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결과는 진짜예요...”임찬혁은 변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유효진은 그가 채 말하기도 전에 그의 말을 끊었다.“결과가 진짜면 아빠의 책임은 다해야 하지 않겠어요? 왜 저와 결혼하는 게 싫은데요? 그럼 위장 결혼은 어때요? 연우의 병이 완전히 좋아지면 그때 다시 이혼해요. 그때 제가 사례금으로 20억 원 드릴게요.” 유효진은 도도한 얼굴로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계속 말했고 임찬혁에게 반박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그래요. 결혼해요. 하지만 돈은 필요 없어요.”임찬혁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유효진이 본인을 오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그녀는 어머니를 잘 보살펴왔고 인간 됨됨이도 괜찮은 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친딸의 엄마이기 때문이다.이 몇 가지만으로도 임찬혁은 충분히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그날 당일은 시간이 너무 늦어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대신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일찍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유씨 집안 별장 안.“연우야, 엄마와 아빠는 이제 결혼했으니까 우리 연우는 앞으로 행복하게 지내기만 하면 돼.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알았지?”유효진은 연우에게 혼인신고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에는 임찬혁과 유효진 모두 새하얀 셔츠를 입고 있어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 같았다. “앗싸! 연우에게 진짜 아빠가 생겼어!”연우는 한 손으로 임찬혁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유효진을 끌어안은 뒤 두 사람의 볼에 입을 맞췄다.“아빠, 오늘 바로 이사 와서 같이 살아요!”임찬혁을 바라보는 연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무언의 눈빛을 그에게 전달하는 것 같았다. ‘아빠, 저 대단하죠? 아빠의 정규직 전환, 제가 해냈어요’“연우야, 걱정하지 마. 아빠 오늘 이사 올 거야.”임찬혁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유효진이 먼저 말했다.유효진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이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에 그녀의 심장까지도 사르르 녹는 듯했다.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서 일단 최대한 모든 것들을 간단하
Last Updated : 2024-01-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