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851 - Bab 860

995 Bab

제851화

구승훈은 강하리의 거부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는 손을 뻗어 강하리의 턱을 잡고 강하리가 자신을 올려다보게 했다.“자기야, 나 밀어내지 마.” 강하리는 여전히 입술이 창백한 채 코끝이 시큰거렸다.그녀가 구승훈의 손을 피하며 말했다.“나 다시 데려다줘.”구승훈은 그녀가 여기서 잠을 못 이룰 거라는 걸 알았기에 굳이 강요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하리의 옷을 챙겨주러 갔다.두 사람이 별장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었다.강하리가 묵묵히 앞서 걸어가자 구승훈은 말없이 뒤에서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따라갔다.잠시 후 그는 갑자기 앞으로 나아가 강하리의 손을 잡았고 강하리는 멈칫했다.구승훈은 침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꿈 꿨어?”강하리의 입가가 파들 떨리며 이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말을 마친 그녀는 구승훈을 떼어내고 차 쪽으로 걸어갔다.구승훈은 잠시 제자리에 서 있다가 곧바로 따라갔다.차 안의 공기엔 적막감이 돌았다.분명 올 때만 해도 두 사람 다 기분이 좋았는데 임신이라는 두 글자로 이렇게 됐다.강하리의 얼굴은 여전히 핏기 없이 창백했고 구승훈도 더 묻지 않았다.두 사람이 심씨 가문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출장에서 막 돌아온 심준호를 만났다.심준호는 두 사람을 보고 살짝 놀라며 농담을 건네려던 찰나 두 사람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발견했다.“삼촌.” 강하리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저 먼저 올라갈게요.”심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올라가서 좀 쉬어.”강하리가 올라간 뒤에야 심준호는 고개를 돌려 구승훈을 바라보았다.“왜, 또 무슨 짓을 해서 하리 화나게 했어?”구승훈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내가 아무 짓도 안 했다고 하면 믿겠어?”심준호는 눈썹을 치켜올렸고 구승훈은 돌아서서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다.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무슨 꿈을 꾸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꿈을 꾸며 연정이를 부르던 그녀는 눈물을 쉴 새 없이 흘렸다.아마... 연정이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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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강하리는 코끝이 시큰거리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할머니.”백아영은 별다른 말 없이 강하리에게 연정이를 안겨주고 돌려보냈다.연정이를 품에 안고 나서야 강하리는 꿈속의 공포에서 깨어난 듯 안도감을 느꼈다.구승훈이 문을 열고 들어오니 강하리가 침대에 앉아서 잠든 연정이를 바라보고 있었다.“폭발하는 꿈 꿨어?”그는 다가와 강하리의 얼굴을 어루만졌고 강하리는 계속 연정이만 바라보다가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나지막이 답했다.“응.”구승훈은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잡았다.“자기야, 앞으로 정말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내가 살아있는 한 너희 모녀가 다시는 괴롭힘 당하지 않게 할 거야.”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고개만 끄덕였을 뿐 그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밤늦게 침대에 누웠지만 둘 다 잠들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준봉은 심씨 가문 별장 입구에 일찍 차를 주차했다.“나가려고?” 심준호가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구승훈이 대답을 하고는 저쪽에서 연정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는 강하리를 바라보았다.“일이 좀 있어서.”심준호도 식당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진씨 가문 두 어르신이 혼사를 결정한다는 소리가 들려. 나이가 있긴 하니까.”구승훈이 콧방귀를 뀌었다.“언제부터 진씨 가문에서 하리 혼사를 결정하게 된 거야? 심씨 가문은 내버려둘 건가?”심준호는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었다.“하리만 원하면 우린 간섭하지 않아.”그는 말을 마치고 구승훈의 어깨를 두드렸다.구승훈의 눈에는 여전히 비웃는 기색이 역력했다.“하리는 원하지 않을 거야.”심준호는 미소를 지으며 강하리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하리야, 난 구승훈이 네가 자기 없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꼴을 못 보겠다. 진씨 가문에서 소개해 준 사람도 괜찮다며?”구승훈이 눈을 가늘게 떴다.“삼촌, 할머님이 며칠 전에 결혼 얘기를 하시던데요.”“...”구승훈이 강하리에게 다가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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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진시연은 밖에서 걸어 들어오면서 말하다가 심준호를 보자마자 멈칫했다.억울함이 가득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얌전한 표정으로 바뀌었다.“준호 삼촌.”심준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강하리 옆에 서서 진시연을 다소 서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앞서 강하리가 친자 확인 검사를 할 때 그는 마침 출장 중이라 곁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 친자 확인이 조작된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심준호는 준호 삼촌이라고 부르는 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냉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진시연은 심준호의 표정에 조금 당황했다.“준호 삼촌, 전...”“방금 뭐라고 했어?” 심준호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물었고 진시연은 다소 억울한 표정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하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못 본 척 담담하게 연정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었다.진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준호 삼촌, 전 그냥 하리 씨가 할머니를 뵈러 갔으면 좋겠어서.”하지만 심준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하리 때문에 네 할머니가 쓰러졌다고?”진시연이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준호 삼촌, 할머니는 그냥 하리 씨가 너무 보고 싶었던 건데 하리 씨가 요즘 할머니 전화도 안 받아요.”말하면서 강하리가 또다시 화를 낼까 봐 두려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강하리는 여전히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휴지를 꺼내 연정이의 입을 닦아주기만 했다.진시연은 그 광경에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들어오고부터 지금까지 강하리는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진시연은 입술을 다물고 다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심씨 가문 아가씨는 만만치 않았다.강하리에게 향한 그녀의 시선이 다소 서늘했다.대체 왜 강하리는 이렇게도 운이 좋은 걸까!심씨 가문 아가씨이자 아빠의 친딸이기까지 했다.진시연은 가슴 속에 응어리진 분노를 억누르며 다시 말했다.“하리 씨, 그쪽 때문에 할머니가 이번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한번 보러 가요, 네?”강하리의 입꼬리가 굳어지며 입을 열려고 할 때 심준호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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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그녀는 억눌린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심준호를 노려보았다.“내가 할머니인데 얘가 진씨 저택에 날 보러 오는 게 맞지 어디 할머니가 손녀 보러 심씨 가문에 찾아가?”심준호는 웃으며 이정숙의 말을 가로챘다.“오호, 본인이 하리 할머니인 건 아시네요?”이정숙이 멈칫했다.“그게 무슨 말이야?”심준호는 어두운 눈빛으로 이정숙을 바라보았다.“전 여사님께서 진시연만 손녀로 생각하는 줄 알았죠. 그게 아니면 진시연이 거듭해서 하리에게 상처를 줄 때는 왜 못 본 척하다가 오히려 이제 와서 하리에게 트집을 잡으시는 거죠?”이정숙은 심준호의 말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다가 입술을 벙긋했다.“심준호, 우리 시연이 모함하지 마. 걔가 언제 강하리를 건드렸어?”심준호의 눈빛이 싸늘했다.“제가 꼭 증거를 가져와야 할까요?”이정숙은 순식간에 입을 다물고는 한참 동안 강하리를 화난 듯 노려보기만 하다가 어쩔 수 없이 다시 말을 이었다.“그래, 시연이가 전에 정말 잘못했어도 이미 사과를 했는데 동생으로서 언니를 그 정도도 용서해 주지도 못해?”시선을 내리고 있던 강하리는 그 말에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죄송한데요, 전 저를 자꾸만 건드리는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너! 어디 우리 진씨 가문 앞에서 함부로 행동해!”심준호는 피식 웃으며 적나라한 조롱을 드러냈다.“우리 심씨 가문이 진씨 가문 따위를 무서워하겠습니까?”심준호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하리는 진태형 씨만 인정했을 뿐 다른 진씨 가문 사람들은 자격이 있나요?”화가 난 이정숙의 얼굴이 한껏 달아올랐고 진시연이 서둘러 다가가 그녀를 달랬다.“준호 삼촌, 다 제 잘못이니까 할머니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네?”그렇게 말하고 나서 눈물을 흘리며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하리 씨, 내가 잘못한 거 알아요. 제발 더 이상 할머니 화나게 하지 말아요. 이러면 할머니 몸이 견딜 수가 없어요.”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잠시 진시연을 바라보다가 비웃었다.“여사님,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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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구승훈이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비행기가 막 착륙한 뒤였다.메시지를 확인한 그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나 보고 싶어?][아니!]강하리가 바로 답장을 보냈다.구승훈의 두 눈에 곧바로 환한 미소가 번졌다.[그래, 알았어. 강 대표님께서 내가 보고 싶나 보네.]강하리는 휴대폰에 온 메시지를 보고는 바로 옆으로 던져버렸다.하지만 잠시 후 다시 휴대폰을 집어 들고 구승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진씨 가문 일은 고마워.]구승훈은 잠시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문자를 보냈다.[고마우면 내가 돌아갔을 때 둘만의 시간을 보상해 줄 거야?]강하리는 메시지를 보고도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노민준의 차는 이미 앞에 주차되어 있었고 구승훈은 휴대폰을 넣은 뒤 차에 올랐다.“이런 상황에서 최면이 효과가 있어?”노민준은 잠시 침묵했다.“일단 해보자. 내가 준 새 약이 오래 못 버틸 수도 있고 그것도 효과가 없으면 더 이상 방법이 없어.”구승훈이 웃었다.“알았어. 무슨 치료법이든 협조할게. 하지만 빨리하면 안 될까?”노민준은 백미러로 그를 흘겨보았다.“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텐데 서둘러 B시로 가야 해?”구승훈은 창밖을 내다봤다.빨리 가야 한다.아니면 돌아갔을 때 자신을 향한 강하리의 마음이 다시 차가워질까 봐 정말 두려웠다....주해찬은 앞으로 다시 올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강하리는 그래도 다음날 그를 보러 갔다.강하리를 보자마자 주해찬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하리야, 너 안 올 줄 알았어.”강하리는 가져온 과일을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았다.“오늘 검사 결과는 어떻게 됐어요?”주해찬은 휠체어를 잡은 손을 살짝 말아쥐었다.“똑같아.”강하리가 그를 돌아보았다.“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해요.”주해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슨 말을 하려던 순간 갑자기 미처 가리지 못한 강하리의 목에 새겨진 키스 마크가 눈에 들어왔다.그는 문득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영원히 낫지 못하면 어떡해? 하리야, 나랑 평생 같이 있어 줄래?”강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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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이정숙은 이후 두 번이나 더 연락했지만 강하리는 만나지 않았고 일주일이 지나서 그녀의 사무실에 초대장이 도착했다.진강석의 80세 생일을 맞아 그녀를 초대한다는 내용이었다.강하리가 초대장을 보며 입술을 달싹이다가 진태형에게 전화를 걸려고 할 때 마침 진태형의 전화가 걸려 왔다.“초대장 받았어?”강하리가 대답했다.“아빠, 저 갈게요.”어쨌든 그녀는 진태형의 딸이었고 진강석의 생일 잔치에 그녀가 참석하지 않으면 진태형의 체면이 구겨질 것 같았다.“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나 때문에 억지로 그럴 필요 없어.”하지만 강하리는 웃기만 했다.“제가 가서 당하는 걸 지켜만 보실 거예요?”진태형은 멈칫하다가 이내 웃었다.“그건 당연히 아니지.”말을 마친 그가 다시 물었다.“승훈이 돌아왔어? 걔 오면 같이 가자고 해. 난 그날 손님 접대하느라 너한테 계속 신경을 못 써줄지도 몰라”.강하리는 입술을 다물었다.“아직요.”진태형은 잠시 멈칫했다.“그럼 준호 보고 같이 가자고 해.”강하리는 전화를 끊고 옆에 놓인 꽃을 멍하니 바라봤다.그동안 구승훈은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매일 사무실로 꽃다발을 보내주었다.요 며칠 구승훈에게 먼저 연락을 해봤지만 우연의 일치인지 전화를 걸 때마다 구승훈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면서 휴대폰을 계속 꺼놓으니 구승재에게 연락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구승재는 형이 회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강하리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밖으로 나서는 순간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 옆에 서 있는 구승훈의 모습이 나타나자 그 화려한 네온사인이 전부 배경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남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눈에는 온통 그리움뿐이었다.회사 앞에 서 있던 강하리는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느꼈고 구승훈은 뒤돌아 차에서 리시안셔스를 잔뜩 들고 나오더니 걸음을 옮겨 강하리에게 다가왔다.“자기야, 나 왔어.”강하리는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결국 이렇게 물었다.“구승훈, 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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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희미한 밤 불빛 속에서 여자의 눈동자는 밝았고 마치 자신의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듯 애틋한 물빛이 감돌았다.구승훈은 여자를 품에 꼭 안았다.“앞으로는 안 그럴게.”다소 잠긴 목소리에 강하리는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입에 차오른 말을 다시 삼켰다.왠지 물어도 구승훈이 말하지 않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당신 말엔 신빙성이 없어.”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녀는 구승훈을 밀어내지 않았다.지난 며칠 동안 그리웠던 것도, 애착이 갔던 것도 진짜였다.구승훈이 정말로 그녀에게 숨기는 게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무사히 돌아왔으니 더 묻지 않아도 됐다.구승훈은 웃었다.“강 대표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계속 노력해야겠네.”강하리가 콧방귀를 뀌었다.“알면 됐어.”구승훈이 문득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다가갔다.“그러면 이제 몸으로 강 대표님께 믿음을 줄게. 어때?”구승훈이 일부러 ‘몸’을 강조하자 강하리는 그를 노려보고는 곁을 지나쳐서 곧장 차로 향했다.구승훈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따라갔다.한 손은 주머니에, 다른 한 손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있는 그의 훤칠한 키가 불빛 아래서 더욱 돋보였다.진시연은 차에 앉아 핸들을 잡은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준 채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오늘 특별히 강하리를 만나러 이곳에 왔다.심준호가 사표를 내라고 했을 때 그저 예전처럼 겁을 주거나 경고하는 줄 알았는데 다음 날 병원 측에서 정말로 퇴사 절차를 밟으라고 통보할 줄이야.그 자리에서 바로 백아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백아영은 모든 일을 심준호에게 맡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바로 이어서 진태형에게 전화를 거니 평소 그녀를 아껴주던 진태형도 남의 결정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말만 했다.이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강하리를 찾으러 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아직은 그 병원을 떠날 수 없었다.그런데 또다시 이곳에서 저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핸들을 꽉 잡은 진시연의 두 눈에 서늘함이 짙어졌다.왜, 그녀가 좋아하는 것, 중요하게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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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그래, 우리 연정이에게 완전한 가정을 만들어주자.”강하리는 구승훈의 어깨에 이마를 기댄 채 눈시울이 시큰거렸다.더 이상 주저하고 싶지 않았다.평생 이 남자와 얽혀야 할 운명이라면 차라리 빨리 서로를 곁에 붙잡아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삼촌이 말한 것처럼 서로 좋아하는 관계는 소중한 거니까.구승훈이 고개를 돌려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별장으로 갈까? 콘돔 한 박스 샀는데 써보지 않을래, 강 대표님?”강하리는 깜짝 놀라서 재빨리 뻔뻔한 남자를 밀어내려는데 구승훈이 순순히 물러날 리 없었다.“한 번만 하고 돌아가는 건 어때?”강하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고 구승훈은 직접 그녀의 손을 잡아 그곳에 갖다 댔다.“느껴져? 널 본 순간부터 원했어.”강하리는 단번에 손에 닿은 물건을 알아차리고 화가 나서 물건을 콱 잡았다.“참아!”며칠 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그런 생각만 하다니, 어림도 없지!구승훈은 그녀의 귓불을 살며시 깨물며 옷 속으로 손이 파고들었다.“그러면 오늘은 내가 강 대표님을 모실게, 어때?”말을 마친 뒤 강하리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입술을 막았다.남자의 민첩한 손놀림이 그녀의 몸 곳곳에 불을 지폈고 그가 그녀의 허리를 쓸어내릴 때쯤 강하리가 갑자기 그를 밀어냈다.“일단 먼저 돌아가.”구승훈은 웃었다.“알았어, 그러면 오늘 밤에 강 대표님 제대로 모실게.”그녀가 원한다는 듯이 말하는 상대에 강하리는 얼굴이 타는 듯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구승훈은 미소를 지으며 강하리의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보았다.“젖었어? 어디 봐.”강하리의 얼굴에 또 한 번 홍조가 올라왔다.“닥쳐!”개자식!구승훈은 더 이상 그녀를 건드리지 않고 시동을 걸어 차를 몰고 나갔다.별장으로 돌아오자 걸음마를 배우고 있는 연정이가 보행기를 탄 채 달려왔고 구승훈의 곁에 도착하자 연정이는 작고 뚱뚱한 두 손을 쭉 뻗으며 구승훈을 향해 웅얼거렸다.누가 봐도 아빠에게 안아달라고 조르는 모습이라 구승훈은 연정이를 안아 볼에 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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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구승훈은 강하리의 입술을 깨물며 샤워기 아래로 그녀를 안고 갔다.머리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물은 달아오른 불을 끄기는커녕 오히려 더 견디기 힘들게 만들었다.“원해? 자기야, 말해봐.”구승훈이 턱을 잡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머릿속이 윙윙거리던 강하리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그녀가 깨물자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구승훈이 강하리를 들어 올려 벽에 밀쳤다.구승훈이 얼마나 그녀를 탐했는지는 모른다. 그저 모든 게 끝났을 때 강하리는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구승훈은 강하리를 안아 침대에 눕혔고 강하리는 몸을 뒤척이며 잠이 들었다.잠든 강하리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구승훈은 입술에 뽀뽀한 뒤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구승훈은 이미 흠뻑 젖어 있는 자기 셔츠 단추를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풀었다.단추가 풀리면서 그의 몸에 난 상처가 드러났다.최면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고 그는 점점 더 마음속의 난폭함을 참기 힘들어졌다.마치 잠깐의 고통만이 마음속 짜증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구승훈은 무표정하게 웃옷을 벗고 샤워했다.차가운 물이 몸을 적시자 구승훈은 쓴웃음을 내뱉으며 자신의 욕망을 내려다보았다.그는 강하리를 원했다.하지만 지금 당장은 강하리가 기꺼이 응한다고 해도 그녀 앞에서 감히 옷을 벗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욕실에서 나온 구승훈은 침대에서 단잠을 자는 강하리를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들고 뒤돌아 발코니로 갔다.휴대폰에는 노민준과 구승재에게 걸려 온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있었고 구승훈은 담배에 불을 붙인 뒤 노민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왜 또 갔어?”구승훈은 개의치 않는 어투로 대꾸했다.“효과 없잖아.”노민준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묻어났다.“효과가 없으면 치료 안 할 거야? 승훈아, 포기하지 마. 나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구승훈은 담배를 한 모금 머금더니 알 수 없는 시간이 흐른 뒤 이렇게 물었다.“형, 확실하게 대답해 줘. 이 약으로 고칠 수 있어?”희망이 없다면 그도 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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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당신 원하면 해.”구승훈은 심장이 툭 떨어지는 것 같았다.“자기야, 내일 침대에서 못 일어날까 봐 걱정되지 않아?”강하리가 웃었다.“할 거야?”숨이 멎은 구승훈이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았다.“아니, 우선은 강 대표님이 재워주는 걸 누리고 싶어.”말을 마친 그가 강하리를 안아 침대에 눕혔고 강하리는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잘 자, 구승훈.”구승훈은 웃었다.“잘 자, 자기야.”강하리는 구승훈의 품에 몸을 밀착했고 구승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꽉 안았다.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한 침실에서 강하리의 귀에는 구승훈의 심장 박동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두 사람은 더 말하지 않았다.고요한 방 안에서 구승훈이 고개를 숙여 강하리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사랑해.”강하리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눈을 떠 구승훈의 시선을 마주했다.“나도 사랑해.”언제 잠이 들었는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구승훈은 곁에 없었고 연정이도 누군가 안고 간 뒤였다.강하리는 침대에 앉아 구승훈이 누웠던 곳을 바라봤다.다소 구겨진 이불을 만지던 그녀의 손가락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릴게. 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마, 구승훈.”구승훈은 바쁜지 강하리가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강하리도 굳이 묻지 않고 평소처럼 연정이에게 밥을 먹인 뒤 사무실로 갔다.회사에 도착했을 때 사무실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리시안셔스 꽃다발이 있었고 그녀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데 안예서가 뒤에서 은근하게 웃으며 말을 붙여왔다.“대표님, 곧 좋은 일 생길 것 같은데요?”강하리의 입꼬리가 살짝 굳어졌다. 구승훈은 그녀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래도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오늘 일정은 뭐야?”안예서는 서둘러 강하리에게 하루 일정을 알렸고 고개를 끄덕인 강하리는 꽃을 옆으로 치웠다.안예서가 그녀를 따라 들어왔다.“대표님, 지난번에 제가 말씀드린 임명우 씨 기억하시죠?”강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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