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겠습니다! 가격이 얼마든 제가 다 사겠습니다.”사람들은 저마다 본인이 사겠다고 외쳤다. 조금 전까지 테스트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후회막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테스트에 참여했다면 젊어질 것은 물론이고 우선 협력권도 따낼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분, 저희 회춘단은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출시일은 우리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사람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임찬혁은 매우 만족했다.“다음으로 저희와 함께 발전할 파트너를 선정하려고 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저희 유 대표님과 직접 상의 부탁드립니다.”임찬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들은 물고기 떼들처럼 우르르 유효진에게 몰려들었다. “유 대표님, 저희 에이슨 백화점 매장은 마진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매달 제품만 주시면 고객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유 대표님, 제발 자리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저희 오랜 파트너잖아요.”“유 대표님, 대표님과 저희 아버지는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그 체면을 봐서라도 대리점으로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유효진은 곧 사람들에게 에워싸였고 조금 전까지 옆에서 지켜만 보던 이들은 당장 무릎이라도 꿇어 어떻게든 유효진과 계약을 맺고 싶어 했다.회춘단의 기적 같은 효과는 앞으로 분명 전국에 잘 팔릴 것이며 꽤 오랫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대리점 권한만 따내면 하늘에서 돈벼락을 맞을 날만 기다리면 된다.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모습에 송시후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겨우 뷰티밤 레시피를 훔쳐 이제 유효진이 본인의 여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전혀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오늘 이 결과에 만족해?”임찬혁은 송시후 앞으로 다가와 한쪽 입꼬리만 올린 채 그를 비웃었다.“아직도 여기 있는 거 보면 우리 회춘단 대리점 권한이라도 따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근데 미안해서 어떡하지? 네가 무릎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회춘단 한 알 너에게 안 떨어질텐데? 너 같은 인간쓰레
지금은 임찬혁도 유신 뷰티 컴퍼니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옆에서 송시후가 날뛰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재난? 아이고, 무서워라.”송시후는 오버하는 표정을 짓더니 가슴을 치며 말했다.“내가 말한 두 가지를 못 하겠으면 한 달 안에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재난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줄게!”말을 마치자마자 송시후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났다.그리고 협력하지 못해 안달이 났던 사람들은 송시후의 선전포고로 반 이상 줄었다.아무래도 송시후가 유씨 가문과 협력한 자에게 복수하겠다고 말한 이상 섣불리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임찬혁은 유효진의 얼굴에 가득한 근심걱정을 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회춘단이 나오면 주문이 물밀 듯이 쏟아질 겁니다.”유효진은 임찬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송시후와 사이가 틀어진 이상 걱정해도 소용없기에 차라리 회춘단 사업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그리고 오늘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경주 전체 시내에 빠르게 퍼졌다.송시후가 본격적으로 유효진에게 선전포고를 했고 한 달 안에 유씨 가문을 파산시키려 한다는 말은 순식간에 전체 경주 시내를 휩쓸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임찬혁은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회춘단의 기적 같은 약효와 그가 대용문파의 지존이라는 신분, 그 어느 쪽이든 송시후가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송시후가 단지 겁을 주기 위해 입만 놀린 거라면 그만이지만 혹시라도 진짜로 유신 뷰티 컴퍼니에 손을 쓴다면 그때는 그도 피를 보게 될 것이다.외부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유신 뷰티 컴퍼니 내부 분위기는 전보다 퍽 무거워졌지만 임찬혁은 홀가분해 보였고 기분도 좋아 보였다.그의 복수로 인해 하정연과 정우명이 처참한 대가를 치르게 한 것이 무엇보다 통쾌했기 때문이다.경매행사가 끝나자 연우가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고 임찬혁을 찾아왔다.“아빠,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래요?”연우가 임찬혁의 귀에 대고
이 사람이 손에 검사결과를 들고 이렇게 서럽게 우는 걸 보니 불치병에 걸린 게 틀림없나 봐요...임찬혁은 마음을 추스르고 눈물을 닦으며 유효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유 대표님, 아직도 멜튼 호텔에 있나요? 긴히 드릴 말이 있어요.”“지금 사무실에 있으니 할 말이 있으면 사무실로 오세요.”임찬혁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유효진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더 캐묻지 않았다.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사무실에 들어왔다.“유 대표님, 결과가 나왔어요.”비서가 두 손으로 유전자 검사결과를 유효진에게 건넸다.“네, 알겠으니 가서 일 보세요.”유전자 검사결과를 받긴 했지만 긴장된 마음에 바로 열어보지는 못했다. 잠깐 사이 그녀는 자신이 임찬혁과 연우가 친자관계가 성립되기를 바라는지 바라지 않는지조차 잘 몰랐다.그녀는 잠깐 생각을 한 후 유전자 검사서를 열었다.‘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유전자 감정 결과 연우와 양홍선은 아무런 친족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즉, 임찬혁은 연우의 친아버지가 아니다.유효진의 추측이 맞았다. 임찬혁과 같은 날 술집에 가긴 했지만 그녀와 관계를 맺은 사람은 임찬혁이 아니었다.하지만 손에 검사결과를 들고 있는 그녀의 마음은 편치 않았고 왠지 아쉬움마저 느껴지는 듯했다.방금 유전자 검사결과를 받기 전 유효진은 술집의 5년 전 CCTV가 이미 다 사라져 확인이 어렵다는 전화를 받았다. 더 이상 그 어떤 곳에서도 그날의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연우의 친아버지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유효진은 또다시 혼자의 생각에 잠겼다. 5년 전 그날 밤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그날 그녀는 비록 술을 많이 마셨지만 아직도 잠깐 잠깐의 기억들이 그녀 머릿속에 남아있다. 당시 유효진은 술을 많이 마셨고 상대방도 술을 많이 마신 듯했다.그렇다면 그들의 만남은 사고였고 상대방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그래서 유효진은 그 사람을 그렇게 미워하지 않는다.이것이 그녀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별다른 단서를
“유전자 감정서 진짜예요. 제가 직접 병원에 가서 한 겁니다.”임찬혁은 유효진이 검사도 안 해보고 결과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만약 의심된다면 얼마든지 병원에 가서 한 번 더 검사할 수 있다.믿지 않는 건지, 믿고 싶지 않은 건지 도무지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그만 하세요. 저는 절대 믿지 않을 거니까.”유효진은 먼저 진행한 유전자 감정 결과에서 이미 결과를 확인했기에 임찬혁이 건네는 감정 결과가 무조건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임찬혁이 고집을 부리면 부릴수록 그녀는 자기 생각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너무 위선적이라 생각했다. “알겠어요...” 순간 임찬혁의 기분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보아하니 유효진은 자기를 싫어하고 자기가 연우의 친아빠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그렇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사실을 증명할 필요도 없고 그저 앞으로 그들 모녀를 묵묵히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 “언니, 연우가 아픈 것 같아!”그때 유설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사무실로 찾아와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임찬혁과 유효진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연우가 자기 친딸임을 알고 있는 임찬혁은 여느 때보다 더 긴장한 마음으로 유설진을 따라 밖으로 뛰어나갔다....경주 바로 인근의 도시 해주시에 있는 어느 밀실에서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고 있다.“형님, 방금 전해 들은 소식인데 임씨 집안의 그 자식이 이미 출소했대요. 우리가 다시 손을 쓸까요?”외눈에 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가 검은 옷으로 몸 전체를 숨긴 남자에게 공손히 말하고 있었다.5년 전, 그들은 정우명을 시켜 임찬혁을 모함해 감옥에 넣었다.“걔 지금 어떤 상황이야? 왜 이리 일찍 출소했대? 무슨 귀인이라도 만난 거야?”검은 옷의 남자는 조금 놀란 듯했다.“그 자식 아직도 유모를 따라 도시 외곽에 살고 있어요. 하지만 이미 송씨 가문의 미움을 샀나봐요. 송시후가 그 자식에게 선전포고를 했대요.”칼자국 남자는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유효진은 너무 의아했다. 임찬혁도 조금 전 연우가 건강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녀는 또 임찬혁을 의심한 건가?“너무 아파... 죽을 것 같아... 엄마...”그때, 연우의 몸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기더니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윤 교수님,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유효진은 뜨거운 가마솥 위에 있는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연우야, 너 방금 뭐 잘못 먹은 거 아니야?”임찬혁은 연우가 일부러 무언가를 먹어서 지금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우리 조금 전까지도 계속 연우 옆에 있었는데 어디 먹을 시간이 있겠어요?”유효진은 임찬혁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마도... 이건 아이의 심리적 문제 때문이에요.”문밖으로 유효진을 불러낸 윤 교수의 얼굴은 많이 굳어 있었다.“최근 자극을 받을 만한 일이나 아니면 어린 시절 트라우마라든가 그런 건 없나요?”자극?어린 시절 트라우마?여기까지 생각한 유효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우는 요 며칠 동안 매우 즐겁게 지냈다. 특히 임찬혁을 양아버지로 삼은 후에는 매일매일 행복에 겨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하지만 어린 시절 트라우마라면...“연우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없었어요...”잠시 생각에 잠겼던 유효진은 연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털어놓았다.“바로 그거예요!”유 교수는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 생각에 연우는 아빠의 사랑이 부족해 계속 우울한 감정을 억누르면서 지내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어요. 그러다가 우울증이 막바지로 치달으면 자살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고 일련의 신체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어요!”“네?”윤 교수의 청천벽력 같은 말에 유효진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연우는 그녀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 나이에 우울증이라니! 그리고 엄마인 본인은 여태껏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게 너무 마음이
“유전자 검사결과는 진짜예요...”임찬혁은 변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유효진은 그가 채 말하기도 전에 그의 말을 끊었다.“결과가 진짜면 아빠의 책임은 다해야 하지 않겠어요? 왜 저와 결혼하는 게 싫은데요? 그럼 위장 결혼은 어때요? 연우의 병이 완전히 좋아지면 그때 다시 이혼해요. 그때 제가 사례금으로 20억 원 드릴게요.” 유효진은 도도한 얼굴로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계속 말했고 임찬혁에게 반박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그래요. 결혼해요. 하지만 돈은 필요 없어요.”임찬혁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유효진이 본인을 오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그녀는 어머니를 잘 보살펴왔고 인간 됨됨이도 괜찮은 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친딸의 엄마이기 때문이다.이 몇 가지만으로도 임찬혁은 충분히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그날 당일은 시간이 너무 늦어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대신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일찍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유씨 집안 별장 안.“연우야, 엄마와 아빠는 이제 결혼했으니까 우리 연우는 앞으로 행복하게 지내기만 하면 돼.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알았지?”유효진은 연우에게 혼인신고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에는 임찬혁과 유효진 모두 새하얀 셔츠를 입고 있어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 같았다. “앗싸! 연우에게 진짜 아빠가 생겼어!”연우는 한 손으로 임찬혁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유효진을 끌어안은 뒤 두 사람의 볼에 입을 맞췄다.“아빠, 오늘 바로 이사 와서 같이 살아요!”임찬혁을 바라보는 연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무언의 눈빛을 그에게 전달하는 것 같았다. ‘아빠, 저 대단하죠? 아빠의 정규직 전환, 제가 해냈어요’“연우야, 걱정하지 마. 아빠 오늘 이사 올 거야.”임찬혁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유효진이 먼저 말했다.유효진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이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에 그녀의 심장까지도 사르르 녹는 듯했다.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서 일단 최대한 모든 것들을 간단하
"우리 결혼은 진짜가 아니고 이 모든 건 연우를 위한 일일 뿐이에요.”"그러니 우리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어요. 알겠죠?”임찬혁에게 반항할 자격이 어디 있겠는가?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허락 없이 내 물건 건드리지 마세요!”"밤에 잘 때 눈으로 함부로 굴리지 말고요!”5년 전 그날 밤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남자와 같은 방에서 지낸 적이 없었던 유효진은 구구절절 요구를 제출했다.그녀의 요구에 대해 임찬혁은 그대로 전부 받아들였다.말을 마친 유효진은 샤워하러 들어갔다.곧 욕실에서는 물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양이 그려진 욕실 문의 유리를 통해 희미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유효진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효진은 하얀 가운을 두르고 나왔다.하얗고 가는 목덜미, 그림처럼 정교한 쇄골 라인, 그리고 은은히 드러난 가슴골과 가운 아래로 보이는 곧고 가는 다리, 아무리 의지가 굳건한 임찬혁이라고 해도 이렇게 매혹적인 풍경에 저도 몰래 침을 삼켰다.유효진의 몸매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말라야 할 곳에는 군살이 하나도 없지만 가슴이나 엉덩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빵빵했다.임찬혁은 감히 더 보지 못하고, 급히 고개를 돌렸다.더 보다가는 참지 못하고 짐승보다 못한 짓을 할지도 모를 것 같았다.임찬혁이 샤워하고 나왔을 때 유효진은 이미 바닥에 그의 잠자리를 마련해 놓았다.남녀는 밤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날, 임찬혁은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유효진! 당장 나와!”"네가 무슨 짓 했는지 똑똑히 봐!”눈을 뜨자마자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방에서 나와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화려한 옷차림에 파마머리를 한 중년 여인이 루이뷔통 가방을 들고 씩씩거리며 쳐들어왔다.귀부인의 뒤에는 유설진이 다급히 말리고 있다."형부, 우리 엄마예요!”"엄마, 여긴 임찬혁이에요.”유설진이 소개해 주었다."장모님 안녕하세요."유효진의 어머니인 걸 알게 된 임찬혁은 급하게 인사를 했다."퉤! 어디서 친한 척이야. 너 같은 건
“뭐라고요? 송시후가 유씨 집안에 손을 쓰기 시작했다고요?”유효진은 입술을 깨물고 생각에 잠겼다. 송시후가 직접 자기를 상대로 싸움을 걸어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나온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절대 물러날 수 없었다!근데 지금은 자신으로 인해 집안에 폐를 끼치게 되었으니 마음이 복잡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다.“이제야 네가 얼마나 큰 사고를 쳤는지 알겠어?”이향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 말했다.“이번에야 그저 물건을 압류하는 거로 끝나지만 다음에는 목숨을 가지고 위협할 수도 있다고 !”“당장 이 임찬혁이랑 이혼하고 송씨 집안에 가서 잘못했다고 빌어. 시후 도련님 기분이 풀리면 아직 되돌릴 방법이 있어!”“송시후는 그냥 인간쓰레기예요. 내가 가서 잘못했다고 비는 건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요. 그리고 난 절대 임찬혁 씨와 이혼하지 않아요.” 유효진은 바로 거절했다.연우를 위해 임찬혁과 결혼한 건데 어떻게 결혼하자마자 이혼한단 말인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게 어때서? 아이를 낳고 시든 꽃이나 다름없는 네가 그 몸뚱아리로 유씨 집안에 평안을 가져가 줄 수 있다면 남는 장사 같은데!”이향은 딸의 거절에도 강요했다.송시후가 딸을 침을 석 자나 흘릴 정도로 탐내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한마디로 유효진한테 몸으로 유씨 집안 마음을 되돌리라고 하는 것이다. “엄마 그건 언니한테 너무 불공평해요….”유설진이 듣다못해 나서서 유효진 편을 들었다“닥쳐! 여기가 지금 네가 끼어들 자리야?”이향의 호통에 유설진도 감히 대꾸할 수 없었다.아무래도 이 집안에선 늘 이향의 말이 곧 법과 같았기 때문이다.“병사가 공격해 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밀려오면 흙으로 막는다고 송씨 집안이 뭐가 그렇게 대단해요. 일이 생겼으면 다들 힘을 합쳐 해결하는 게 첫 순서 아닌가요?”임찬혁은 유효진 앞을 가로막고 시큰둥하게 말을 꺼냈다.“송씨 집안이 대단하지 않다고?”이향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