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거냐고!”백건은 그녀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고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고는 속삭였다.“나 너 좋아해 남서연. 아주 많이 좋아해.”남서연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답했다.“그래.”입맞춤한 백건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넌 주량도 약하고 술버릇도 안 좋아. 취하면 막말을 하잖아.”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준 백건은 일어나서 손목시계를 벗고 셔츠 단추를 풀면서 욕실로 향했다.백건은 욕실에서 샤워하고 머리를 감았다.잠시 후 문이 갑자기 열리자 그는 놀라서 재빨리 목욕 수건을 당겨서 막았다.남서연은 곧장 뛰어들어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옷을 벗은 후 변기에 앉아 소변을 봤다.백건은 숨결이 어지럽고 뜨거워진 눈으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물보라가 그의 몸에 흐르고 그의 몸 온도는 점점 치솟았다.남서연은 반쯤 취한 눈을 들어 백건을 보았는데 알코올의 작용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눈이 초점을 잃어 더욱 마음을 홀렸다.그녀는 발목의 속옷을 걷어차고 일어나 셔츠 단추를 풀면서 백건에게 향했다.자동 변기의 세척 소리가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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