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은 꽉 깨물었던 유남준의 팔을 놓아주며 말했다.“남준 씨, 제발 놓아주세요. 과거에 우리의 사이가 좋았다고 해도 이러면 안 되죠.”그녀는 당황하고 혼란스러웠다.“안 놓아주면 화낼 거예요.”자신이 내뱉은 말이 아무 의미 없겠다고 박민정은 생각했다.그녀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유남준은 마지못해 그녀를 놓아주었다.“알았으니까 화내지 마.”박민정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자리를 뜨려고 재빨리 문 입구로 다가갔다.문을 여는 순간, 문 입구에서 엿듣고 있던 두 아이를 발견했다.“윤우와 예찬이 엿듣고 있었던 거야?”박민정의 얼굴이 빨개진 것을 본 박예찬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엄마, 오해하지 마. 우연히 이 앞을 지나가던 중이었어.”박윤우도 따라 말했다.“맞아. 쓰레기 아빠가 엄마를 껴안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몰라.”“…”그녀는 애들과 승강이하고 싶지 않았다.“둘 다 얌전히 있어야 해.”말을 마친 후 박민정은 거실로 내려갔다.조하랑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왜 이렇게 늦게 내려왔느냐고 묻자, 박민정은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이제 가야 하니 일 있으면 전화해.”조하랑의 말에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낸 후, 박민정과 진서연만 남게 되었다.유남준이 내려올 때 박민정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마음이 착잡한 것을 뒤로 하고 유남준이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박민정의 옆에 앉으려 하자, 박민정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나 졸리니까 먼저 잘 게.”“네. 그러세요.”진서연이 말했다.방으로 돌아온 박민정은 문부터 잠갔다.씻고 침대에 누우니 유남준이 자신을 껴안고 있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잠을 이루지 못했던 박민정은 최근에 있었던 사건들을 보고 싶어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인터넷에는 자신에 관한 뉴스가 많이 올라와 있었다.박민정은 하나하나 확인하며 기억을 떠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가물가물했다.무의식적으로 잠이 든 박민정은 한수민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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