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 그렇게 많이 상처 줬던 건 잊었어? 하리야, 나는 네가 더 이상 그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주해찬은 말하며 휠체어를 밀고 강하리 앞에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너만 원한다면 내가 연정이를 친딸처럼 챙길게.”강하리는 주해찬의 손을 피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선배, 미안해요.”주해찬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가 툭 떨어졌다.“아니면 내가 다른 사람 소개해 줄 수도 있어.”강하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선배, 난 그 사람 포기 못 한다고요. 내 말 알겠어요?”주해찬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게 말했다.“알았어.”그의 말이 끝나자 병동에는 침묵이 흘렀다.주해찬은 강하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사실 처음부터 그녀가 어떤 대답을 할지 알았지만 그래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막상 대답을 들으니 그래도 내키지 않았다.“미안해, 하리야. 방금은 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어.”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욕실로 데려다줄게요.”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다가갔지만 주해찬은 거절했다.“넌 돌아가, 하리야.”강하리가 멈칫하자 주해찬이 고개를 들어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다시는 오지 마.”강하리는 순간 깜짝 놀랐다.“선배...”주해찬은 웃으며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넌 나한테 빚진 것도 없고 애초에 너에게 보답을 바라고 구해준 것도 아니야. 하리야, 난 그냥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강하리는 다소 죄책감을 느꼈다.“미안해요, 선배.”주해찬은 미소를 지으며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나한테 계속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넌 미안해할 거 없어.”주해찬은 말을 마치고 혼자서 휠체어를 밀며 화장실로 향했다.들어가기 직전에 그가 덧붙였다.“나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돌아가.”강하리는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전화를 걸어 주해찬을 챙겨줄 간병인을 불렀다.주해찬이 방금 그렇게까지 얘기했으니 더 이상 여기 있는 것도 이상했다.괜히 두 사람 사이가 더 어색해질 것 같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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