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861 - Chapter 870

904 Chapters

제861화

남서연은 멀뚱멀뚱 백건을 바라보았다.왜 그녀는 백건의 말투에 질투가 섞인 것 같을까?그녀의 오해일까?남자는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아 몇 초 동안 그녀를 불쾌하게 쳐다보더니 화가 나서 차 문을 열고 내려가서 차갑게 한마디 던졌다.“하 비서. 데려다줘.”곧 문을 닫고 성큼성큼 걸어갔다.남서연은 완전히 멍해졌다.하현우는 시동을 걸고 차를 돌려 떠났다.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 하현우가 물었다.“아가씨, 주소를 주시면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어딜 간다는 거지? 나 호텔로 데려다주는 거 아니었어?’그녀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핸드폰이 울려서 발신자 표시를 보니 진우석의 번호였다.그녀가 전화를 연결하자, 진우석은 그녀에게 퇴근했는지, 밥을 먹었는지, 잠깐 만날 수 있는지 물었다.그녀는 진우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하현우에게 말했다.“스카이 레스토랑으로 가주세요. 고마워요.”하현우는 공손하게 응수하고 스카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그가 눈을 들어 백미러를 보니 남서연은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진우석과 통화하고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탄식했다.스카이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남서연이 차에서 내려 하현우에게 말했다.“먼저 돌아가세요. 이따가 저 혼자 호텔로 돌아가면 돼요.”“아가씨 혼자는 위험해요.”“우석 오빠가 있잖아요?”하현우는 떠날 수밖에 없었다.남서연이 레스토랑에 들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진우석이 벌떡 일어섰다.“서연아, 여기!”남서연은 활짝 웃으며 가벼운 걸음으로 다가가 진우석의 맞은편에 앉았다. 밝고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그의 웃음에 물들었다.“오랜만이에요. 우석 오빠.”진우석도 싱글벙글 웃으며 감격해서 말했다.“네가 이곳에 출장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어.”“나도 못 했어요.”진우석은 그녀에게 메뉴판을 건넸다.“네가 먹고 싶은 것 시켜.”남서연은 메뉴판을 뒤적거리다가 무작위로 세트메뉴를 주문했다.음식 맛은 별로였지만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상당히 아름답고 낭만적이었다. 음악이 은은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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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길가에 주차가 안 되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아온 하현우는 검은색 우산을 들고 고인 물을 밟으며 백건 옆으로 달려가 그의 머리 위의 비를 막았다.지금의 하현우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그가 남서연을 이곳으로 데려다주고 파티장으로 돌아갔을 때 백건은 이미 안에서 나와 여기로 곧장 달려왔다.하현우는 여러 해 동안 백건의 곁에 있으며 그의 일을 거의 다 알고 있었다.하현우가 본 백건은 즐거움이 없는 남자였다.그는 부모님의 모든 기대를 짊어지고 있었다. 그의 사업, 미래, 아내와 인생은 전부 부모가 계획한 길을 따라야 했다.그는 태어날 때부터 자아가 없었고 그저 백씨 가문의 재산을 상속하는 데 사용하는 꼭두각시일 뿐이었다.그런 백건은 어렸을 때부터 걱정 없고 천진난만한 남서연을 좋아했다. 그가 아무리 동경하고 추구해도 평생 도달할 수 없는 꿈같은 존재였다.북풍이 휙휙 불고 빗물이 섞여 하현우는 오싹할 정도로 추워 났다.그는 팔 한쪽만 젖었을 뿐인데 백건은 온몸이 흠뻑 젖었으니 아마 더 추울 것이다.더구나 레스토랑 안의 저 달콤한 장면이 백건에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가슴 아픈 일일까?하현우가 안쓰러워 입을 열었다.“대표님. 온몸이 흠뻑 젖었어요. 이러시다 감기 걸려요. 먼저 돌아가시죠.”백건은 조용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다.하현우는 이가 덜덜 떨리고 손이 얼어붙고 몸도 으스스 떨릴 정도로 추웠다.레스토랑의 문이 열리자 진우석은 비가 내리는 하늘을 보고 큰 우산을 쓰고 남서연에게 씌워주었다. 남자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한 시간 동안 서 있던 백건이 드디어 움직였다.그는 제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돌려 그들에게 등을 돌렸다.하현우도 뒤돌아서서 우산을 아래로 눌러 상대방의 시선을 가렸다.남서연은 고개를 숙여 발밑에 고인 물을 보고 진우석의 품에 기댄 채 나무랐다.“이 비는 두 시간이나 내렸는데 아직도 안 그쳤네요.”“요즘 비가 자주 오니까 우산 꼭 챙기고 다녀.”“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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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남서연은 마음이 괴로워졌다.백건의 기분을 도저히 짐작할 수 없지만 자꾸 그를 생각하고, 추측하고 그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다.그러자 남서연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뭐야? 우리 걱정 없는 서연 공주님이 한숨도 쉴 줄 알아?”남서연도 반응하고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그러게요. 언제부턴가 나에게도 고민이란 게 생겼네요.”“우리 서연이 다 컸네.”“사람은 크면 고민이 생기네요. 난 정말 조금도 크고 싶지 않아요.”“네 고민이 뭔지 이 오빠에게 말해볼래? 회사 일이야?”진우석이 운전하며 묻자 남서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러자 진우석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말투가 조금 엄숙해졌다.“그럼 감정 문제?”남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수건을 비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우석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속으로 걱정스러워하면서도 덤덤한 척 물었다.“설마 나한테 고백했다가 거절당할까 봐 고민이야?”남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지막이 투덜댔다.“오빠는 참, 그런 농담은 하지 말아요. 웃기지도 않아요.”진우석은 헛웃음을 두어 번 지어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었다.그는 남서연을 호텔까지 바래다주고 인사를 하고는 떠났다.남서연이 스위트룸으로 돌아왔을 때, 백건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따뜻한 물로 목욕을 했다.아직 시간이 이른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디자인 원고를 그렸다.시간은 1분 1초 지나갔다.남서연은 두 개의 디자인 초안을 다 그린 후, 참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들어 시간을 보았다.시간은 정확히 새벽 12시였다.평소 같으면 이 시간에 진작 꿈나라로 갔겠지만 지금은 잠이 오지 않았다.음악을 듣고 스케치를 하기 위해서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백건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남서연은 헤드셋을 벗고 스케치를 내려놓고 이불을 젖히고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거실의 조명이 밝았다.방금 그녀가 방에 들어오기 전에 불을 껐는데 보아하니 백건이 이미 돌아온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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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남서연.”백건은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네?”“남서연.”“나 여기 있어요. 왜 그래요?”남서연이 인내심 있게 답했다.“남서연, 남서연...”그의 목소리는 더욱 무거워지고 쓸쓸해졌으며 눈시울은 붉어졌고 시선은 흐릿해졌다.남서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계속 여기에 있는데 이 남자는 왜 그녀의 이름만 부르며 다른 말은 하지 않을까?‘많이 취했나?’백건은 씁쓸하게 입꼬리를 꼬더니 느릿느릿 중얼거렸다. “남... 서... 연.”남서연은 걱정스럽게 다가가 그를 마주 보았다.“나 여기 있어요.”백건은 그녀를 보며 덤덤하게 웃더니 다시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 힘없이 중얼거렸다.“네가 또 내 꿈속에 왔네.”“뭐라고요?”남서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 얼굴을 갖다 대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요?”“남서연.”“왜 자꾸 내 이름을 불러요?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해요!”“남... 서... 연.”“정말 취했나 보네요.”남서연은 부랴부랴 침실로 들어가 휴대전화를 들고 하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은 하현우는 잠에서 깨어난 듯 몽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남서연은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조심스럽게 말했다.“정말 죄송해요. 대표님이 술에 취해 거실에 앉아 있어요. 옷은 흠뻑 젖었고요. 저러다 감기 걸릴까 봐 걱정돼서요.”하현우는 경악했다.“대표님이 취했다고요?”분명 그를 호텔로 데려다줄 때는 멀쩡했는데 왜 술에 취해 젖은 옷을 아직 갈아입지 않았을까?남서연이 긴장해서 말했다.“네. 자꾸 제 이름만 부르고 있어요.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말을 못 하더라고요. 아마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뇌가 말을 안 듣나 봐요. 저 상태로는 젖은 옷도 안 갈아입을 것 같은데 좀 와서 도와주시겠어요?”“네. 바로 갈게요.”하현우는 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잠옷 바람으로 달려왔다.벨이 울리자 남서연이 나가서 문을 열었다.방으로 들어온 하현우는 백건이 아직도 그 젖은 옷을 입고 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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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그녀는 백건을 오랫동안 짝사랑하며 그와 사귀는 날을 꿈꿔 왔지만 이성적으로 두 사람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도덕적으로 볼 때, 그녀의 짝사랑은 평생 빛을 보지 못할 운명이었다.그래서 그녀는 백건에게 가까이 가는 건 감히 바라지 않았고 헛된 꿈을 꾸지 않았고 비현실적인 일을 원하지도 않았다.이 어두운 짝사랑을 평생 마음속 깊이 간직해야 했다.남서연은 오랜 고민 끝에 결국 방으로 돌아가 문을 닫고 침대에 누워 계속 잠을 잤다.이날 밤, 남서연은 잠을 설쳤다.다음 날 아침, 숙취가 남은 백건은 깨어나지 못했고 남서연은 이미 일어나 육나리와 다른 디자이너 준과 함께 행사장으로 향했다.행사장에는 이미 런웨이가 설치되었다.이번 시즌 패션쇼 행사가 곧 시작되어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백스테이지 라운지.“거기 너.”한 남자가 남서연을 가리키며 오만하게 말했다.“너. 그래 너.”남서연은 경악하며 자신을 가리켰다.“저 부르셨어요?”“그래. 바로 너. 너 어느 부서 직원이야?”남자가 묻자 남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예의 바르게 답했다.“디자인 팀 직원이에요.”“처음 보는 얼굴인데?”“본사 신입직원입니다.”“그렇군. 가서 커피 몇 잔 사와.”남서연은 흠칫 놀라더니 물었다.“제가 커피를 사 와요?”남자는 미간을 찌푸리고 다른 사람을 가리켰다.“모두 바쁜데 너만 한가하잖아? 네가 안 가면 누가 가?”남서연은 그의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커피 심부름을 할 뿐이니 별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다.“네. 몇 잔을 사 올까요?”남자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가리켰다.“여기 지금 몇 명인지 세어보고 사와.”남서연이 사방을 둘러보니 스태프와 모델, 최소 수십 명이 모였는데 그녀 혼자서는 그렇게 많은 커피를 손에 들 수 없었다.“얼른 가지 않고 왜 멍을 때려?”남서연은 늘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게 많은 커피를 종이 상자에 넣어와도 되고가져올 방법은 생각해 내면 될 일이었다.“네. 알겠어요. 비용은 회사에 청구하면 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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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충격을 받은 남서연은 숨을 들이쉬고 두 손으로 급히 입을 가린 채 한참 동안 반응하지 못했다.백건의 차가운 카리스마가 너무 강력하고 무서워서 남자는 오들오들 떨며 허리를 숙인 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백건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처 마시고 싶으면 네가 직접 나가서 사 먹어. 내 사람 심부름 시키지 말고.”‘내 사람’이란 세 글자는 마치 폭탄처럼 남서연의 심장을 폭격했고 그녀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며 알 수 없는 설렘을 느꼈다.비록 그가 말한 ‘내 사람’은 그가 본사에서 데리고 온 부하직원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남서연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백건은 차가운 얼굴로 돌아서서 떠나며 처음부터 끝가지 남서연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이에 남서연은 어리둥절했다.백건은 그녀를 도와 이 부하직원에게 화를 낸 것 같은데 왜 백건의 태도는 여전히 냉담할까? 이 남자의 온도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았다.백건이 떠난 후 남서연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남자를 도와 돈을 주웠다.그러자 남자는 놀라서 쩔쩔매며 당황해했다.“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내가 주우면 돼요.”남자는 불안해했고 남서연을 조금 두려워했다.남서연은 일어나 백건을 돌아보았다.‘어젯밤에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고 오늘 괜찮나? 몸이 불편하지는 않나?’남서연은 그가 일을 순시하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일하는 백건은 아주 진지하고 엄숙했으며 온몸에서 강한 냉기가 뿜어져 나와 사람들을 두렵게 했다.백건은 뒤에서 뜨거운 눈빛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그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를 바라보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시선을 한 바퀴 돌리더니 결국 남서연에게로 떨어졌다.“대표님 전화오셨습니다.”하현우가 휴대전화를 들고 오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백건에게 건넸다.백건이 보니 어머니 서윤아에게서 걸려온 영상통화였다.그는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휴대전화를 받아 블루투스 이어폰을 낀 뒤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무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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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서윤아가 엄숙하게 경고했다.“이 세상에 유일하게 불가능한 여자가 바로 남서연이야.”서윤아가 남서연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반면 그녀는 남서연을 매우 좋아하고 친 외손녀처럼 아꼈다.그녀는 남서연의 감정이 상할까 봐, 가문의 평판이 손상될까 봐, 두 집안의 관계가 깨질까 봐 걱정했다.유독 백건의 행복은 걱정하지 않았다.서윤아는 항상 강력히 반대하고 과격한 수단을 썼다.반평생을 타협한 백건은 더 이상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만약 남서연이 그를 받아들이고 그와 함께 세상에 맞설 의향이 있다면 그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내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백건이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승아는 어떡해? 너와 그렇게 오랫동안 만났는데 지금 서연이 때문에 승아를 버리려는 거야?”이 이야기를 꺼내자 백건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나와 승아는 한 번도 사귄 적이 없어요. 그때 엄마가 날 협박하지 않았다면 난 승아를 내 첫사랑 여자친구로 가장하지도 않았어요.”서윤아는 경악했다.“뭐? 너희들 연인 사이인 척 연기한 거야?”백건은 씁쓸하게 냉소를 지었다.당시 그가 남서연을 짝사랑하는 것이 발각되어 가족들로부터 온갖 협박과 핍박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부득이하게 그런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다.“백건! 넌 나를 너무 실망시켰어.”서윤아는 제대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반면 백건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나 바쁘니까 별일 없으면 전화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그는 머리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이 세상에서 그가 남서연과 함께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남서연 본인뿐이었다.다른 사람들은 다 신경 쓰지 않았다....그 후 며칠 동안 행사가 진행되면서 남서연도 점점 바빠졌다.패션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행사로, 각 언론사가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남서연은 행사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는 신인 디자이너인 그녀에게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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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안전한 M국에 익숙해진 남서연은 나쁜 사람들이 겁도 없이 호텔에 들어가 사람을 납치할 줄은 정말 몰랐다.그녀는 차에 던져져 두 손 두 발이 묶이고 눈이 가려지고 입이 막혔다.그녀는 찻간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두려움이 마음속 깊이 퍼졌고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차 안의 남자 몇 명이 깔깔 웃으며 외국어로 더러운 말을 하고 있었다.“이 여자 정말 아름다워.”“돈도 받고 예쁜 여자도 놀 수 있다니. 이거 정말 좋은 장사야.”“이 몸매에 이 얼굴은 최상급이지 않아?”“이따가 짜릿하게 즐기자고.”차마 들을 수 없는 대화를 들으면서 남서연은 너무 놀라서 어쩔 줄을 몰랐다.이 사람들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군가 그들을 고용해 남서연을 더럽히려고 온 것이다.그녀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무서워서 위가 경련하며 토하고 싶었다.30분 후.누군가 남서연을 차에서 끌어내고 어깨에 메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들은 그녀를 푹신한 침대에 휙 내던졌다.“음음!”그녀는 오열하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두 손 두 발이 묶여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발버둥 치는 그녀의 모습은 남자들의 음탕한 웃음을 자아냈다.그녀가 발버둥 칠수록 그들은 더욱 활짝 웃었다.갑자기 그녀의 양손과 발의 끈이 풀렸고 누군가가 그녀를 잡아당겨 대자 모양으로 침대 네 구석에 다시 묶었다.그녀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밧줄에 조여 손목 발목에서 피가 날 것 같았고 이따금 찌릿찌릿 따끔거렸다.남자는 흥분해서 웃고 있었고 그녀는 눈물이 비 오듯 흘렀다.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지옥이었다.그녀가 절망하고 있을 때, 펑 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남서연은 이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바로 총소리였다.곧이어 문이 발에 차여 열리더니 계속 총성이 터져 나왔다.적어도 열 몇 발은 울렸다.남서연은 놀라서 온몸이 뻣뻣해지고 마음속에 한 줄기 희망이 떠올랐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을까? 경찰이 그녀를 구하러 왔을까?“아가씨. 이제 괜찮아요.”하현우의 목소리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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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남서연의 눈동자에는 투명하게 반짝이는 눈물이 흐르고 눈 밑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남자의 옷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솔솔 풍겼고 따뜻함과 안도감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맴돌았다.그녀는 목이 메어 살짝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고마워요.”백건은 허리를 굽혀 그녀를 가로로 안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미안해. 내가 널 잘 지키지 못했어. 내가 늦게 왔어. 많이 놀랐지?”남서연은 백건의 두꺼운 가슴에 기대어 극도로 안심했다. 따뜻한 남자의 숨결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그녀는 눈을 들어 남자의 섹시한 목젖을 보고는 가슴이 심하게 요동치고 호흡이 무거워지고 얼굴이 뜨거워졌다.가슴이 두근거리고 괜히 부끄러워 났다.이 집을 떠날 때, 입구에 많은 경찰차가 와 있었다.하현우는 남아서 현장을 처리하고 백건은 그녀를 데리고 곧장 병원으로 갔다.의사가 그녀의 손목의 졸린 상처를 치료했고 곧이어 정신과 의사가 들어와 그녀를 상담했다.남서연은 곧 두려움이 사라지고 기분도 좋아졌다. 그녀는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에 다행으로 여겼다.새벽 1시가 넘어서야 남서연은 백건과 함께 호텔로 돌아왔다.방에 들어서자 그녀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백건은 따뜻한 물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줬다.“뜨거운 물에 목욕하고 푹 자.”“고마워요.”남서연은 물컵을 받으며 인사하고는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백건이 그녀 앞에 앉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혼자 잘 수 있겠어?”남자는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그녀의 배짱도 알고 있었다.이것이 바로 남서연이 우려하는 부분이었다.그녀는 분명히 악몽을 꿀 것이고 혼자 잘 수 없었다.남서연은 몇 초간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오늘 일은 비밀로 해주면 안 될까요? 내가 해외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걸 가족들이 알면 많이 걱정하실 거예요.”백건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리고 나 디렉터 님이랑 같이 자고 싶어요.”남서연은 이 말을 하면서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간을 보았다.“하지만 이 시간에 이미 주무시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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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남서연은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했는데 앞뒤 합쳐서 한 시간 이상 걸렸다.샤워 후 머리를 감고, 머리를 말리고, 스킨케어를 바르고, 마스크팩을 하고, 핸드팩을 하고, 온몸에 바디로션을 바르고. 이 모든 걸 마치고 나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백건이 이미 그녀의 방에 있을 줄은 몰랐다.방 소파에는 베개와 이불이 놓여 있었고 그는 편안한 잠옷을 입고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흠칫 놀랐고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백건이 그냥 해본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정말로 그녀의 방에 와서 그녀와 함께 있어 줄 줄은 몰랐다.두 발은 뿌리가 내린 듯 움직일 수 없었고 그녀의 심장은 모터처럼 빠르게 뛰며 어찌할 바를 몰라 긴장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백건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를 올려다보며 가볍고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매번 샤워 시간이 이렇게 길어?”남서연은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두 손으로 잠옷 치마를 꼬집었다. 그녀의 치마가 보수적이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더 난처했을 것이다.백건은 그녀가 놀란 인형처럼 움직이지 않고 쩔쩔매는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오늘 밤은 네 방에서 잘 거야.”남서연은 딱따구리처럼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그녀의 귀여움에 백건은 웃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백건이 큰 침대를 가리키자 남서연은 그제야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다가 몸을 덮었다.그녀의 가슴 기복이 심해졌고 몸은 긴장해서 팽팽해졌고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너무 떨렸다.남서연은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있었다.그녀는 언젠가 백건과 같은 방에서 잘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예전에 그녀는 핑계를 대고 백씨네 집에 놀러 갈 때마다 그를 한 번 더 보고 싶어 했던 기억이 났다.하지만 백건은 한 번도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지 않았고 그녀와 얘기도 나누지 않았다.심지어 그녀가 온 것을 보면 핑계를 대고 그녀를 피하곤 했다.그때 남서연은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백건이 자신을 너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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