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721 - Chapter 1730

1814 Chapters

제1721화

리앙은 낯선 청년에게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얻어맞았다.이 치욕을 리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이대로 복수하지 않으면 자다가도 화가 치밀어 깨어날 판이었다.“도련님, 차라리 진씨 가문이랑 서씨 가문한테 조사를 맡기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쨌든 이 동네 사정을 잘 아니 사람을 찾는 건 그들이 더 능숙할 겁니다.”옆에서 노련한 집사가 조심스레 권고했다.“당장 김태영이랑 서동현에게 연락해. 내일 해 지기 전까지 놈을 찾아내라고 전해.”리앙이 이를 갈며 명령했다.그 시각, 단꿈에 빠져 있던 김태영과 서동현은 갑작스러운 전화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둘은 내일 아침 일찍부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범인을 찾기로 했다.이튿날 아침.진서준은 얼굴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눈을 떴다.눈앞에는 김연아가 부드러운 머리카락으로 진서준의 뺨을 간지럽히고 있었다.“왜 이렇게 일찍 깼어? 좀 더 자지 그래?”진서준이 김연아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았다.“어제 밤엔 꽤 힘들었을 텐데?”진서준이 장난스레 말했다.“그런 말 하지 마.”김연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오랜만의 재회는 꿀보다 더 달았다.서로 못 본 지 몇 달이 지났고 어젯밤 적당히 술까지 곁들였으니 당연히 두 사람은 불이 붙어버릴 수밖에 없었다.다행히도 김연아는 하녀를 부리는 습관이 없었다.하녀가 있었다면 정말 크게 망신당할 뻔했다.“아침 운동할래?”진서준의 시선이 김연아의 매끈한 몸매를 훑었고 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온몸이 부서질 것 같아서 도저히 못 뛰겠어.”김연아가 고개를 저었다.“내가 말한 아침 운동은 그게 아닌데?”진서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김연아가 잠시 멈칫한 순간, 진서준은 순식간에 김연아 몸 위에 올라탔다.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두 사람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방을 나서자마자 김혜민이 거실에서 두 사람에게 아니꼽게 말했다.“너희 둘,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는 거야?”김혜민은 기다리다 지쳤는지 언짢은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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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2화

“너희 동창 모임인데 내가 거길 왜 가?”진서준이 한심하다는 듯 물었다.“그 남자가 예전에 날 쫓아다녔거든. 듣자 하니 이번에 돌아와서도 계속 고백할 생각인가 봐.”김혜민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래? 그 녀석 눈이 멀었네? 널 좋아하는 걸 보니.”진서준이 의아하다는 듯 비꼬았다.“눈먼 건 너겠지.”김혜민이 분노하며 소리치자 가슴이 부르르 떨렸다.“날 방패 삼아 화력을 내게 돌리려는 거야? 그런 귀찮은 일은 사양이야.”진서준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이런 일에 괜히 끼어들었다가 피곤해지기만 할 것이고 쓸데없는 문제를 만들 수도 있었다.이번에 강남에 온 목적은 딱 두 가지였다.첫째는 김연아와 서지은을 만나러 온 것이었고 둘째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다.이렇게 과중한 임무를 안고 왔는데 남의 연애 싸움에 끼어들 이유가 없었다.“너 그래도 국안부 소속이잖아. 이 정도 일로 쫄아?”김혜민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한데 자극적인 말로 날 도발해도 난 움직이지 않을 거야. 그냥 포기해.”진서준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진서준이 요지부동하자 김혜민은 결국 김연아에게 도움을 청했다.“설득 좀 해줘.”김연아가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혜민아, 너 그 남자가 그렇게 싫어?”“아니, 싫지는 않은데 관심이 없어.”김혜민이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런데 오늘 술자리에서 분명 고백할 거야. 그러면 다른 애들도 분위기 맞추려고 부추기겠지. 내가 거절하면 모임 분위기가 싸해질 게 뻔해.”그 말을 듣고 진서준이 피식 웃었다.“결국 체면 문제잖아.”“나 친구가 몇 명 없단 말이야. 이런 어이없는 일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면 나중에 누구랑 만나야 해?”김혜민이 툴툴거렸다.김혜민에게는 대학 동창들이 거의 유일한 친구였다.그런데 이런 일로 관계가 어색해지면 나중에 결혼할 때 들러리도 못 구할 판이었다.그런 처참한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서준아, 점심때 혜민을 좀 도와줘. 난 마침 회사에 가봐야 해.”김연아가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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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3화

“다들 오랜만이야.”김혜민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소개할 사람이 있어. 내 남자친구 진서준이야. 한 명 더 데리고 왔는데 괜찮지?”이 말이 떨어지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진짜 남자친구라고?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금테 안경을 쓴 남자에게 향했다.“혜민아, 오랜만이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예뻐졌어. 더 여성스러워진 것 같아.”안경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칭찬 고마워.”김혜민은 싱긋 웃으며 진서준을 이끌고 자리에 앉았다.“진서준, 소개할게. 이쪽은 우리 반 반장이었던 장주완이고 이쪽분들은 대학 시절 가장 친했던 미녀 친구들이야. 특히 여기 조수아는 우리나라 톱스타야.”김혜민은 왼쪽에 앉은 여자들을 가리키며 하나씩 소개했다.“안녕하세요.”진서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끼리끼리 어울린다더니 김혜민이 워낙 미인이니 그녀의 친구들도 예쁠 수밖에 없었다.특히 조수아라는 여자는 외모와 몸매 모두 김혜민 못지않았는데 역시 톱스타가 될 만한 비주얼이었다.“혜민아, 그런데 네 남자친구는 어디 사람이야? 강남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물었다.“진서준은 외지인이야. 강남 출신은 아니고.”김혜민이 설명했다.“그렇구나. 그럼 무슨 일 해?”장주완이 두 손을 모으고 미소 지으며 물었다.“그건...”김혜민이 잠시 머뭇거렸다.“혹시 비밀스러운 직업에 종사하는 거야?”보라색 드레스 여자가 농담처럼 말했다.“난 의사입니다.”진서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네? 의사라고요?”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진씨 가문의 금지옥엽이고 강남의 유명한 미녀인 김혜민이 고작 의사를 남자친구로 둔다고?이게 소문이라도 나면 사람들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김혜민은 굳어버린 얼굴로 진서준을 불쾌하게 쏘아봤다.‘어차피 이 사람들은 네 정체도 모른단 말이야. 대충 멋있어 보이는 직업으로 둘러대면 안 돼?’“진서준 씨는 어느 의대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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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4화

“무도라고? 혜민아, 너 아직도 어린애 같네.”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친구로서 한마디 하자면 남자는 믿음직한 사람을 골라야 해. 예를 들면 장주완 같은 남자 말이야. 유학 갔다 와서 지금 차이더리스에서 일하고 있고 연봉도 수십억대야. 이런 남자가 너한테 어울리는 거지.”여기 있는 사람들은 장주완이 대학 때부터 김혜민을 좋아했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하지만 김혜민은 장주완의 여러 차례 고백을 전부 단칼에 거절했다.그런데 그런 김혜민이 지금 직업도 없는 돌팔이를 남자친구로 데려왔다니, 다들 납득할 수 없었다.“내 남자친구 앞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김혜민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뭐가 어때서?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보라색 드레스 여자는 태연하게 말했다.“사람은 자기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해. 괜히 계층을 넘나들 생각 같은 건 하지 않는 게 좋아. 이 식사만 해도 그래. 혜민아, 네가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이 사람 평생 열심히 벌어도 겨우 두세 번이나 먹을까 말까겠지? 하지만 우리한테 이런 밥 한 끼는 그냥 평범한 일상이잖아?”보라색 드레스 여자는 우쭐한 표정으로 말했다.“루아 언니 말이 맞아. 솔직히 계층 차이를 무시한 연애는 오래 못 가.”“게다가 장주완도 이제 완전히 귀국했잖아. 혜민아,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걸?”“맞아, 맞아. 이 평범한 남자랑 있는 것보단 훨씬 낫지.”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거들기 시작했다.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바로 김혜민과 진서준을 갈라놓는 것이었다.그러자 김혜민이 인상을 쓰며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만해. 내 남자는 내가 알아서 선택해.”김혜민이 버럭 화를 내자 사람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연애하면 바보가 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말인 것 같았다.장주완의 눈에 순간 싸늘한 기운이 스쳤지만 곧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혜민아, 너무 화내지 마. 그냥 다들 농담한 거야.”“이런 농담, 내 남자친구 앞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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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5화

경호원들이 앞으로 나서며 조수아를 강제로 끌고 가려 했다.“동작 그만!”장주완이 벌떡 일어서더니 살기가 가득한 띤 얼굴로 경고했다.“딱 3초 줄 테니까 당장 꺼져. 안 그러면 내가 너희를 가만 안 놔둘 거야.”“맞아, 우리 앞에서 사람을 끌고 가겠다고? 우릴 뭐로 보는 거야?”다른 남자도 맞장구쳤다.조수아는 이 모임에서 가장 예쁜 여자였다.비록 김혜민처럼 집안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누가 봐도 완벽한 여신이었다.이 상황에서 영웅이 되어 조수아를 구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평생 자랑할 무용담이 될 터였다.“흥, 너희 주제에 영웅이 미녀를 구하는 판타지를 꿈꾸는 거야?”중년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좋게 좋게 말할 때 알아서 밥이나 처먹어. 안 그러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중년 남자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두 남자를 위협했다.“웃기고 자빠졌네. 수아 일이자 내 일이야. 내가 있는 한 너희는 수아를 끌고 갈 꿈이나 깨.”장주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맞섰다.그의 당당한 태도에 현장에 있던 여자들의 눈에 경외심이 넘쳤다.위험한 순간에도 앞장서는 남자야말로 진짜 완벽한 남자였다.반면, 김혜민의 남자친구 진서준은 아직도 묵묵히 밥 먹고 있었다.이 차이는 정말 엄청나게 컸다.“좋게 말할 때 안 듣는다는 거지? 싸가지 없는 놈들, 이놈 다리나 하나씩 부러뜨려서 내던져.”중년 남자가 격노하며 명령을 내리자 경호원들이 곧바로 달려들었다.“하, 경호원 주제에 감히 나한테 덤벼? 나 혼자서도 너희를 상대하기엔 충분하거든.”장주완이 코웃음을 치며 혼자서 경호원들과 맞섰다.30초도 채 안 걸려 경호원들은 비참하게 바닥에 쓰러졌다.“주먹질 좀 한다고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 생각을 한 거야?”중년 남자의 얼굴이 새파래졌다.“너,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네가 누군지 내가 알 이유가 있어?”장주완이 그대로 중년 남자의 왼쪽 눈가를 향해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중년 남자의 왼쪽 눈이 순식간에 시커멓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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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6화

“고생하는 건 괜찮았어. 하지만 문제는 유명해지자마자 우리 사장이 나한테 권력층들을 접대하라고 시켰다는 거야. 심지어 일반 접대도 아니고 성접대였어. 난 당연히 거절했지. 그랬더니 별의별 수단을 다 써서 협박하고 회유하더라고. 결국 화가 나서 계약을 해지했지만 사장은 끝까지 날 놓아주지 않았어. 그래서 몰래 강남으로 도망쳤는데 결국 또 찾아온 거야.”말을 마친 조수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그 뒤에 감춰진 조수아의 고통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톱스타? 영화제 여우주연상? 그건 그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연예계는 정치판 다음으로 더러운 곳이었다.조수아가 신념을 끝까지 지키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녀도 이미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이 썩을 놈들, 감히 우리 수아에게 성접대를 강요해?”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거친 욕을 내뱉었다.“완전 미친놈들이네. 계약까지 해지했는데도 이 정도로 집착한다고? 수아야, 걱정 마. 네가 어떤 사장을 건드렸든 우리가 책임지고 널 지켜줄게.”장주완이 가슴을 탕탕 치며 장담하자 조수아는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뚝뚝 흘렸다.“얘들아, 정말 고마워.”“그래서 그 회사 이름이 뭐야?”보라색 원피스 여자가 물었다.“에리 스튜디오야. 사장 성은 박씨야.”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두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박씨에 에리 스튜디오라면 대한민국 전역에서 오직 한 가문이 떠오르게 된다.바로 명주시 박씨 가문이었다.그 가문은 대한민국 최상위 재벌 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가문이었다.심지어 모두가 매일 쓰는 결제 앱조차 박씨 가문이 만든 거였다.조수아의 사장이 확실히 박씨 가문의 사람이라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상대였다.“뭐야? 왜 다들 그런 얼굴이야?”조수아는 모두의 이상한 반응을 보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조수아는 오랫동안 촬영에만 매진했기에 대한민국 명문대가에 관해 잘 요해하지 못했다.그러니 자연스레 박씨 가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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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7화

중년 남자는 길을 막아선 진서준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이 자식은 또 뭐야? 감히 내 일을 방해해?”진서준이 갑자기 일어서자 조수아 일행도 당황했다.아까까지만 해도 진서준을 쓸모없는 놈이라 비웃었는데 상대가 박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걸 알고도 나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너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진서준이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조심은 개뿔, 네가 지금 누구한테 개기고 있는지 몰라? 평생 병원 신세 지고 싶어?”중년 남자는 게거품을 물며 손을 들어 진서준에게 따귀를 날리려 했다.그 순간, 진서준의 눈에서 싸늘한 빛이 스쳤다.진서준의 손이 먼저 움직였고 중년 남자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따귀를 맞은 중년 남자는 그대로 빙글빙글 돌며 제자리에서 열 바퀴를 넘게 회전했다.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이가 반이나 날아가 버렸다.“이 개자식이... 감히 날 때려?”중년 남자는 분노로 눈이 뒤집혔다.“전부 덤벼! 이놈을 박살 내버려!”남자가 지시하자 칼과 곤봉을 든 경호원들이 즉시 진서준을 포위했다.“이제 저 자식 끝났네. 저렇게 많은 경호원이 무기까지 준비했는데 감히 나댄단 말이야? 설마 살아남을 거라고 착각하는 거야? 젠장, 저놈 때문에 우리가 쫄보처럼 보이잖아.”장주완이 이를 갈며 진서준을 째려봤다.“명색이 박씨 가문의 사람을 대놓고 건드려? 저거 완전 미친 짓이야. 우리까지 죽이려고 작정했나?”보라색 원피스 여자도 불만을 터뜨렸다.사람을 구하려고 나선 진서준을 다들 대놓고 원망하고 있었다.하지만 진서준은 이 사람들을 구하려고 나선 게 아니라 단지 김혜민이 끌려가는 걸 막으려고 했을 뿐이었다.만약 중년 남자가 다른 사람을 잡아가려 했다면 진서준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을 것이다.진서준은 아까 그렇게 자기를 대놓고 조롱한 사람들을 감싸줄 이유도 없었고 마음도 없었다.진서준은 모두의 불만을 무시하고 경호원들 사이에 뛰어 들어가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주먹이 한 번씩 날아갈 때마다 경호원 몇 명씩 벽으로 튕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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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8화

진서준은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내가 김혜민 남자친구 맞기나 해? 아까 대놓고 비웃으며 모욕할 때 그 사실을 기억하기나 했어?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해?”여자는 순간 말문이 막혔고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너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그 사람들이 누군지 알기나 하고 그런 허세를 떨어? 그 사람들은 에리 스튜디오, 즉 박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저 사람들을 때렸으면 박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야. 그러니 넌 절대 무사하지 못할 거야.”“생각하며 좀 살자. 그렇게 무모한 짓이나 저지르지 말고.”장주완도 보라색 원피스 여자를 거들었다.“넌 그냥 허세 부릴 생각만 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도 하지 않는구나. 박씨 가문 같은 명문대가를 너 홀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다른 사람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진서준은 이 사람들의 태도가 너무 우스웠다.“그러니까 네 말은 아까 네 친구가 납치당할 뻔했는데도 그냥 가만히 있었어야 한다는 거야?”진서준이 쌀쌀하게 웃으며 되물었다.“그럴 순 없지만 그렇다고 바로 주먹을 휘두르는 건 아니잖아.”보라색 원피스 여자가 뻔뻔하게 말했다.“얼씨구, 그 상황에서 싸우지 않고 네가 한마디 하면 그놈들이 네 말을 고분고분 들어줄 것 같아. 웃기지도 않네.”진서준이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김혜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멀리하는 게 좋을 거야. 언제 네 뒤통수를 칠지도 모르니까.”“뭐라고? 너 말조심해.”장주완이 벌떡 일어나 테이블을 쳤다.“야. 저놈들이 아까 진짜 수아를 끌고 가려고 했다면 난 우리 사장님한테 바로 연락했을 거야. 똑똑히 들어. 난 차이더리스 그룹의 고위 간부야. 우리 그룹의 셋째 도련님도 지금 강남에 있거든? 셋째 도련님이 직접 나서면 박씨 가문이 감히 체면을 주지 않을 것 같아?”그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뭐? 차이더리스 셋째 도련님이 여기 있다고?”“대박, 주완 오빠는 역시 대단해. 셋째 도련님과 직접 연락할 수 있는 건 일반 사람이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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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9화

명주시는 강남과 멀지 않아 KTX로 두 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지호는 자기가 이끄는 호위대를 데리고 강남에 도착했다.“사장님!”중년 남자가 기차역에서 박지호를 맞이했다.하지만 박지호는 중년 남자의 돼지머리가 된 얼굴을 보자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너, 걔네한테 내가 누군지 말하긴 했어?”“당연하죠. 근데 제가 사장님 이름을 말하자마자 그놈이 더 신나게 두들겨 패더라고요. 심지어 사장님께서 직접 와도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어요.”중년 남자는 일부러 사실을 부풀려서 고자질했다.“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오면 반년 동안 병원 신세나 질 각오하라고 큰소리쳤습니다.”“제정신이 아니구나.”박지호의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고 두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지금 그놈들 어디 있어?”“제가 미리 경호원을 붙여 놨습니다. 방금 연락이 왔는데 한 유흥업소에 있다고 합니다.”중년 남자가 서둘러 대답했다.“즉시 그쪽으로 안내해. 강남에 날 무릎 꿇게 할 사람이 어떤 대단한 사람인지 직접 봐야겠군.”박지호 일행은 곧장 유흥업소로 향했다.하지만 진서준과 김혜민은 이미 식사 후 자리를 떴다.지금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은 장주완과 조수아 일행뿐이었다.다들 노래 부르고 춤추며 잔뜩 들떠서 놀고 있었다.하지만 조수아는 달랐다.아까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기에 놀 기분이 나지 않았다.“수아야, 너무 신경 쓰지 마. 장주완이 알아서 해결한다잖아?”보라색 원피스 여자가 조수아를 달래듯 말했다.“맞아, 장주완을 믿어. 게다가 장주완은 차이더리스 셋째 도련님이랑 연락할 수 있다잖아.”“이 세상에서 차이더리스 가문을 무시할 사람이 있기나 할까?”다들 아까까지 박씨 가문을 두려워했지만 장주완이 리앙과 아는 사이라고 하자 그 두려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난 괜찮아. 너희끼리 먼저 놀아. 요새 너무 힘들어서 그래.”조수아는 억지로 웃으며 모두와 어울리는 걸 거절했다.“그래. 그럼 좀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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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0화

“아, 박 사장님이셨군요.”장주완은 즉시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박 사장님, 사실 이건 전부 오해입니다. 수아는 이미 귀사와의 계약을 해지했고 그동안 번 돈도 다 돌려드렸잖아요. 이젠 수아를 놓아주세요.”찰싹!박지호의 손이 번개처럼 날아갔다.“넌 어디서 굴러온 녀석인데? 네가 뭐라고 나랑 협상하겠다는 거야?”장주완의 안경이 훌쩍 날아가며 코에서 피가 흘러내려 완전 꼴사나운 몰골이 되었다.“왜 애먼 사람을 때려?”보라색 원피스 여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왜? 너희는 내 부하를 때릴 수 있는데 난 너희를 못 때린다는 규정이 있어?”박지호가 코웃음을 치며 되물었다.그리고 이내 몸을 돌려 조수아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오늘 우리랑 안 가면 네 친구들도 전부 무사하게 여길 나가지 못할 줄 알아.”박지호의 거만한 태도에 보라색 원피스 여자가 물러서지 않고 즉시 반발하듯 외쳤다.“똑똑히 들어, 장주완은 차이더리스 그룹의 고위 간부야. 게다가 차이더리스 셋째 도련님이랑도 아주 친하다고.”박지호는 대수롭지 않게 귀를 후벼 파며 말했다.“이 녀석이 셋째 도련님 본인이라면 체면 정도는 봐줄 수 있지. 근데 그냥 그룹 간부라고?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호들갑이야? 그룹 간부가 한둘이야? 개나 소나 하는 게 그룹 간부야.”장주완은 얼굴을 감싸 쥐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박지호를 노려봤다.“박 사장님, 저는 리앙 도련님과 매우 친한 사이입니다. 정말 오늘 여기서 끝장을 보시겠다면 제가 직접 리앙 도련님에게 전화하겠습니다.”“좋지. 그럼 당장 해 봐. 나도 궁금하긴 해. 그 셋째 도련님인지 뭔지 하는 놈이 너 같은 쓰레기 하나 때문에 날 적으로 돌릴지 말이야.”박지호는 전혀 겁먹지 않고 오히려 휴대폰을 먼저 꺼냈다.그 순간, 장주완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사실 장주완은 그냥 허세를 부려 본 것뿐이었는데 박지호가 허세에 겁먹지 않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장주완은 그저 차이더리스 그룹의 하찮은 직원일 뿐이었고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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