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951 - Chapter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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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서윤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냥 우영이 따라 불러.”남서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애교를 부렸다.“싫어요. 난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를 거예요!”“아버님, 어머님!”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웃음은 천진난만하고 순수했다.백정우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 찬란하게 웃으며 저도 모르게 대답했다.“아이고, 착해라.”서윤아는 웃음이 나오지 않아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네가 우리와 함께 지내겠다고 해서 아주 기뻤어. 네 방을 준비했으니까 같이 가보자.”남서연은 서윤아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고마워요. 어머님.”서윤아는 어쩔 수 없이 탄식했다. 속으로는 언짢았지만 남서연의 달콤한 목소리와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고 거절하기 어려웠다.남서연은 서윤아를 따라 올라가서 방을 보았다.그제야 그녀와 백건이 같은 방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서윤아는 그녀의 방을 백건에서 가장 먼 곳에 배치했다.어쩐지, 백건은 어젯밤에 세 번이나 했는데도 피곤해하지 않더라니.알고 보니 여기에 와서는 따로 자야 했다.거실 아래, 백정우가 백건의 곁으로 가서 그의 어깨를 툭 쳤다.“아빠.”백건이 예의 바르게 인사하자 백정우가 담담하게 웃었다.“서연이는 정말 귀여운 애야. 같이 있으면 분명 재미있을 거야. 아빠는 네 마음을 알아. 하지만 네 엄마는 네 미래를 고려해서 너와 서연이는 서로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어.”백건이 되물었다.“서연이는 어떤 세상에 살고, 난 또 어떤 세상에 사는데요?”백정우가 진지하게 답했다.“서연의 세상은 태양처럼 밝고 웃음과 활기가 가득하지만 네 세상은 비즈니스계에서 전쟁을 해야 하잖아. 네게는 서연이처럼 달콤한 사탕이 아니라 너를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날카로운 검이 필요한 거야.”백건은 침울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서재로 갔다.백정우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그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저 어렸을 때부터 잘 웃지 않는 마음이 복잡한 남자가 천진난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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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남서연은 백건의 품에서 나와 팔짱을 끼고 거실로 당당히 걸어가며 말했다.“승아 언니가 왔어요. 우리 가서 앉아요.”유승아는 백건의 웃음을 보고 또 그와 남서연의 진한 포옹을 보면서 자신은 백건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느꼈다.이런 모습의 백건을 본 적이 없었다.남서연을 보는 그의 눈빛은 물처럼 부드럽고 말하는 말투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나른했다.놀란 건 유승아뿐만 아니라 백건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서윤아는 남서연이 백건의 팔짱을 끼고 들어오자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퇴근했니?”백건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덤덤하게 답했다.“네.”두 사람은 서로 손깍지를 끼고 유승아와 서윤아의 맞은편에 앉았다.백정우가 궁금해하며 물었다.“오늘 행사가 밤 9시에 끝나는 거 아니었어?”“일정은 끝났고 리셉션에 참석하지 않고 돌아왔어요.”백정우는 감탄하며 말했다.“역시 결혼을 해야 해. 집에 그리운 사람이 있으니 일찍 집에 돌아올 줄도 알고 말이야.”유승아의 안색이 일순간 어두워졌다.서윤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일부러 말했다.“평소 이렇게 일찍 집에 오는 걸 자주 못 봤는데 오늘은 승아가 와서 같이 저녁 먹으려고 돌아온 거지?”“저는 승아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이 한마디에 유승아는 무색하기 짝이 없었다.도우미가 저녁 준비를 마치자 집사가 와서 그들을 불렀다.남서연이 백건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향하자 서윤아가 일어나서 물었다.“저녁 먹을 시간인데 두 사람 어디 가?”남서연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오빠 데리고 손 씻으러 가려고요 어머님.”서윤아는 허탈하게 웃었다.백정우는 서윤아와 나란히 식탁으로 걸어가며 말했다.“손 씻는 것도 둘이 가다니. 우리 건이가 서연이 때문에 잘못 길들어지겠어.”“그러니까요. 정말 점점 유치해져요.”“우리 건이가 무뚝뚝한 애잖아. 서연이는 워낙 활기차서 서연이가 집에 있으니 집안이 시끌벅적해진 것 같네.”“애가 워낙 활발하고 잘 웃잖아요.”“건이도 서연이와 함께 있으니 더 많이 웃는 것 같아.”서윤아는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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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백건이 웃자 남서연도 은근히 웃음을 참았다.경제 이야기를 나누던 세 사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웃는 두 사람을 보고 경악했다.그들을 더욱 놀라게 한 건 백건이었다.언제나 차분하고 우아하며 성격이 냉담하고 무미건조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세 사람은 눈이 멀뚱멀뚱해서 바라보았다.오늘 본 백건의 웃음은 지난 일 년 치보다 많았다.백건이 가볍게 웃으며 나지막이 물었다.“또 다른 얘기도 있어?”남서연은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입술을 오므려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거북이는 토끼와 달리기를 하고 싶었어요. 근데 토끼는 시큰둥했어요. 네 조상이 우리를 한 번 이긴 건 허점을 노린 것이니 절대 망상하지 말라고. 거북이가 계속 졸랐지만 토끼가 기회를 주지 않았어요. 근데 거북이가 2만 원을 건네며 이건 출연료라고 하니 토끼가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거북이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뛰어드릴게요.”이야기는 별로 웃기지 않았지만 남서연이 진지하게 그를 기쁘게 하려는 모습에 백건은 즐거웠다.남서연이 그를 걱정하고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의 기분을 신경 쓰고 있었다.이런 배려가 가장 달콤하고 가장 좋은 이야기였다.남서연이 말한 이야기가 따분해도 그는 매우 기뻤다.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했고 다른 세 사람과 강한 분리 감을 형성했다.저녁 식사 후.남서연은 방에 돌아가 씻고 백건은 서재로 가서 일했다.유승아는 참다못해 서재 문을 두드렸다.백건이 담담하게 말했다.“들어와.”유승아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백건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계속 일에 몰두했다.유승아가 다가가 웃으며 물었다.“서연이 아주 재밌나 봐. 같이 있으면 그렇게 즐거워?”“응.”백건은 고개도 들지 않고 덤덤하게 대꾸했다.유승아는 그의 책상 앞에 앉아 얼굴빛을 흐리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런 재밌는 신선감이 지나가면 두 사람 뭐로 미래를 살아갈 건데?”백건은 서류를 휙 덮고 차가운 눈을 가늘게 뜨고 유승아를 노려보며 냉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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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백정우가 너털웃음을 지었다.“난 네 엄마가 춤추는 걸 처음 봤는데 잘 추네. 아주 잘 춰.”칭찬을 받은 서윤아는 조금 쑥스러웠다.남서연은 그녀를 끌고 카메라 앞으로 와서 몇 가지 간단한 스텝을 가르쳐 주었다.서윤아는 저도 모르게 또 따라 배우고 있었다.부끄러워 웃으면서도 계속 춤을 추고 있었다.백정우는 아내가 늙은 펭귄처럼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거실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순간 유승아는 자신이 이 집에 전혀 속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같았다.그녀는 남서연이 모두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왜 다들 그녀를 예뻐하는지 마침내 알게 되었다.그녀의 이런 가식 없는 성격에, 자라지 않은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니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이런 장면을 본 그녀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방에 돌아간 유승아는 유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모, 나와 백건은 정말 가망이 없는 것 같아요. 나 포기할래요.]이윽고 유미가 메시지를 보내왔다.[벌써 포기하는 건 절대 허락하지 않아. 마지막 순간까지 누가 이길지 모르는 거야.]유승아는 또 고민했다.거실.남서연은 춤을 추다 지쳤고 서윤아와 백정우도 마음껏 놀고 방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조용히 서재를 바라보았다.백건의 서재에 들어가 볼까 말까 마음속으로 고민했다.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일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어쨌든 이곳은 백건의 부모님 댁이고 어른들이 계시니 규칙을 잘 지켜야 했다.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방으로 돌아갔다.이튿날 아침.백건은 방에서 나와 남서연의 방문 앞에 가서 두드렸다.안에서 응답이 없자 문을 열고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그녀가 이미 없다는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조금 허탈했다.방에서 나올 때 유승아를 만났다.“서연이는 네 부모님과 함께 아침 운동하러 갔어.”유승아가 엷게 웃으며 말하자 백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넌 왜 안 갔어?”유승아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난 네 부모님께 잘 보일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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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말도 안 돼, 너희들...”누군가 믿기지 않는 듯 입을 열자 백정우가 엄숙하게 말을 끊었다.“친척 관계가 좀 있지만 서연이가 우리를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거 못 들었어?”다들 장난인 줄 알았지만 남서연 혼자 속으로 감동했다.백정우가 그녀의 신분을 인정했으니 적어도 요 며칠 동안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다만 서윤아만 여전히 원래의 생각을 고수하고 있었다.그녀를 좋아하면서도 며느리로 삼고 싶지 않아 했다.저녁.하루 종일 힘들었던 남서연은 집에 돌아온 후 백정우와 서윤아와 인사를 하고는 방에 돌아갔다.그녀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지친 어깨와 목을 문지르고 잠자리에 들려고 침대에 누웠다.그때 핸드폰 벨이 두 번 울려 확인하니 백건의 메시지였다.[문 열어. 보고 싶어.]남서연은 일어나 앉아 답장했다.[시간이 늦었어요.]그녀도 백건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여기는 그의 부모님 댁이었다.그들의 방을 나눈 것은 서윤아의 의도가 분명했다. 남서연은 서윤아를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일주일 동안 넌 내 부모님과 시간을 보냈어. 주말에도 널 못 봤는데 그럼 난 어떡해?]그리고 울상을 짓는 이모티콘까지 보냈다.남서연은 그가 안쓰러워 하는 수 없이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는 순간 백건은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가 한 손으로 남서연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문을 잠갔다.남서연이 고개를 들어 말하려는데 목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남자는 이미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녀의 입술과 혀를 절박하고 열정적으로 탐하며 그녀를 안고 짙은 키스를 퍼부었다.갑작스러운 진한 키스에 남서연은 좀 견디기 어려웠다.남자의 몸은 더없이 강직했고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안고 침대로 갔다.둘 다 침대에 떨어졌을 때 남서연은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치고 가까스로 얼굴을 돌린 후 그의 입술에서 빠져나왔다.남자의 키스가 아래로 내려갔다.남서연은 숨을 몰아쉬며 힘없이 부탁했다.“오빠. 이러지 말아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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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이른 아침,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고 커튼 사이로 방에 비쳤다.따뜻한 큰 침대에서 남서연은 적나라한 백건의 품에 안겨 잠을 자고 있었다.그녀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더니 게슴츠레한 눈동자를 깜박이며 정신을 차렸다.백건도 그녀의 움직임에 깨어났고 흐릿한 눈동자를 늘어뜨리고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보니 기분이 꽤 좋았다.그는 머리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남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눈을 감고 속삭였다.“굿모닝.”백건은 참지 못하고 얼굴로 그녀의 희고 보드라운 뺨을 문지르며 매력적인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깼어?”“네.”백건은 몸을 살짝 뒤척여 그녀의 몸 위에 올라갔다. 그녀의 목에 머리를 묻고 저도 모르게 뽀뽀하고 비볐다.간지러움을 느낀 남서연은 목을 움츠리고 두 손으로 그의 튼튼한 가슴을 밀며 수줍게 말했다. “오빠. 아침부터 이러지 마요.”이 오빠라는 말이 그를 흥분하게 했다그와 남서연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예전에는 남서연을 안고 잠을 자고 그녀와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일은 꿈에서밖에 일어나지 않았다.비록 지금 그 꿈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설렘과 소중한 긴장감이 생겼다.그는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다.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녀를 사랑할 시간이 부족하고 잠자리도 부족했다.그의 몸도 마찬가지였다.그렇게 탐욕스럽고, 그렇게 절실하고, 그렇게 신경 쓰고 있었다.방금 잠에서 깨어났는데 또 그녀의 몸을 원하고 있었다.그녀가 자신의 품에서 통제 불능이 되는 것을 보고 싶고, 그녀의 수줍은 신음소리를 듣고 싶고, 그녀를 행복한 구름 위에서 흔들리게 하고 싶었다.백건은 그녀의 몸을 따라 내려가서 키스하며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남서연은 입술을 깨물며 주체할 수 없는 감촉을 은근히 참았다. 두 눈을 감고 두 손으로 이불을 꼭 잡아당기며 그의 서비스를 즐겼다.그녀는 백건이 자신의 몸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항상 그녀를 만지고, 키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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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남서연이 백건을 위해 설명하려는데 문득 강한 힘이 그녀의 팔을 잡고 의자에서 끌어당겼다.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백건은 이미 그녀를 옆으로 끌어당기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과 차가운 눈으로 서윤아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는 온몸에 싸늘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풍기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서연이에게 부족한 사람이란 거 아니까 어머니가 쓴소리할 필요 없어요. 난 이 세상에 태어나 가업을 잇는 기계가 아니에요. 나도 사람이고 당신 아들이기도 해요. 내가 좋아하는 걸 가질 자격도 없어요? 난 행복해질 자격도 없어요?”서윤아는 차가워진 얼굴로 백건을 향해 매서운 시선을 던졌다.“네 주제를 알아.”어머니로부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들은 백건은 20여 년 동안 쌓인 고통이 순식간에 폭발했다.그는 나지막이 외쳤다.“나도 내 삶을 사랑하고 영혼까지 재밌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내게 그런 기회를 주셨나요? 난 어릴 때부터 축구 한 번 해도 공부할 시간을 낭비했다고 욕먹으며 자랐어요.”“난 어릴 때부터 웃을 일도 없었고 옆에 그런 사람도 없었어요. 밤낮으로 온기도 없는 당신의 압박을 받고 다양한 과외 선생님을 보면서 내가 웃을 수 있었겠어요?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겠냐고요?”“이제 겨우 서연이와 만나게 됐는데 당신은 나란 사람이 서연에게 어울리지 않고 서연의 능력이 우리 가문의 사업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요? 대체 언제까지 내 인생을 쥐고 흔들 거예요?”서윤아는 얼굴이 새파랗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백정우가 부랴부랴 호통을 쳤다.“백건. 그만해!”남서연도 백건의 팔을 잡아당기며 긴장한 채 말렸다.“오빠. 그러지 말고 어머님과 잘 얘기해 봐요.”백건은 화를 꾹 참으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연이를 이 집에 데려오는 게 아니었어요. 당신들은 이렇게 좋은 며느리를 얻을 자격도 없어요.”말을 마친 백건은 남서연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화원을 나섰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 백씨 저택을 떠났다.차 안의 공기가 극도로 억압적이었고 남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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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남서연은 남자의 허리를 껴안고 그의 등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품에 기대어 물었다.“근데 우리 지금 어디 가요? 진짜 오빠 집에 안 돌아가요?”“아직도 그 집에 가고 싶어?”백건이 묻자 남서연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어머님은 날 좋아하시지만 며느리로 인정해 주기엔 부족한 것 같아요. 여전히 오빠가 승아 언니와 결혼하기를 바라세요.”백건은 그녀의 두 어깨를 잡고 살짝 밀었다.“너도 알면서 왜 그런 쓸데없는 노력을 했어?”“노력해봤으니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죠.”백건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우리 집에 가자. 부모님 집에서 너와 각방 쓰느라 얼마나 개고생을 했다고.”남서연은 볼이 붉어지며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남서연과 백건이 갑자기 떠나자 떠들썩하던 백가네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평소 저녁때가 되면 가장 떠들썩했다.이 집은 남서연이 있어서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하지만 지금은 안정을 찾고 나니 백정우와 서윤아만 멀뚱멀뚱 눈을 뜨고 있었다.서윤아는 빠르게 적응했지만 백정우는 예비 며느리를 그리워했다.그리고 백건을 포기하지 않은 유승아가 항상 서윤아를 보러 집에 찾아왔다. 백정우는 좀 짜증이 나고 불편했지만 내색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함께 낚시하러 나갔다.낚시하러 간 백정우는 십여 일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서윤아 혼자 집에 있었다.백건은 그녀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남서연을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가서 행복한 동거 생활을 했다.시간이 흐르면서 남서연은 점차 그가 캐비닛에 숨겨둔 사진첩과 그림책은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짝사랑했다는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장난스레 말했다.“몇 년 전에 나한테 고백했더라면 얼마나 좋아요? 그럼 그렇게 많은 시간을 놓치지 않았을 텐데.”“미성년 소녀를 유혹하고 싶지 않았어.”남서연은 그제야 자신이 겨우 23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결혼 적령기였으니 백건이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며칠 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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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유미가 다가가 온화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건아, 서연아. 이건 너희들 잘못이야. 어머니 연세도 많으신데 아들과 예비 며느리로서 늘 곁에서 보살펴야 하는 거 아니니? 너희들이 집을 나가고 어머니를 혼자 집에 두니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백건은 안색이 어두워져서 반박하려는데 남서연이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병원에서 유미와 충돌하는 걸 원하지 않아 그의 충동을 억눌렀다.남서연은 참을 수 있었지만 남우영은 참지 못했다.누가 감히 그의 여동생을 괴롭힌다면 그는 필사적으로 나섰다.남우영은 유승아의 앞에 다가가 악랄한 태도로 고함을 질렀다.“유승아 넌 어떻게 된 거야?”유승아는 어리둥절했다.유미는 의혹스러운 표정으로 그가 자신의 조카를 호되게 꾸짖는 것을 보고 있었다.남우영은 두 손을 허리에 얹고 극도로 분노했다.“서연이가 삼촌의 약혼녀인 건 맞지만 삼촌에게만 속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당신은 다르잖아. 할머니가 점찍은 예비 며느리고, 할머니는 오직 당신만을 며느리로 인정하고 있어. 근데 왜 할머니 며느리로서 옆에서 돌보지 않아서 할머니가 부상을 당하게 만들어? 당신이 그러고도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어?”유승아는 완전히 어이가 없어서 반박하려 해도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유미가 돌진해서 유승아 앞을 가로막고 불쾌하게 말했다.“이게 무슨 개똥 같은 논리야? 네 할머니가 부상을 당했는데 왜 내 조카에게 죄를 물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남우영은 차갑게 웃었다.“나 아주 정상인데요? 방금 삼촌과 서연이가 집에서 할머니를 돌보지 않아서 넘어졌다고 했죠? 그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당신 조카가 아무런 명분도 없이 백씨 가문 며느리의 자리를 차지해서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고 하루가 멀다고 우리 할머니 앞에서 아첨하고 있는데 삼촌과 서연이가 어떻게 그 집에서 살아요?”유미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래졌다.유승아는 유미의 팔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고모, 이 녀석 상대하지 말아요.”유미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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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전문 간호사와 재활사가 24시간 서윤아를 돌봐줬다.남서연은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말했다.“어머님, 오늘 밤은 제가 여기서 같이 있을게요.”서윤아가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 넌 가서 쉬어. 여긴 날 돌봐줄 사람 있어.”유미가 서둘러 유승아를 밀치며 눈짓을 하자 유승아가 황급히 말했다.“아주머니, 저 내일 출근 안 하는데 오늘은 제가 여기 남을게요.”서윤아가 유승아를 힐끗 보더니 몇 초간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래 그럼. 승아가 여기 남아. 우리 둘이 할 얘기도 있고.”남서연은 난처해서 입술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백건은 점점 지나친 서윤아의 행동을 보고 마음이 불쾌했고 남서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간병인이 엄마를 돌보니까 넌 병원에 남을 필요 없어. 너 힘들어.”남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었다.유승아는 질투 어린 눈으로 백건과 남서연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그때 서윤아가 눈을 감고 힘없이 말했다.“나 괜찮으니까 다들 돌아가.”백건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일 있으면 연락 주세요.”말을 마친 그는 남서연의 손을 잡고 나갔고 남서연은 뒤돌아보며 서윤아에게 인사했다.“어머님, 저 갈게요. 다음에 또 뵈러 올게요.”서윤아는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대답하지 않았다.그러자 유미와 유승아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기뻐하며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그녀들은 서윤아가 소고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윤아만 잡고 있으면 백건과의 혼사는 결국 이루어질 것이다.돌아가는 길에 남우영이 운전했다.백건과 남서연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손을 잡고 기분이 우울해 있었다.남우영은 두 사람을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갈 때, 멀리 국경에 있는 정안에게 전화를 걸어 집안 사정을 말해주었다.밤이 깊어 인기척이 없고 별장의 불빛은 환했다.남서연은 거실 소파에 앉아 두꺼운 의학 서적을 뒤적이며 책에서 요추 재활을 위한 주의사항과 방법을 찾고 있었다.시간이 1분 1초가 흐르자 그녀는 볼수록 피곤해져 자기도 모르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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