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기 전엔 못 놔줘: Bab 1791 - Bab 1800

1834 Bab

제1791화

커다란 안방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침대 하나가 있었는데 말이 침대지 크기가 거의 방 한 칸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옛날 집안의 여자들은 거의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한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쭉 침대에서 생활해야 하는 건지 문득 의문이 들었다.그리고 두 어르신이 자신에게 준비해 둔 침대를 보고 나서야 말로만 들었던 방만한 침대가 있구나 싶었다.또한 화장대며 세면대 등 기본적인 가구들은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이런 침대를 만들어내려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작업에 들어가야 하고 시간은 최소 5년은 넘게 걸린다고 했다.그러기에 당연히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물건들이었다.박민정은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봤는데 너무 편안했다.그러다가 문득 그때 자신에게 만약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면, 또 보육원에 보내지지 않았다면 이런 집에서 그들의 온전한 사랑을 받으면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러기에는 시간이 이미 너무 많이 흘렀지만 뒤늦게라도 가족을 되찾은 걸 감사하게 여겼다. 박민정은 아직 너무 피곤한 건 아니였기에 조하랑에게 자신도 서주에 도착했다고 알리고자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몇 번 울리지도 않았는데 수화기 너머에서 빠르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민정아.”“하랑아, 나 오늘 서주에 도착했어. 넌 좀 어때?”박민정의 물음에 조하랑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괜찮아, 그런데...”조하랑의 우물쭈물한 대답에 박민정이 되물었다.“그런데 뭐?”“잠깐만.”조하랑은 베란다 쪽에 가서 문을 닫았다.“인우 씨랑 같이 왔어.”여기에 온 목적이 김씨 가문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글쎄 김인우가 따라왔다고 한다.“인우 씨는 왜?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그러자 조하랑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나도 몰라. 그래서 지금 어떻게 다시 돌려보낼지 생각 중이야.”조하랑은 말하면서도 시선은 방안으로 향했는데 김인우는 거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혹시나 그가 박민정과의 대화를 엿들을까 봐 조하랑은 대충 지금 상황만 말해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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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2화

“하랑 씨가 여기에 있는데 제가 돌아가서 뭐 해요? 저도 다 생각이 있어요. 하랑 씨가 여기서 1년간 일해야 하는 거면 저도 같이 여기에 있을래요. 그리고 내년에 우리 둘이 같이 돌아가는 거죠.”조하랑은 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다시 그를 설득했다.“김씨 가문의 사업이 모두 진주에 있는데 인우 씨가 여기에 있으면 어떡해요? 게다가 할아버지는 이제 나이도 많으신데 옆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그냥 돌아가요.”계속되는 거절에 김인우는 어딘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저는 왜 자꾸만 하랑 씨가 저를 피하는 것만 같죠?”“제가 여기에 있으면 하랑 씨를 돌봐줄 수도 있는데, 그것도 싫어요?”순간 조하랑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그리고 이걸 어떻게 해명하면 좋을지 몰라 그저 눈앞이 막막하기만 했다.그러다가 결심한 듯 두 주먹을 꼭 쥔 채,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아무튼 저는 이곳에 혼자 있고 싶으니까 그냥 돌아가요. 같이 있으면 불편해요.”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김인우의 심장에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순간 방안이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숨이 턱턱 막혀왔지만 애써 담담한 척,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혹시 밖에 다른 남자라도 숨겨둔 건 아니겠죠? 그걸 들킬까 봐 지금 저를 급히 보내려고요?”농담처럼 물었지만 혹시나 진짜로 맞다고 할까 봐 살짝 심장이 떨렸다.“아니요.”조하랑은 단번에 부인했다.“전 그런 여자가 아니에요. 어쨌든 우리는 지금 부부고 여기서 아무리 1년이 아니라 10년을 혼자 지낸다고 해도 인우 씨 배신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조하랑은 자신만의 소양이 있는 사람이다.그렇지 않았다면 그때 강연우와 헤어지고 나서 곧바로 다른 남자를 찾았을 것이고 절대 솔로로 지내지 않았을 것이다.김인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그러면 더욱 저를 내쫓을 이유가 없겠네요. 만약 저랑 같은 집에 사는 게 불편하면 제가 집 하나 따로 맡을게요. 가끔 만나서 밥이나 먹어도 좋으니까.”“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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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3화

조하랑은 사실 자기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임신 초기라 입덧이 너무 심해 집에서 밥을 거의 못 먹었다시피 했고 억지로 먹어도 다 토해냈었다.불행 중 다행히 이런 음식은 먹을 수 있었고 의사도 지금 상황에서는 우선 산모부터 살고 봐야 하기에 먹고 싶은 음식은 마음껏 먹으라고 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호텔에 도착했는데 원래 야식까지 먹으려 했던 조하랑이 갑자기 메스꺼움을 느끼고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오늘 먹었던 음식을 전부 토해내기 시작했다.깜짝 놀란 김인우도 뒤따라와 그녀에게 휴지와 물을 건네주며 걱정스레 물었다.“탈 났어요? 당장 병원부터 가요.”그러나 조하랑은 손사래를 치며 거부했다.“아니요.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에요.”“왜 이렇게 고집이 세요? 어른이면 이런 길거리 음식은 될 수록 먹지 말아야 한다는 상식 정도는 알고 있잖아요. 병원에 가자고 하니 또 말도 안 듣고.”김인우는 옆에서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 궁시렁거렸다.그걸 가만히 듣고 있던 조하랑은 화가 슬슬 치밀어 올라 단번에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으악! 계속 그렇게 잔소리만.... 할, 할 거면 당장... 당장 나가요!”그러나 김인우는 이 와중에도 그녀가 괴로워하는 게 더 신경 쓰였지만 여기서 더 뭐라고 하면 당장에라도 쫓겨날 것 같아 다시 말을 삼켰다.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조하랑도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아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거실 소파에 털썩하고 쓰러졌다.“이제 좀 괜찮아요?”“많이 나아졌어요.”조하랑은 온몸에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이때, 김인우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얼굴에 닿자 조하랑은 반사적으로 그의 손길을 피했다.“뭐 하려고요?”“하랑 씨 얼굴이 너무 빨개서 혹시나 열이 있나 보려고요.”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는데 조하랑은 이 순간이 너무 어색해서 빠르게 그의 손을 다시 뿌리쳤다.“괜찮다니깐요. 전 이만 씻으러 갈 테니까 인우 씨도 일찍 쉬어요.”말을 마친 뒤 다급히 욕실로 뛰어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그러고는 이제 슬슬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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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4화

“네 아빠는 그저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이었지. 그런데...”정수미가 잠깐 머뭇거리다가 다시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런데 잘 생겼던 건 인정, 아니면 내가 데리고 살아주지도 않았을 거야.”박민정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정수미는 한숨을 다시 내뱉었다.“사실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가정 환경마저 평범한 아주 보통 집에서 태어난 남자였지.”“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결국에는 혼자만의 힘으로 서주에서 가장 잘나가는 사람으로 되었고.”“나랑 네 아빠는 어느 기업의 한 파티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뒤로 연인 사이가 되어버렸어.”“그렇게 약혼도 하고 네가 태어난 거야.”정수미는 간단하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해줬다.“그때의 정씨 가문은 지금처럼 그리 화목하지 않았어. 내 위로 오빠 한 명이 있는데 그 사람은 네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께서 데려온 아이였지. 그리고 내가 임신한 사실과 네 아빠랑 결혼하겠다고 하자 내가 정씨 가문의 재산을 빼앗아 갈까 봐 몰래 우리한테 손을 썼어.”“그렇게 너는 그 사람 손에 의해 보육원에 보내졌는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그 사람은 그때 널 죽이려 했어. 그런데 마지막에 마음이 약해졌는지 널 그냥 살려둔 거야.”“그때의 나는 너를 낳고 나서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가 하마터면 그 사람이 지른 불로 인해 죽을뻔했어.”“그렇게 네 아빠가 나를 불바다에서 꺼내주다가 본인은 죽게 되었지...”여기까지 말하던 정수미의 눈가는 이미 빨개졌고 두 주먹을 꽉 쥐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나랑 꼭 행복하게 살겠다고 맹세했는데 그렇게 나만 두고 가버린 사람을 난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결국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말로는 용서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 사람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괴로워 아무 핑곗거리나 찾았던 것 같았다.박민정은 뭐라고 답하면 좋을지 몰라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그녀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아빠도 아마 엄마가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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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5화

“엄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박민정은 어렵게 되찾은 자기 친엄마를 두 번 다시는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정수미는 이 기회에 원래 자기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박민정의 반응을 보고는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래, 그만 말할게. 너도 얼른 쉬어. 그리고 요 며칠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이랑 즐겁게 놀기만 해.”“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정수미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정수미가 집에 돌아와 보니 길연서가 이미 그녀를 위해 약을 준비하고 있었다.“대표님, 혹시 민정 씨한테 말했어요?”그러자 정수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약을 한 입 마셨다.“아니.”그러다가 허망한 눈빛으로 창밖을 내다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분명히 아주 간단한 몇 마디인데도 그녀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네.”길연서는 한숨을 길게 내뱉더니 다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이런 일은 최대한 빨리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겁니다.”“나도 알아.”정수미는 빈 컵을 그녀에게 건네며 다시 말을 이었다.“됐어. 오늘 너도 힘들었을 텐데 이만 가서 쉬어. 난 괜찮으니까.”“네.”길연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떴다....이튿날, 아침.박민정은 일찍 깨어나 모든 준비를 마쳤다.도우미들은 박예찬과 박윤우가 일어나자마자 학교 갈 준비를 도와줬는데 그 모습이 박민정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정근우와 임은숙은 박민정이 오늘 친구 만나러 간다는 걸 알고 특별히 조하랑에게 줄 선물까지 준비해 뒀다.“민정아, 이건 우리가 준비한 선물인데 네 친구한테 주면 분명 좋아할 거야.”그러나 박민정은 습관적으로 거절했다.“아니에요. 저랑 오래된 친구라 그럴 필요 없어요.”“바보야, 오래된 친구일수록 이런 서프라이즈도 가끔 필요한 거야.”임은숙은 다시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이 선물은 우리가 꼭 주고 싶었어. 우리 민정이랑 친구로 지내줘서 고맙다는 표시니까 빨리 갖고 가.”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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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6화

그 사람이 박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조하랑의 입꼬리는 주체를 못하고 아래위로 춤을 췄다.‘뭐야?’‘민정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꼴값을 떨었지? 오늘은 그저 밥이나 먹고 쇼핑하는 건데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데려올 필요가 있나?’박민정도 차 안에서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다.하여 차에서 내리자마자 빠르게 가게 안으로 달려가다가 뒤따라오는 경호원에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여기까지 데려다주시면 돼요. 그리고 밖에서 기다려줘요.”그러자 그들은 난감한 얼굴로 박민정에게 말했다.“안 됩니다. 정 대표님께서 무조건 10미터 이내로 밀착 경호하라고 했거든요.”순간 할 말을 잃은 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모든 경호원을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사장은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조심스레 물었다.“저기, 혹시 저희 가게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순간 박민정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답했다.“가게는 괜찮네요. 인테리어도 심플해서 마음에 들고요. 왜요?”그녀의 대답에 순간 사장은 어리둥절했다.“그러면 여기까지 온 목적이...”사장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그저 친구랑 밥 먹으러 왔는데요?”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두리번거리다가 그제야 구석 창가 쪽에 앉아 있는 조하랑을 발견했다.원래 주목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 조하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박민정과는 모르는 사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박민정은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다가왔다.“하랑아.”조하랑이 못 들은 척 고개를 수그리자 박민정은 오늘따라 그녀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졌다.뒤따라오던 경호원들이 사장에게 말했다.“이제부터 다른 손님은 받지 말아 주세요.”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살짝 당황했지만 그래도 사장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네네.”그렇게 경호원들은 다시 박민정의 주위로 흩어져서는 혹시나 위험한 인물이 없는지 관찰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이 맞은편에 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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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7화

정씨 가문의 두 노인은 아주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었다.조하랑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어차피 정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부자라 딱히 필요한 물건이 없을 것 같았다.“이따 쇼핑 좀 하면서 혹시나 선물할 게 없나 봐야겠어.”“그래.”말을 마치자마자 박민정이 주문하려고 웨이터를 부르니 뜬금없이 사장이 직접 와서 공손하게 말했다.“혹시 두 분께서는 어떤 음식으로 주문하실까요? 메뉴판은 여기에 있는데 드시고 싶은 음식은 맘껏 주문하셔도 되겠습니다.”박민정은 너무 배고픈 상태가 아니어서 조하랑에게 주문을 넘겼다.그렇게 몇 가지 메뉴를 주문하니 빠르게 음식들이 차례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조하랑은 밥을 먹다가 요즘 따라 김인우가 거머리처럼 자신에게 달라붙는다고 박민정에게 하소연했다.“나 어떡해?”이때, 조하랑은 또다시 속이 울렁거려 밥 먹다가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사장은 깜짝 놀라 얼굴까지 창백해져서는 다급히 박민정에게 다가와 물었다.“혹시 저희 요리에 무슨 문제라도 있었을까요? 아니면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이라도 드신 건지요?”박민정은 안절부절못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고 빠르게 해명했다.“아니요. 임신 중이라 입덧이 좀 심할 뿐입니다.”“아, 네네. 그러면 다행이네요.”그래도 여전히 창백한 얼굴인 사장을 보고 박민정은 점점 미안해지기 시작했다.왠지 오늘 이 가게에 적잖이 민폐 끼친 것 같아 박민정은 조하랑을 데리고 빠르게 가게에서 나와 그길로 쇼핑하러 갔다.그러나 두 사람이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웬 남자가 다시 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바로 김인우였는데 그는 아까부터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걸 발견하고는 시름 놓고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다가 조하랑이 토하는 모습을 보고 또다시 이상함을 느꼈다.하여 사장에게 방금 상황을 묻자 그는 사실대로 알려줬다.“아, 아까 그 아가씨가 지금 임신 중이라면서 음식을 먹으면 자주 토한다고 하셨어요.”임신!김인우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린 채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잘못 들었나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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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8화

그렇게 박민정은 옆에서 조하랑이 기도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그러나 조하랑은 아직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김인우가 이미 알아버렸다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그리고 행운을 비는 글도 몇 글자 적어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의미로 나무에 걸어뒀다.박민정도 윤우와 예찬이, 그리고 두 동생과 유남준, 거기에 정수미까지 모두 건강하기를 기도했다.밖으로 나와보니 밖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이때, 조하랑은 수많은 사람들 무리에서 어두운 얼굴을 한 채,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김인우를 발견했다.그리고 그에게 빠르게 다가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여기에는 왜 또 따라왔어요?”김인우의 눈가는 어느새 빨개져 있었고 당장에라도 눈앞의 조하랑에게 따져 묻고 싶었지만 옆에 박민정도 있다는 걸 인지하고는 다시 말을 삼켜야 했다.“물어볼 게 있어서 그러는데 언제 돌아가요?”김인우는 애써 차분하게 물었지만 여전히 아무런 낌새도 못 느낀 조하랑은 그저 짜증만 냈다.“오랜만에 민정이랑 쇼핑하는데 분위기 깨지 말고 따라오지도 말아요. 제가 알아서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갈 테니까.”이때, 옆에서 가만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박민정은 단번에 김인우가 뭔가를 알아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하여 조하랑의 손을 잡고 김인우에게 말했다.“저희도 거의 끝나가던 참이었는데 이만 하랑이를 데리고 가요.”김인우는 창백한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지었다.“형수님, 감사합니다.”왠지 김인우를 도와주는 것 같은 상황에 조하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물었다.“민정아, 왜 그래?”“분위기상 인우 씨가 급히 너랑 할 말이 있어 보여서. 일단 오늘에는 집에 가고 우리는 다음에 다시 만나 쇼핑하자.”박민정은 슬쩍 그녀에게 눈치 줬다.그러나 조하랑은 여전히 눈치채지 못 채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급하긴 개뿔.”“됐어. 빨리 돌아가.”박민정이 조하랑의 등을 떠밀자 그제야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김인우의 차에 올라타더니 출발하기 전까지도 박민정에게 잊지 않고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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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9화

김인우는 정작 말하려니 살짝 망설여지기 시작했다.‘만약 내 아이가 아니라고 하면 어떡하지?’‘그러면 나 말고 또 다른 남자가 있단 말인가?’조하랑이 김씨 가문으로 시집오고 난 뒤부터 김훈이 감시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거의 매일 같은 방에서 자야 했다.김인우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하랑 씨, 임신했죠!”이건 의문문이 아니라 아예 확신에 찬 서술문이었다.조하랑은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고 깜짝 놀란 나머지 몸이 살짝 떨려왔다.그러나 조하랑의 태도에 김인우는 여태껏 의심만 하던 게 설마 진짜인가 싶어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아 다시 물었다.“아이 아빠는 제가 맞는 거죠?”그래도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조하랑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얼굴이 빨개진 채 오히려 그에게 되물었다.“아닐 수도 있나요?”그녀의 한마디에 김인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조하랑을 안아주고 싶었다.하여 김인우는 단번에 조하랑을 공주님 안기식으로 안아 올렸다.“그러면 저도 이제 애 아빠가 되는 거예요?”그리고 입꼬리가 주체할 수 없이 자꾸만 올라갔다.조하랑은 갑자기 몸이 공중에 뜨게 되자 깜짝 놀라 김인우의 한쪽 팔을 부여잡고 배를 움켜쥐었다.“왜, 왜 그래요! 당장 내려줘요!” 조하랑은 임신 후 예전과는 달리 겁이 많아져 지금은 혼자 길을 건너는 것도 무서웠다.김인우는 그제야 그녀를 놀라게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빠르게 내려주고 사과했다.“미안해요. 많이 놀랐어요?”그리고 조심스레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괜찮아요?”조하랑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그저 애써 감춰왔던 비밀이 이렇게 허망하게 탄로 난 것 같아 마음이 복잡했다.“뜬금없이 무슨 임신이에요. 헛소리 그만해요.”그녀는 애써 김인우의 눈빛을 피했다.“하랑 씨, 제가 의사라는 걸 잊었어요?”“방금 맥을 짚어보니까 임신이 맞던데요?”조하랑은 그가 맥 짚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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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0화

“어차피 우리 아이면 어떤 모습이든지 제 눈에는 다 예뻐 보일 겁니다.”김인우가 껄껄거리며 팔불출 같은 모습을 보이자 조하랑은 방금 한 말이 빈말은 아닌 것 같았다.하여 고민 끝에 그에게 말했다.“알겠어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요. 그런데 만약 저랑 제 아이한테 조금이라도 모질게 굴면 바로 짐 싸서 또다시 도망칠 거란 사실만은 알아둬요.”조하랑은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맞다, 그리고 위자료도 넉넉하게 줘야 하고요.”그녀는 배신당해도 가만히 있을 멍청이가 아니다.그러자 김인우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지금 당장 계약서 씁시다. 제가 만약 하랑 씨랑 아이한테 잘 못하면 김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전부 하랑 씨한테 넘겨줄 것이고 저는 늙을 때까지 외롭고 비참하게 살다가 죽겠습니다.”김인우의 말에 조하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당장 종이와 펜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자, 여기에 적어요.”김인우는 예전에 법에 대해서 공부했던 사람이고 어차피 빈 말도 아니었기에 막힘없이 술술 써 내려갔다.조하랑도 변호사 일을 했던 사람이라 그가 적은 내용이 혹시나 자신과 아이한테 이로운 게 맞는지 다시 한번 꼼꼼하게 검사해 보았다.“이만하면 된 것 같아요. 사인하고 도장 찍읍시다.”그녀의 말대로 김인우는 두말없이 서류에 사인하고 지장을 찍었다.그리고 모든 게 끝난 뒤에야 조하랑은 비로소 안심되었다.“그러면 우리는 이만 돌아가도 되지 않나요? 가서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리면 분명 좋아하실 텐데.”“며칠 있다가요. 이왕 온 김에 여행이라 생각하고 며칠 더 놀고 싶어요.”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짠 여행 계획을 그에게 보여줬다.“봐요. 아직 가야 할 곳이 엄청 많다고요.”“저도 같이 가요.”김인우의 말에 조하랑이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그러면 민정이도 같이 데리고 갑시다. 우리랑 같이 놀다가 진주로 돌아갈 때 셋이 같이 돌아가면 되잖아요.”“그래요.”김인우는 이제 조하랑의 말이라면 뭐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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