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종문을 모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붙어보자고? 얼씨구, 내가 너희를 무서워할 것 같아?”은청준은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하지만 은청준 뒤에 있는 곤륜 제자들은 살짝 주춤했다.“선배, 오늘은 그냥 넘어가죠. 나중에 더 좋은 날 잡아서 제대로 붙으면 되잖아요.”한 제자가 뒤에서 조용하게 속삭였다.“지금 우리 다들 심하게 다쳤는데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붙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은청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제자들을 돌아봤다.이 제자의 말이 틀린 소리는 아니었다. 다들 상처가 생각보다 꽤 심했다.이 상태에서 싸웠다가는 손해 보는 건 곤륜 제자들뿐이었다.게다가 돌아가면 이장로에게 한 소리 들을 게 뻔했다.4대 종문 간의 충돌은 무조건 정식적인 도론 대회에서 해결해야 하지 사적으로 해결하는 건 절대 금지였다.만약 몰래 싸우려고 마음먹었다면 상대에게 고자질할 기회조차 주지 말고 그 자리에서 깔끔하게 숨통을 끊어놓아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특별했다.이틀 뒤가 4대 종문 대회인데 지금 여기서 곤륜 제자들이 죽으면 대충 조사해도 바로 남사 짓이라는 게 드러날 게 뻔했다.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곤륜과 남사는 한쪽이 전멸할 때까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다.“왜, 은청준? 겁먹었어?”도권우가 비웃으며 도발했다.은청준도 절대 무지하고 덤벙대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태연하게 콧방귀를 끼며 대응했다.“도권우, 이틀 후 대결에서 널 완전히 박살 내주지.”“좋아, 기대하고 있을게.”도권우 역시 코웃음 쳤다.“아, 그리고 하나 더. 내 약혼녀 잘 보호해. 너희가 제대로 못 지키겠으면 내가 직접 지켜줄 테니까.”도권우는 바로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슬기를 바라봤다.“슬기야, 나랑 같이 가는 게 어때?”하지만 조슬기의 표정은 차가웠다.“도권우 씨, 우리 약혼은 20년 전에 어른들이 그냥 한 말일 뿐이에요.”“그냥 한 말이라니? 우리 아버지가 그러는데, 그땐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는데?”도권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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