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리는 로키의 도움을 받아 몇몇 약물 전문가를 찾았다. 사실 심씨 가문의 인맥으로도 찾을 수 있지만 가장 권위 있는 사람을 찾기엔 정계 쪽 인물이 제격이었다.우산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강하리는 때마침 걸려 온 로키의 전화를 받았다.“전문가가 2시간 후에 B시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니 마중 나가요.”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강하리는 가정부를 부르고 옷을 챙겨입은 뒤 밖으로 나갔다.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가로등 밑의 남자는 옆에 있는 여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밖으로 나온 강하리의 눈에 머리와 온몸이 온통 눈으로 뒤덮여 하얗게 물든 남자가 동상처럼 서 있고 옆에 있는 여자가 쉬지 않고 재잘거리는 모습이 들어왔다.강하리가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나가니 운전기사는 이미 큰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눈길이 미끄러워 그녀는 직접 운전할 생각이 없었다.강하리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저쪽의 두 사람은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강하리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곧장 아파트 앞 큰길로 걸어갔다.“사모님, 늦은 시간에 어디 가세요?”임희주가 갑자기 외쳤다.“급한 일 있어요? 아니면 누구 만나러 가는 건가요?”강하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저쪽을 바라보았다.“임 선생님께선 오지랖도 참 넓으시네요. 내연녀 주제에 무슨 자신감으로 내 앞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죠?”임희주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순간 굳어지더니 이내 다시 웃었다.“사모님, 전 두 사람 사이 방해할 생각 없어요. 다만 지금 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게 저밖에 없으니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정신과 의사니까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챙길게요.”강하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잘 부탁드릴게요.”말을 마친 그녀가 구승훈을 힐끗 보고는 뒤돌아 떠났다.구승훈은 휴대폰을 꺼내 노진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강 대표 외출했으니까 잘 지켜.]메시지를 보낸 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붉은 불빛이 번뜩이며 구승훈이 마침내 임희주에게 시선을 돌렸고,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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