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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최강 이혼남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1059 챕터

제481화

연홍도는 화를 감추지 못했다.“왜! 지난 5년 동안 나름 대로 잘 챙겨줬다고 생각했는데 배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냐!”도아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위선적인 말은 집어치워요! 우리는 각자의 필요 때문에 엮인 관계일 뿐, 난 당신의 돈과 지위가 탐났던 것이고, 당신은 내 미모를 원하는 거잖아요. 따라서 전혀 빚진 게 없다고 봐요! 그리고 언제 배신했다고 그래요? 단지 모르는 사람에 불과한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날 비난하죠?”연홍도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무현 님은 희주를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야! 감히 그런 분의 목숨을 노려? 날 죽이려는 것과 뭐가 달라? 말해! 누가 널 보내서 우리한테 접근하게 했지? 무현 님을 암살하라고 시킨 범인은 어디 있어!”도아린은 콧방귀를 뀌며 꿋꿋이 밀어붙였다.“알아서 뭐 하게요? 저놈은 어차피 죽은 목숨이죠. 임무는 이미 완수했으니 날 죽이거든 얼른 움직여요. 굳이 쓸데없는 소리를 할 필요 있나요?”“너...!”연홍도는 울화통이 치밀어올라 입가가 파르르 떨었다.악랄한 여자를 향한 그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다.도아린과 함께 있으면 연홍도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점점 젊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연희주는 일찌감치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챘다.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줄곧 재혼을 꺼리지 않았는가? 이제 와서 도아린을 만나 인생의 두 번째 봄을 맞이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므로 반대하기는커녕 되레 여태까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설령 나중에 아버지와 결혼하여 연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더라도 연희주는 쌍수 들고 환영할 것이다.아버지만 기쁘고 행복하다면 딸로서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스파이였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도아린이 워낙 꼭꼭 숨긴 이유도 있겠지만, 그녀도 나이가 어려 경험이 부족한 탓에 눈치채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베테랑인 아버지마저 전혀 몰랐다는 자체만으로 이 여자가 얼마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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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당장 해독제를 내놔! 그럼 목숨만큼은 살려줄게.”연홍도는 초조한 듯 협박을 마다하지 않았다.연희주도 걱정하는 얼굴로 재빨리 설득했다.“언니, 사부님은 제 생명의 은인인데 어찌 목숨을 노릴 수 있어요? 얼른 해독제 주세요. 아빠한테 없었던 일로 해주면 안 되는지 제발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해 볼게요.”도아린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다들 너무 순진하군. 이 독약은 맹독으로서 해독이 불가할뿐더러 설령 해독제가 있다고 해도 오랜 시간을 지체했으니 무용지물과 마찬가지이죠. 더욱이 나한테 주어진 임무는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염무현을 죽이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해독제를 챙길 것 같아요? 괜히 헛수고하지 말고 아직 목숨이 붙어 있을 때 할 말 있으면 얼른 해요. 이따가 그런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연희주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울먹였다.“사부님, 아직 못다 한 말이 있으면 전부 얘기해 주세요...”“그게 무슨 헛소리죠? 내가 빨리 죽길 바라는 거예요?”염무현은 연희주에게 딱밤을 날리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날 걱정해주면 어디가 덧나요?”“하지만 이미 중독되셨잖아요!”연희주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나 의사잖아요, 잊었어요?”염무현은 손에 생긴 미세한 상처를 바라보았다.“멀리서부터 이미 저 여자의 몸에서 나는 맹독의 냄새를 맡았죠. 내가 일부러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접근할 기회조차 없었을걸요?”도아린이 피식 웃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큰소리치는 건가? 그렇게 하면 영웅처럼 보일 줄 알아요?”연홍도 역시 믿기지 않은 듯 말했다.“무현 님, 진짜 괜찮아요?”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왼손으로 오른팔의 혈자리를 빠르게 눌렀다.곧이어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펴고 팔부터 손바닥까지 쓸어내리자 독혈이 상처에서 배어 나왔다.그리고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심하게 부식되면서 ‘치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이럴 수가!”도아린은 깜짝 놀라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말도 안 돼.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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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도아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눈을 스르륵 감더니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처럼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그제야 연홍도는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다짐했던 굳은 맹세와 변치 않은 사랑은 단지 연극에 불과했다는 것을.이내 오른쪽 손바닥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아래로 세게 내리쳤다.“몇 명만 남아서 수습하고, 다들 철수한다.”연홍도는 순식간에 열 살이나 먹은 듯 초췌했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클리넌을 향해 걸어갔다.차가 출발한 지 한참 뒤 그는 비로소 입을 뗐다.“김씨 가문의 야망을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되겠네요.”그들이 정한 타킷에는 서해시의 공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제외하고 방금 상황을 알게 된 연씨 가문, 그리고 어제 유람선 경매를 진행했던 유씨 가문도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고작 대외적으로 알려진 일부분에 속할 뿐, 몰래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어제 염무현이 김민재를 죽이고 오늘 땅에 발을 딛자마자 김씨 가문의 역습을 당하지 않았는가?빛보다 빠른 반응 속도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무현 님, 아니면 사람을 찾아서 김씨 일가를 몰살할까요?”연홍도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번에 그는 진짜로 화가 났다.염무현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괜찮아요. 고작 벌레 같은 놈들이 과연 어떤 파장을 일으키려고 하는지 두고 보죠, 뭐.”예전에 적이 누군지 몰랐을 때도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제 김씨 가문의 음모가 속속 드러나는 시점에서 두려워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그리고 차 안은 내내 침묵에 휩싸였다.서해시, 금싸라기 땅인 남연동의 한 고급 별장에 불이 훤히 켜져 있었다.김준휘는 눈살을 찌푸린 채 누군가의 사진을 지켜보았다.그의 표정은 한동안 변함이 없었다.사진 속 인물은 전부 명성이 자자한 고대 무술 능력자들이었다.‘우두머리 집회’를 앞둔 지금, 모든 무림 고수의 상황을 낱낱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이른바 ‘우두머리 집회’란 영역을 분할하려는 어둠의 세력끼리 만나는 자리였다.지난번에 공규석과 진경태가 염무현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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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이 말을 듣자 김준휘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인내심만큼은 아버지인 김민재보다 더 뛰어나다고 확신했다.따라서 만전을 기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쉽사리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더욱이 염무현이 막강한 실력을 선보인 탓에 신중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었다.“그리고 사람들이 바다에서 20시간 넘게 개고생한 끝에 드디어 희생자들의 시신을 전부 인양했어요.”군사는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물론 맹승준과 홍태하의 시신도 포함되어 있죠.”김준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맹승준의 시신은 무림 연맹에 보내.”“도련님은 역시 현명하십니다.”군사가 즉시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줄 알고 이미 사람을 시켜서 보냈습니다.”맹승준 사제의 시신으로 무림 연맹의 공분을 일으킨다면 염무현은 또 하나의 강력한 적을 얻게 되지 않는가?“그런데 당최 이해가 안 가네요. 염무현 그 자식이 건방지게 아주 방방곡곡에 적을 만드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멀쩡하게 살아있는 거죠?”김준휘도 웃음을 터뜨렸다.“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도 있잖아. 이번에는 인생이 끝장날 거로 장담하지.”군사는 질세라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어쩌면 우리가 보낸 암살자가 도착하기 전에 무림 연맹이거나 다른 원수의 손에 죽을지도 몰라요. 하긴, 잔금도 아끼고 일석이조네요?”...무림 연맹, 허원 지부.비록 지부에 불과하지만, 이곳은 서해시를 포함한 허원 지역의 십여 개의 도시를 관할하고 있다.고대 무술 능력자라면 무림 연맹의 체제에 따르기 마련이다.설령 민간 조직일지언정 이러한 이유로 무림 연맹은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다.홀 한가운데에 두 구의 시체가 놓여 있었다.상주인 부성민은 분명 눈물이 나지도 않으면서 뻔뻔스럽게 곡소리를 해댔다.“사부님, 형! 얼마나 억울하시겠어요? 제가 무능해서 대신 원수를 갚을 수가 없네요.”하지만 얼굴만큼은 뽀송뽀송했다.얼마 전부터 맹승준을 스승으로 모시기 시작한 그는 사이가 아주 돈독할 정도는 아닌지라 울음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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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불쌍한 어르신... 이렇게 억울하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지부장님! 필히 사부님과 형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고 대신 원한을 갚아 주세요! 살인범을 죽이고 부도덕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노인은 의견을 묻기라도 하는 듯 수많은 부하의 얼굴을 훑어보았다.그러고는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다들 의견이 없는 것 같으니 집행팀을 보내 살인범을 처형하도록 해!”...리버타운.공규석과 진경태가 또다시 1호 별장을 찾았다.“김씨 가문이 그토록 많은 계략을 꾸몄단 말입니까? 심보가 아주 고약하군요.”그동안 연씨 일가와 겪은 일화를 되짚는 염무현의 말에 두 사람은 감개무량하면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여태껏 김씨 가문의 목적이 단순히 서해시를 손에 넣고 어둠의 세계를 장악하는 새로운 왕이 되는 것이라고만 여겼다.그러나 알고 보니 욕심이 한도 끝도 없지 않은가?심지어 항상 묵묵히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연씨 가문마저 그들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절대로 김씨 가문이 하고 싶은 대로 놔주면 안 돼요.”공규석은 인상을 찌푸렸다.“이렇게 악랄한 사람은 처음 봅니다. 만약 김씨 일가의 손에 서해시가 넘어간다면 다들 끝장날지도 몰라요.”진경태가 말을 보탰다.“섣불리 움직일 필요 없어. 지금까지 용국에 모습을 드러낸 건 김준휘 형제와 김민재뿐이야. 김씨 가문의 주력군은 아직 해외에 있어. 일단 우리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우두머리 집회야. 이번에 왠지 모르게 김씨 가문도 연루될 거라는 예감이 들거든.”공규석은 흠칫 놀라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네요!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간사한 김씨 가문이라면 또 꿍꿍이를 꾸밀 수도 있으니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네요. 다만 대체 무슨 짓을 할지는 도무지 감이 안 잡혀요.”진경태도 짐작이 가지 않는 듯 이맛살을 찌푸렸다.적의 목적을 모르니 대책을 세우는 것도 어려웠다.즉, 수동적인 위치에 처하기 마련이다.염무현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압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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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어젯밤 집에 돌아왔을 때만 하더라도 그녀는 흰색 포메라니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첫눈에 반한 우예원은 강아지를 안고 한참이나 놀아주었다.그런데 자고 일어났더니 마치 마술처럼 포메라니안이 아리따운 여자로 바뀌지 않았는가?오늘 아침 일찍 우예원은 출근했고, 우현민은 수업하러 대학교에 갔으며 정은선은 장 보러 나갔다.집을 나설 때만 하더라도 세 사람은 백희연을 보지 못했다.염무현은 우현민 가족에게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두 눈이 휘둥그레진 진경태와 공규석은 믿기지 않은 눈치였다. 이게 무슨 터무니없는 말이지?주워 왔다니? 정녕 양심에 찔리지도 않는가?위치가 어딘지만 알려주면 두 사람도 찾아갈 기세였다.물론 염무현을 믿고 존중하는 만큼 그의 인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에 쉽게 거짓말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게다가 굳이 이런 일로 그들을 속일 정도로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다.“진짜 주었어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알려줄게요.”염무현이 쓴웃음을 지었다.진경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가 보기에 염무현 같은 슈퍼 엘리트의 곁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그러나 공규석의 생각은 달랐다. 사랑하는 딸아이가 언젠간 무현 님의 눈에 들어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를 꿈에도 바랐다.그때가 되면 자신은 염라대왕의 장인이 될 테니까.단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이렇게 좋은데!그러나 지금 무현 님의 집에 정체불명의 여자가 불쑥 나타나지 않았는가?게다가 아주 매력적인 미인이었다.무심코 보여준 사소한 행동마저도 충분히 매혹적이라 남자에게 치명적이었다.또한 이런 면에서 공혜리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그녀는 어려서부터 남자아이 취급당하면서 자랐기에 보통 여자보다 훨씬 카리스마가 넘쳤다.다만 섹시함 앞에서는 귀여움도, 시크함도, 카리스마도 무용지물과 마찬가지였다.외간 남녀가 한집에 있는 자체만으로 리스크가 너무 컸다.‘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아니면 눈 씻고 찾아봐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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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허리가 어찌 이리도 가늘 수 있지?A4용지 챌린지라는 둥, 배꼽 챌린지라는 둥 얇은 허리를 인증하는 건 그녀에게 무의미할 정도였다.게다가 잘록한 허리는 물론 가슴마저 봉긋했는데 마치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연상케 했다.그나마 형용할 만한 단어가 산봉우리밖에 없었다.정녕 힘들지도 않은가?정은선이 두 눈을 부릅떴다. 자칫 액션을 크게 취하다가 허리라도 부러질까 봐 두려웠다.“그게 대체 무슨 소리예요?”우예원이 웃음을 터뜨렸다.요정이 나타나다니, 장난하나?정은선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집에 오면 알게 될 거야.”“네네, 퇴근하자마자 갈게요.”우예원은 전화를 끊고 웃으면서 중얼거렸다.“대체 어떤 요정 때문에 우리 엄마가 이렇게 호들갑인지 두고 볼 거야.”오늘 결근한 염무현 때문에 그녀의 앞자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죽마고우 여동생 겸 룸메이트로서 염무현이 회사에 나올 때면 같이 밥 먹으려고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설령 공혜리와 하지연이 합석한다고 해도 고작 옆자리일 뿐, 그녀를 대신할 엄두를 못 냈다.결국 두 여자는 이제 순수한 사회 초년생마저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를 지키는 법을 익혔다고 몰래 탄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정은선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착잡한 표정으로 위층을 바라보았다.2층 서재에는 염무현이 있었다.아까만 해도 기분 좋게 장을 보고 돌아온 그녀는 염무현에게 오늘 싱싱하고 싼 식자재를 샀다고 자랑할 참이었다.그러나 집에 뜬금없이 나타난 절세 미녀에 그만 깜짝 놀랐다.염무현은 애써 아무렇지 않게 그녀를 백희연이라고 소개하고는 한동안 집에서 같이 지낼 거라고 했다.정은선은 염무현의 말투에 전혀 확신이 없다는 걸 고스란히 느꼈다.하지만 정녕 어디서 온 사람인지, 왜 이 집에 머물러 있는지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그녀는 패닉에 빠졌다.지금까지 미인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미에 대한 기준이 꽤 높아진 듯싶었다.사실 그동안은 자기 딸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다.비록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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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새우 요리 완전 맛있어요! 갈비도 예술입니다. 아줌마, 요리 솜씨가 죽여주네요!”양 볼 잔뜩 음식을 밀어놓은 백희연의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햄스터 같았다.모르는 사람이 봤더라면 걸신이라도 들린 줄 알았을 것이다.물론 걸신보다 그녀의 나이가 더 많은 건 비밀이었다.무려 청교의 여왕이 반지에 봉인되어 천 년이 지나서야 겨우 빛을 보게 되는 날이 다시 오다니!청교에 있었던 과거를 되짚어 보면 그녀는 식자재가 아무리 귀해도 안중에 없었고, 입에 대지도 않았다.청교의 여왕이 흡족할 만한 식자재는 전 세계에서도 최상급에 속했다.그러나 지금은 일반 사람과 마찬가지였고, 뭘 먹어도 맛있었다.하긴, 다시 생각해보면 설령 신일지언정 천 년 동안 굶으면 입맛이 돌기 마련이다.게다가 그녀는 고작 여우 요괴에 불과하지 않은가?“주인... 무현아, 난 정말 먹을 복을 타고났나 봐.”자칫 말실수할 뻔한 백희연은 잽싸게 호칭을 바꾸었다.염무현은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는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미인이 곁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눈에 띄기 마련인데, 매력적인 목소리로 주인님이라는 호칭까지 부른다면 더더욱 오해하기에 십상이다.식탁 위의 요리는 전부 염무현과 우예원이 즐겨 먹는 반찬이지만, 지금은 불청객에게 싹쓸이당하는 중이었다.다행히 압도적인 비주얼로 꿀 발린 말까지 아끼지 않는 덕분에 정은선의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다.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백희연을 점점 받아들이고 성격이 시원시원한 여자아이에게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맛있으면 많이 먹어.”정은선은 이내 새우 하나를 집어서 백희연의 접시 위에 놓았다.“엄마! 저도 아직 맛보지 못했는데!!”우예원이 투덜거리자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넌 항상 먹잖아. 이번에 못 먹는다고 죽기라도 해? 우리 희연이는 처음 먹어 본다고.”우예원은 입을 삐쭉거렸다. 대체 누가 친딸인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자, 넌 갈비 먹어.”그나마 딸의 편을 들어주는 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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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태연하게 손을 빼냈다.“놀러 가는 게 아니라 일이 있다고.”“한밤중에 나가서 무슨 일 본다고?”백희연은 또다시 그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이번에는 황당하게 무려 가슴 사이에 꼭 끌어안았다.봉긋한 촉감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탄력이 넘쳤다.이 요괴가 사람을 홀리려고 작정한 건가?염무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설명을 보탰다.“싸움이 벌어질 거라 여자가 따라오면 불편해.”이내 말을 마치고 다시 팔을 빼내려고 했다.하지만 백희연은 그에게 도망갈 틈을 주지 않고 더욱 꽉 껴안으며 고집스레 말했다.“왜 불편해? 싸우는 건 나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그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고, 금세 흥분으로 물들었다.이는 누가 봐도 구미가 당기는 모습이었다.“네가?”염무현이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하자 백희연은 발끈했다.“나쁜 주인 같으니라고, 감히 날 무시해? 내가 싸움을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지? 일찍이 전 세계를 휩쓸어 적수가 없을 정도라고.”“허풍은! 천하무적이라는 사람이 왜 반지에 갇혀 있어?”“에잇! 남의 약점이나 들춰내고!”백희연은 짐짓 화난 척 연기했다.“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안 되겠어, 주인님으로서 보상해줘야 해.”“어떻게 해줄까?”염무현은 일부러 모르는 것처럼 물었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두 눈에 흥분의 물결이 일렁거렸다.“나도 데리고 놀러... 아니, 싸우러 가.”세상 무서운 것 없는 모습은 사고를 치지 못해 안달 난 듯싶었다.그제야 염무현은 미인은 재앙의 근원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닫게 되었다.예쁜 왕비를 얻으려고 강산을 잃은 왕이 있는가 하면, 미녀의 환심을 사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남자가 있다고 하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그런 여자와 비교하면 백희연도 못지않았다.만약 옛날이었다면 나라와 백성을 해치는 장본인이 되었을 것이다.“그래, 가는 건 상관없지만 반드시 약속을 지켜 줘.”염무현은 그녀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내 곁에 딱 붙어 있되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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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차 세 대가 산꼭대기로 향했다.“무현 님, 우두머리 집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네요.”진경태가 웃으면서 말했다.“희연 씨를 데리고 좀 둘러보는 게 어때요? 비록 인위적으로 만든 풍경이 대부분이지만 구경할 맛이 꽤 날 거예요.”“그래요.”이왕 온 김에 여기저기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백희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염무현의 팔을 끌어안았다.염무현은 빼내려고 했지만 그녀가 너무 꽉 끌어안은 탓에 두어 번 시도한 끝에 실패하자 발버둥 치기를 포기하고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다.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본 공규석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 속으로는 위기감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왔다.사실 예전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긴 했으나 소꿉친구인 우예원 또는 연씨 가문의 아가씨 연희주, 심지어 전 와이프인 양희지마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왜냐하면 딸아이 역시 못난 점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백희연은 레벨 자체가 달랐다.“규석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나도 알아.”진경태가 웃으며 말하자 공규석이 반문했다.“그런데도 무현 님과 단둘이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거예요?”진경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감정은 억제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한번 싹트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막지. 혜리가 백희연의 라이벌이 안 될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공규석이 쓴웃음을 지었다.“맞아요, 백희연에 비하면 혜리는 전혀 우세가 없죠.”진경태가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모든 사람은 장점이 있기 마련이고 아무도 대체할 수 없지. 무현 님은 대단하신 분이라 외모만 보는 얄팍한 인간이 아니거든. 이렇게 간단한 도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겠어?”공규석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렇다고 해서 우리 혜리한테 기회가 있다는 뜻은 아니잖아요.”“왜 이렇게 고집불통이야?”“그게 무슨 말이죠?”진경태가 옆에 있는 정자를 가리키자 두 사람이 걸어가서 앉았다.“무현 님처럼 매력이 넘치는 남자는 이성의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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